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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작가소개

- 헨리 데이빗 소로우 Henry David Thoreau

1817년 7월 12일, 매사추세츠 주의 콩코드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생각이 깊었으며 아름다운 콩코드에서 태어난 것을 무엇보다 큰 행운으로 여겼다.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으나 부와 명성을 쫓는 화려한 생활을 따르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와 자연 속에서 글을 쓰며 인생을 보냈다. 소로우는 생전에 자신의 저술로 어떤 경제적인 성공이나 명성을 얻지 못했지만 월든 호숫가에서 통나무집을 짓고 생활한 2년간의 경험을 기록한 <월든>은 19세기에 쓰여진 가장 중요한 책들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인두세 납부를 거부하여 수감되었던 사건을 통해 개인의 자유에 대한 국가 권력의 의미를 깊이 성찰한 <시민의 불복종>은 세계의 역사를 바꾼 책으로 꼽히고 있다. 이렇게 그의 문학적, 사상적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으며 요즘에 와서는 19세기를 살았지만 21세기적인 환경의식을 지녔던 사람으로 새삼 주목 받고 있다. 1862년 5월 6일, 결핵으로 44세의 나이에 눈을 감았다.

-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연보

1817년 7월 12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콩코드에서 출생
1833년(16세) 하버드 대학 입학
1837년(20세) 하버드 대학 졸업. 잠시 콩코드에서 교사생활을 하다.
1845년(28세) 월든 호숫가에 통나무집을 짓고 살기 시작하다.
1846년(29세) 멕시코 전쟁 발발. 노예제도와 멕시코 전쟁에 반대하여 인두세 납부를 거부해 오던 소로우는 감옥에 수감되나 친척의 대납으로 다음날 풀려나다.
1847년(30세) 월든 호반 생활을 끝내다.
1848년(31세) 세금 납부 거부 때문에 감옥에 수감된 사건에 대하여 ‘시민이 불복종’이라는 제목으로 콩코드 문화회관에서 강연하다.
1854년(37세) <월든>의 초판 2,000부가 티크노어앤드필스 출판사에서 출간되다.
1855년(38세)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하다.1857년(40세) 노예제도 폐지 운동가 존 브라운을 만나다.
1859년(42세) ‘존 브라운을 위한 탄원’이라는 제목의 연설을 콩코드에서 하다. 부친사망.
1860년(43세)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으로 당선되다. 혹한의 겨울날 숲에 들어가 나무 그루터기들의 나이테를 세다가 독감에 걸렸으며, 곧 기관지염으로 악화되다.
1861년(44세) 남북전쟁 발발. 병은 폐결핵으로 판명되다. 요양차 미네소타로 가나 건강은 더욱 악화되어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다.
1862년(45세) 5월 6일 콩코드에서 사망하다.


Ⅱ. 시대배경- 빠르게 변하는 미국

미국의 경제는 1820년대에서 1850년 사이에 산업 혁명의 초기단계를 경험했다. 삶의 거의 모든 국면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만큼의 변화였다. 미국의 산업 혁명은 인구의 성장과 운송 및 통신의 진보 그리고 공장의 발전을 자극해서 대량 생산을 가능케 한 새로운 기술의 등장, 산업 노동력의 유입, 대규모 사업을 경영할 수 있는 기업체의 출현 등이 빚어낸 결과였다.

새로운 경제로 부유층이 확대되고 새로운 중간계급이 출현했으며, 고도의 불평등도 조장되었다. 북부의 산업화 지역은 문화도 변화했다. 가족의 구조와 행위 양식, 여성의 역할, 사람들이 여가 시간을 보내는 방식과 대중문화를 접하는 방식에서도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다. 이러한 변화 때문에 미국의 혁명 세대와 19세기 중반 세대 간에 경험과 이해의 간격이 더욱 벌여졌다. 남부와 북부 간의 격차 또한 더욱 커졌다.

* 멕시코 전쟁
동기는 1845년의 미국 텍사스 병합으로, 대통령 J.K.포크는 목화재배 확대를 바라는 대농장주들의 요구에 따라 멕시코정부에 영토 매수교섭을 벌였으나 실패하였다. 국경에서는 양국 군대 간에 충돌이 일어나고, 결국 미국의회는 1846년 5월 11일 멕시코에 대하여 전쟁을 선포하였다. 노예문제를 둘러싼 대립격화를 두려워한 대서양 연안의 각 주(州)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군이 승리하였다. 1848년 2월 과달루페-이달고조약을 체결, 미국은 희망하던 서부의 영토 확장을 달성하여 거의 현재의 영토를 확보하였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남부의 발언권이 증대되고, 노예제를 둘러싼 논쟁이 더욱 격화되었다.


Ⅲ. 내용요약 - 나만의 속도에 맞춰 살기

1. 숲 생활의 경제학

대부분의 사람들은 절망의 인생을 조용히 보내고 있다. 이른바 체념이라는 것은 확인된 절망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절망의 도시에서 절망의 시골로 들어가 밍크나 사향쥐의 용기에 위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인류의 이른바 유희나 오락 밑에는 무의식적이나마 판에 박힌 절망감이 숨겨져 있다. 이것들 안에는 진정한 놀이가 없다. 왜냐하면 놀이는 일 다음에 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망적인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지혜의 한 특징이다.

한 농부는 내게 이렇게 말한다. “채소만 먹고는 못삽니다. 뼈가 될 만한 성분이 하나도 없거든요.” 그러고는 자기 몸에 뼈 성분을 공급해 줄 원료를 생산하느라고 꼬박꼬박 하루의 일부분을 바친다. 농부는 이런 말을 하는 동안에도 줄곧 소 뒤를 따라다니는데, 그 소인즉 풀만 먹고 자란 뼈를 갖고서도 온갖 장애물을 헤치면서 농부와 그의 육중한 쟁기를 끌고 있다.

전에 어떻게 하면 정직한 방법으로 생활비를 벌면서 동시에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추구할 자유를 가질 수 있을까 하는 문제로 지금보다 더 고민하고 있을 때 나는 철로 변에 놓여있는 큰 상자를 바라보곤 했다. 그 상자는 가로 6피트에 세로 3피트쯤 되는 크기로 철로 인부들이 밤에 연장을 넣어두는 곳이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형편이 아주 어려운 사람이라면 한 1달러쯤 주고 저런 상자를 사서, 구멍을 두어 개 뚫어 최소한의 공기가 통하게 하고, 비가 올 때나 밤에는 그 속에 들어가 뚜껑을 내리면 영혼 깊숙이 자유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미개인들은 저마다 최상의 주택에 못지않은 집을 한 채씩 가지고 있고, 이 집은 소박하고 단순한 그들의 욕망을 채워주기에 충분하다. 하늘을 나는 새는 둥지를 가지고 있고, 여우는 굴을 가지고 있으며, 미개인들도 오두막을 가지고 있건만 현대의 문명사회에서 자기 집을 가지고 있는 가정은 반수도 안 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닌 것이다. 특히 문명이 위세를 떨치고 있는 대도시에서는 자기 집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열차의 객찻간을 보면 안전과 편의보다는 사치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객찻간은 긴 쿠션 의자, 오토만식 소파, 차양 등 우리가 서양으로 가져온 수많은 동양식 물건들을 비치한 현대식 응접실이 되어 버렸다. 나는 여러 사람들 틈에 끼여 벨벳 방석에 앉아 있느니 차라리 호박 하나를 독차지해서 앉고 싶다. 호화 유람열차를 타고 가는 내내 유독한 공기를 마시며 천국에 가느니, 차라리 소달구지에 올라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땅위를 돌아다니고 싶다.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줄 때는 그들이 절실히 원하는 바를 도와주라. 비록 그것이 당신이 보여주는 모범이며, 그 모범이 그 사람들이 따르기 힘든 것일지라도 말이다. 만약 돈을 주려거든 그 돈으로 무엇을 해줄 것이며, 돈을 내던지듯이 주지는 말라. 우리는 엉뚱한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가끔 있다. 가난한 사람은 누더기 옷에 지저분하고 괴상망측한 꼴을 하고 있을지 모르나 그렇다고 그들이 춥거나 배고픈 것은 아닐 경우가 많다. 그렇게 하고 다니는 것이 어느 정도는 그의 취향 때문이지 단지 불운에 빠져서 그런 것은 아니다. 만일 당신이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준다면 그는 그 돈으로 누더기 옷을 더 장만할 가능성이 크다.

- 보충하는 시

<가난한 자의 허세>

불쌍한 가난뱅이여, 주제넘은 생각을 하다니.
그대의 초라한 오두막이, 함지 같은 집이
값싼 햇볕 속에서 또는 그늘진 샘터에서
풀뿌리와 채소로 게으르고 현학적인 덕을 기른다 하여
천상에 한 자리를 요구하다니.
거기서 그대의 바른 손은
아름다운 덕들이 꽃피어 오를
인간의 정열을 마음에서 잡아 뜯어
본성을 타락시키고 감각을 마비시켜
고르곤이 그랬듯이, 뛰는 인간을 돌로 변하게 한다.
우리는 그대의 어쩔 수 없는 절제나
기쁨도 슬픔도 모르는
부자연스러운 어리석음의
지루한 교제는 원치 않는다.
우리는 또한 능동적인 것 위로 그대가
거짓되게 치켜 올린 수동적인 꿋꿋함도
원치 않는다. 범용 속에 자리 잡은 이 비천한 무리들은
그대의 비열한 근성에 어울린다. 그러나 우리가 숭상하는 것은
과잉을 용납하는 미덕들-
용감하고 관대한 행위, 왕자 같은 위엄,
전지전능의 분별력, 한계를 모르는 아량,
그리고 옛 사람들도 이름을 못 붙이고
단지 헤라클레스, 아킬레우스, 테세우스 같은 유형만을 남겨 놓은
저 영웅적인 용기인 것이다.
역겨운 그대의 암자로 돌아가라.
그리하여 새롭게 빛나는 천체를 보거든
그 영웅들이 어떤 분들이었던가를 알아보아라.

-토머스 캐류

2. 나는 어디서, 무엇을 위하여 살았는가

나는 우체국이 없어도 별 불편 없이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우체국을 통하여 중요한 연락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좀 비판적으로 말하면, 내 생애를 통해 우표 값이 아깝지 않은 편지는 한 두통밖에 받지 못하였다. 그리고 나는 신문에서도 기억해 둘 만한 뉴스를 읽은 적이 없었다.

어떤 사람이 강도를 당했다든가, 살해를 당했다든가, 사고로 죽었다든가, 어떤 집이 불에 타고, 어떤 배가 침몰하고, 어떤 증기선이 폭발했다든가, 어떤 소가 서부 철도노선에서 기차에 치이고, 어떤 미친개가 죽임을 당했다든가, 겨울에 메뚜기 떼가 나타났다든가 하는 신문에 실린 소식은 두 번 읽을 필요가 없다. 한 번이면 충분하다. 원칙만 알면 되지 무수한 실례와 응용을 구태여 들을 필요가 무엇인가?

지금 우리의 국가는 너무 서두르고 있다. 사람들은 국가가 사업을 하고 얼음을 수출하고 전신으로 통신을 하며 한 시간에 30마일을 달리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그에 대해 아무런 의아심도 품지 않는다. 그러면서 그들은 인간이 원숭이처럼 살아야하는지 또는 인간답게 살아야하는지의 문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라! 제발 바라건대, 여러분의 일을 두 가지나 세 가지로 줄일 것이며, 백 가지나 천 가지가 되도록 두지 말라. 백만 대신에 다섯이나 여섯까지만 셀 것이며, 계산은 엄지손톱에 할 수 있도록 하라. 문명생활이라고 하는 이 험난한 바다 한가운데서는 구름과 태풍과 그리고 천 가지하고도 한 가지 상황을 더 파악해야 하므로, 배가 침몰하여 바다 밑에 가란 앉아 목표 항구에 입항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추측항법으로 인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뛰어난 계산가가 아니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3. 독서

나의 거처는 사색을 하기 위한 곳뿐만 아니라 진지한 독서를 하기 위한 곳으로도 그 어느 대학보다 나았다. 내가 사는 곳은 그 흔한 순회 도서관도 찾아오지 않는 곳이었지만 나는 온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책들 몇 권의 영향력 속에 과거 어느 때보다 깊이 젖어들 수 있었다. 그 책들은 지금은 보통 종이에 인쇄되고 있으나 처음에는 나무껍질에 기록되었던 그런 책들이다. 시인 미르 가마르 웃딘 마스트는 이렇게 말한다. “가만히 앉아서도 정신세계를 떠돌아다닐 수 있는 이점이 책속에는 있다. 한 잔의 술로 기분 좋게 취하는 기쁨을 심오한  교리라는 술을 마셨을 때 맛볼 수 있다.”

때때로 사람들은 고전 연구가 더 현대적이고 더 실용적인 학문에게 자리를 내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탐구적인 학생은 그것이 어떤 언어로 쓰였고 얼마나 오래되었고 간에 항상 고전을 연구할 것이다. 인류의 가장 고귀한 생각을 기록한 것이 고전 말고 또 무엇이겠는가? 고전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유일한 신탁이며, 그 안에는 가장 현대적인 질문에 대하여 델포이에 있는 아폴론 신의 신탁이나, 도도나에 있는 제우스 신의 신탁도 밝히지 못한 해답들이 들어 있다.

알렉산더 대왕이 원정을 나갈 때 귀중품 보관 상자에 <일리아스>를 항상 넣어 가지고 다녔다는 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기록된 말은 역사적 유물 중에서도 가장 귀중한 것이다. 그것은 다른 어떤 예술 작품보다 더 우리에게 친밀감을 주며 동시에 더 큰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삶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예술작품이다.

책은 이 세계의 귀중한 재산이며 모든 세대와 모든 민족들의 고귀한 유산이다. 어느 오두막집이고 간에 그 집의 선반에는 가장 오래되고 훌륭한 책들이 자연스럽고 떳떳하게 진열되어 있다. 책은 스스로 어떤 대의를 내세우지는 않는다. 그러나 책이 독자들을 계발시키고 정신적인 자양분을 공급하는 한, 양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책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 책의 저자들은 어떤 사회에서나 당연하고도 거부할 수 없는 사회의 핵심층을 형성하며, 인류에게 그들의 영향력은 왕이나 황제를 능가한다.

4. 고독

조용히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런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나는 갑자기 대자연 속에, 후드득후드득 떨어지는 빗속에, 또 집 주위의 모든 소리와 모든 경치 속에 너무나도 감미롭고 자애로운 우정이 존재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것은 나를 지탱해 주는 공기 그 자체처럼 무한하고도 설명할 수 없는 우호적인 감정이었다.

이웃에 사람이 있음으로써 얻을 수 있다고 그런 것을 생각해 본 일이 없다. 솔잎 하나하나가 친화감으로 부풀어 올라 나를 친구처럼 대해주었다. 나는 사람들이 황량하고 쓸쓸하다고 하는 장소에서도 나와 친근한 어떤 것이 존재함을 분명히 느꼈다. 나에게 혈연적으로 가장 가깝거나 가장 인간적인 것이, 반드시 어떤 인간이거나 어떤 마을 사람이지는 않다는 것을, 그리고 이제부터 어떤 장소도 나에게는 낯선 곳이 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

5. 방문객들

이 나무꾼의 존재는 인생이 최하층에도 천재적인 인물들이 존재할지 모른다는 것을 암시했다. 이 사람들은 비록 평생 비천하고 무식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지라도 항상 독창적인 관점에서 사물을 보며, 그렇지 않으며 차라리 전혀 견해가 없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은 비록 어두컴컴하고 흙탕물 같을망정 바닥을 알 수 없는 깊이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그 깊이를 알 수 없다고 하는 월든의 호수와 같다고나 할까.

6. 콩밭

이 콩의 결실을 내가 다 거둬들이는 것은 아니다. 이 콩들의 일부는 우드척을 위해서 자라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밀의 이삭이 농부의 유일한 희망이 되어서는 안 되겠으며, 그 낟알만이 밀대가 생산하는 모든 것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농사가 실패하는 일이 있겠는가? 잡초들의 씨앗이 새들의 주식일진대, 잡초가 무성한 것도 실은 개가 기뻐해야 할 일이 아닌가? 밭농사가 잘되어 농부의 광을 가득 채우느냐 아니냐는 비교적 중요한 일이 아니다. 금년에 숲에 밤이 열릴 것인지 아닌지 다람쥐가 걱정을 않듯 참다운 농부는 걱정에서 벗어나 자기 밭의 생산물에 대한 독점권을 포기하고, 자신의 최초의 소출뿐만 아니라 최종의 소출도 제물로 바칠 마음의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7. 마을

만약 모든 사람들이 그 당시 내가 생활했던 것처럼 소박하게 산다면 절도나 강도는 존재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나는 확신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일부 사람들이 충분한 정도 이상의 재물을 소유하고 있는 데 반하여 다른 사람들은 필요한 만큼도 갖지 못한 사회에서만 일어나는 것이다. 포프가 번역한 호메로스의 책들은 곧 적절하게 배포될 것이다.
“ 너도밤나무 그릇으로 만족하던 시절에는 사람들은 전쟁으로 고통 받지 않았으니.”
“ 그대 정치하는 사람들이여, 형벌을 쓸 필요가 어디 있는가? 그대들이 덕을 사랑하면 백성들도 덕을 사랑할 것이다. 윗사람의 덕은 바람과 같고 평민의 덕은 풀잎과 같다. 풀잎들은 그 위에 바람이 불면 반드시 고개를 숙이게 되어 있다.” 
 
8. 호수

자연에게는 자연을 이해해 주는 인간이 없다. 아름다운 깃털을 지닌 새들은 노래를 부르며 꽃들과 함께 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어떤 청년이나 처녀가 자연의 야성적이고 풍요로운 아름다움과 호흡을 같이 하는가? 자연은 이들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홀로 활짝 피어난다. 자연을 놓아두고 천국을 이야기하다니! 그것은 지구를 모독하는 짓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9. 보다 높은 법칙들

내 나이 또래의 많은 사람들처럼 나 역시 최근 몇 년 동안 육류 및 차와 커피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그것들이 건강에 무슨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아내서가 아니라 어쩐지 마음에 꺼림칙했기 때문이다. 육식에 대한 거부감은 경험의 결과가 아니고 일종의 본능인 것이다. 검소한 생활을 하고 검소한 식사를 하는 것이 여러 가지 점에서 더 아름답게 생각되었다. 완벽하게 해낸 것은 아니지만 나는 나의 상상력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나름대로 할 만큼은 했다. 자기의 고매한 능력, 시적인 능력을 진정 최고의 상태로 유지하려고 하는 사람은 육식을 특히 삼가고 어떤 음식이든 많이 먹는 것을 피하는 경향이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인간에게 보다 깨끗하고 건전한 식사만을 하도록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인류의 은인으로 대접받을 것이다. 나의 식사 취향과 관계없이 인류가 점점 발전함에 따라 육식의 습관을 결국엔 버리게 될 것이 인류의 운명임을 나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것은 야만족들이 비교적 개화된 민족들과 접촉하게 되면서 서로를 잡아먹는 식인 습관을 버린 것만큼이나 확실하다.

개인은 육체라고 불리는 신전의 건축가이다. 이 신전은 자기 나름대로의 양식에 의거해 건축되고 있으며 자기가 숭배하는 신에게 바쳐진다. 이 육체 대신 대리석 신전을 지음으로써 빠져 나갈 수는 없다. 우리는 모두 조각가인 동시에 화가이며, 우리 자신의 피와 살과 뼈를 작품의 재료로 쓴다. 어떤 사람의 내적 고귀성은 즉각적으로 그의 겉모습을 정교하게 만들기 시작하며, 비열함이나 관능은 그를 짐승처럼 추하게 보이도록 한다.

10. 맺는말

나는 경험에 의하여 적어도 다음과 같은 것을 배웠다. 즉 사람이 자기 꿈의 방향으로 자신 있게 나아가며, 자기가 그리던 바의 생활을 하려고 노력한다면 그는 보통 때는 생각지도 못한 성공을 맞게 되리라는 것을 말이다. 그때 그는 과거를 뒤로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넘을 것이다. 새롭고 보편적이며 보다 자유로운 법칙이 그의 주변과 내부에 확립되기 시작할 것이다. 그가 자신의 생활을 소박한 것으로 만들면 만들수록 우주의 법칙은 더욱더 명료해 질 것이다. 고독은 고독이 아니며 빈곤도 빈곤이 아니며 연약함도 연약함이 아닐 것이다. 만약 당신이 공중에 누각을 쌓았더라도 그것은 헛된 일이 아니다. 누각은 원래 공중에 있어야 하니까. 이제 그 밑에 토대만 쌓으면 된다.

나는 내 자신의 본연의 자세에 돌아와서야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이다. 나는 남의 눈에 잘 띄는 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화려하게 과시하며 돌아다니기보다는,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우주를 창조한 분과 함께 거닐어보고 싶다. 그리고 이 들떠 있고 신경질적이며 어수선하고 천박한 19세기에 사는 것보다는 이 시대가 지나가는 동안 서 있거나 앉아서 생각에 잠기고 싶다. 사람들은 무엇을 축하하고 있는 것인가? 그들은 모두 준비위원회의 자리 하나씩을 차지하고서는 매 시간마다 누군가가 연설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느님도 그날의 사회자에 불과하며, 연설은 웹스터가 하게 되어 있다.


Ⅳ. 소로우의 다른 책 - 시민의 불복종

소로우가 월든 호숫가에서 생활하던 1846년 7월, 경관이자 세금징수원인 샘 스테이플스가 그를 끌고 가 여러 해 동안 내지 않았던 인두세를 납부할 것을 정중하게 요청했다. 소로우가 거절하자 샘은 그를 감금시켰다. 다음날 아침 그의 고모 마리아가 세금을 대납해 주어 풀려났지만 소로우는 그 하룻밤 동안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사건이 있고 2년 뒤 1848년 소로우는 콩코드 문화회관에서 그 투옥사건에 대해 강연을 한다. 다음해 너새니얼 호손의 처제인 엘리자베스 피바디의 요청으로 강연문을 수정하여 그녀가 창간한 잡지 '미학'에 싣는다. 제목은 <시민 정부에 대한 저항>이었다. 사후 이 글은 <시민의 불복종>이란 제목으로 더 널리 알려진다.

저술가 로버트 다운스가 '세계의 역사를 바꾼 책'이라는 찬사를 보낸 이 책은 처음에는 소로우의 다른 저서들처럼 무관심 속에 방치되다가 19세기 말 러시아의 톨스토이에게 발견되어 그의 정치, 사회사상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정작 세계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친 것은 간디를 통해서다.

남아프리카에서 인도 독립운동을 하고 있던 간디는 이 책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으며, 자신의 이념을 정리해 준 하나의 교과서로 여겼다. 간디는 "나는 소로우에게서 한 분의 위대한 스승을 발견했으며, <시민의 불복종>에서 내가 추진하는 운동의 이름을 땄다." 라고 말했다. 그 후에도 이 책은 영국 노동운동가들, 나치 점령 하 레지스탕스 대원들, 마틴 루터 킹 같은 인권운동가들을 통해 세계사에서 계속 영향을 끼쳐 오고 있다.

이제 '시민의 불복종'이라는 말은 하나의 개념어로 사용되고 있다. 정부 또는 점령국의 요구, 명령에 대하여 폭력 등의 적극적 저항 수단을 취하지 않고 복종하기를 거부하는 소극적인 저항의 의미로 널리 쓰이고 있다.


자료정리:장광익 gwangik@paran.com
 
출처: SPR 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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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토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