호밀밭의 파수꾼(제롬 D. 샐린저) 요약 및 서평 독후감2010. 4. 30. 02:50
1. 작가 소개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는 1919년 미국 뉴욕 시에서 부유한 유태계 아버지와 스코틀랜드 계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펜실베니아에서 밸리포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뉴욕대와 컬럼비아대학교 등에서 창작 수업을 받았다. 2차 세계대전 중 보병으로 소집되어 <노르망디 상륙작전>에도 참가하였으나, 군 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로 입원하기도 했다.
샐린저는 단편 작품들을 주로 <뉴요커 The New Yorker>에서 발표했다. 그리고 단 한 편의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1951)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 밖에 단편집 『아홉 편의 이야기 Nine Stories』(1953)와 『프래니와 주이 Franny and Zooey』(1961)등이 있다. 80년대 말에 세 번째 부인 콜린 오닐 과 재혼했으며 현재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극도로 기피하고 있다. 국내에 소개된 영화 「파인딩 포레스트」는 이러한 작가 샐린저를 모델로 다루었다.
2. 주요 저서
『호밀밭의 파수꾼 The Catcher in the Rye』(1951)
『아홉 편의 이야기 Nine Stories』(1953)
『프래니와 주이 Franny and Zooey』(1961)
『목수여, 지붕의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 시모어의 서장 Raise High the Roof Beam, Carpenters and Seymour : An Introduction』(1963)
3. 내용요약
이 책은 홀든 콜필드(주인공)가 네 번째 학교인 펜시 고등학교를 퇴학당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의 2박 3일 동안의 일들을 독백형태로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홀든에게는 잘 나가는 변호사 아버지, 극도로 예민한 어머니,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는 형,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여동생 피비가 있다. 다섯 과목 중에서 네 과목을 F학점을 받아서 성적불량이란 이유로 네 번째 퇴학을 앞둔 그는 아직 퇴학 소식을 모르는 부모님 때문에 학교에 며칠 더 머물다가 크리스마스 방학에 맞춰 집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룸메이트인 스트라드레이터와 심하게 다툰 후 무작정 먼저 뉴욕으로 떠나기를 결심한다.
홀든에게는 학교는 물론이고 선생님, 친구들 모두가 한심하고 가식으로 똘똘 뭉친 지긋지긋한 존재로 느껴진다. 집으로 돌아갈 용기도 없고 달리 연락할 친구나 머물만한 곳이 없는 홀든은 바와 클럽을 전전하면서 술과 담배에 절은 생활을 한다. 만취한 상태로 호텔에 돌아와 엘리베이터 보이의 꾐에 넘어가 매춘부를 부르지만 일은 치르지도 못하고 돈만 뜯기고, 맞아서 아파하는 자신의 비참한 상황을 영화 속의 장면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홀든은 뉴욕의 뒷골목을 떠돌며 오염된 현실세계에 실망하고 기성세대의 비열함에 독설을 퍼붓는 반면, 이런 마음을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용기도 없을 뿐만 아니라 혼자라는 것에 지독한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변화하는 모든 것에 실증이 난 홀든은 뉴욕을 벗어나 한적한 곳에서 자유롭게 살기를 꿈꾸며 서부로 떠나기를 결심한다. 마지막으로 동생 피비를 만나고 떠나려 했던 홀든은 자신을 따라나서겠다며 커다란 가방을 들고 나타난 피비의 모습에 당황해 하고, 여동생의 믿음과 사랑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고는 집으로 돌아간다. 집으로 돌아온 홀든은 더 이상 반항적이고 부정적이기만 한 소년의 모습이 아니라 극심한 성장 통을 겪은 후의 그리움이 무엇인지 아는 성숙한 성인이 되어있었다.
4. 작품 소개
이 작품은 출간되자마자 전후 세대의 젊은 층을 사로잡으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현재에도 매년 30만 부가 팔리고 있다. 후에 엘리아 카잔 감독이 영화화하고자 했으나 샐린저는 <홀든이 싫어할까봐 두렵다>라는 이유로 허락하지 않았다. 또한 이 작품은 존 레논의 암살범 마크 채프먼이 탐독한 소설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암살 순간 그의 손에 『호밀밭의 파수꾼』이 들려 있었으며, 그의 암살 동기는 거짓과 가식에 대한 콜필드의 절규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린데이>, <오프스프링>,빌리 조엘 등 수많은 뮤지션들을 콜필드 신드롬에 빠지게 했다. 1998년 미국 랜덤하우스 출판사가 발표한 20세기 영미 100대 소설로 선정되었다.
5. 작품의 시대배경과 상황
샐린저는 1951년의 '호밀밭의 파수꾼'을 발표하면서 2차 세계대전 후 전후 작가로써 가장 중요한 작품 대열에 끼었고 또 가장 중요한 소설가로 등장했다. 51년 당시는 2차 세계대전이 종식되고 평화 무드가 조성된 양 보였으나 잇따른 미소간의 냉전 대립이 점차 격화일로를 지향하고 있었다.
이러한 세계정세 속에서 미국 내에서는 40년 말경부터 50년대 초까지 이른 바 '메커시즘'이 활개를 치고 있었다. 또, 조직의 '힘'이 마침내 '권력 모럴'로 전향되어 이 '권력' 앞에 미국인의 인권은 침식 받게 되었으며 그들의 자유와 사회 정의는 한낱 환상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받게 되었다.
한편, 그러한 사회, 문화적 배경 속에서 미국의 경제계는 전쟁 중에 입었던 막대한 소모와 낭비에서 헤어나 점차 자유화 산업의 부활로 경기 회복이 이루어지면서 황금이 판을 치고 물질문명이 활개 치는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물질문명과 황금시대는 술과 性의 난무로 사회 문화는 퇴폐 성향화해 가는 것이 상례이며, 이는 또 속물근성, 비인간화, 위선의 탈을 쓴 허상과 허실만을 몰고 오기 마련이다. 그것은 또 사회 윤리와 가치 체계까지도 무력할 정도로 퇴색케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문학 영역에서만은 이러한 문화적 탁류에 휩쓸리지 않고 그 문화의 불모성과 부조리 현상에 정면으로 대결하는 태세를 취하였다. 즉, 안정과 체면만을 내세우는 미국의 중산층의 생활 윤리와 그 방식에 반기를 들고 저항하고 나서게 된 사실이다. 피상적인 안정 저변에 흐르고 있는 사회적 불안과 물질적 반영이란 공영에 가려진 정신적 불모성, 그리고 그러한 사회 외곽에 외로이 서서 방황하는 고독한 인간 군상들의 초라한 모습을 꿰뚫어 투시하였던 것이다. 당시 이러한 작품 경향을 가진 작가들 즉, 신예 작가들은 이른바 전후 작가들로 구분 짓고 있다. 그리고 샐린저도 여기에 속하는 전후 작가이다.
6. 인상 깊은 내용과 문장
☞홀든이 펜시 고등학교의 스펜서 선생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인생은 운동 경기와 같다고 말씀하셨어요. 규칙에 따라서 시합을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시합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시합은 무슨. 만약 잘난 놈들 축에 끼어 있게 된다면 그때는 시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건 나도 인정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측에 끼게 된다면, 잘난 놈이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그런 편에 서게 된다면 그때는 어떻게 시합이 되겠는가? 아니. 그런 시합은 있을 수 없다.”
☞술에 취해서 친구 샐리에게 전화를 걸어……
“같이 있는 사람 없어, 나하고 나 자신, 그리고 또 나뿐이지”
☞벤치에서 혼자 앉아 죽는 상상을 하는 중에……
“그리고, 사람들인 나를 무덤에 집어넣고, 묘비에 이름을 새기는 장면을 떠올려 보았다. 그렇게 되면 내 주위에는 온통 죽은 사람들로만 가득하게 될 것이다. 죽으면 그런 곳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정말 누군가가 내 시체를 강 같은 곳에 버려주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수밖에 없다. 무덤 속에 들어가는 것만은 정말 싫었다. 일요일 마다 사람들이 와서 남의 배 위에 꽃다발이나 얹어 놓는 바보짓들을 하는 게 정말 싫었다. 죽고 나서도 꽃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무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동생 피비와의 대화 중에……
“그 애가 죽었다는 건 나도 알고 있어. 내가 그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거니? 그래도 좋아는 할 수 있는 거잖아. 죽었다고 좋아하던 것까지 그만둘 수는 없는 거 아니야? 더군다나 우리가 알고 있는 살아 있는 어떤 사람보다도 천 배나 좋은 사람이라면 더욱 말이야.”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 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 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 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야. 바보 같겠지만 말이야.”
출처: SPR 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