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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29. 17:02

국가(플라톤) 요약 및 서평 독후감2010. 4. 29. 17:02


1. 플라톤의 생애

플라톤은 기원전 428/7년에 태어나서 348/7년에 죽은 것으로 대개 말한다. 여기에서 두 해를 겹쳐서 말하게 되는 것은 당시의 아테네의 역법이 요즘의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에 해당하는 달을 새해 첫 달로 여겼기 때문에, 플라톤이 태어났다는 오뉴월이 전년과 후년 중 어느 쪽에 속하는지가 분명하지 않다. 아버지는 아리스톤(Ariston), 어머니는 페릭티오네(Periktione)이고, 두 사람 모두 명문가 출신이다.

플라톤의 어린 시절과 청년기는 아테네가 전쟁과 정치적 격변 속에 휘말려 있던 시기였다. 명문가 자제가 으레 그랬듯, 그도 정치에 관여할 나이가 되었을 때, 그럴 마음이 있었지만, 당시의 되어가는 사태가 결국엔 그로 하여금 현실 정치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말았다. 404년에 당시 비난을 받아오던 정치 체제가 변혁을 일으킨 30인 과두 정권에는 외삼촌 카르미데스(Charmides)와 외당숙 크리티아스(Kritias)가 포함되어 있어서, 이들은 그에게 자기들과 함께 현실 정치에 가담토록 권유한다. 그래서 플라톤은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았지만,  얼마 되지 않아서, 이 정권은 이전보다도 훨씬 못한 형편없는 정치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래저래 환멸을 느끼고선 정치에서 마음이 멀어져 가던 차에, 이듬해(403년)에 이 정권이 민주 파에 의해 무너지고, 그들의 8개월 천하가 막을 내린다. 한바탕 정치적 보복이 행하여지는 걸 보게 되긴 하지만, 그래도 새로 집권한 사람들이 비교적 공정한 정치를 하는 걸 보면서, 다시금 정치에 관여하고 싶은 욕망에 조금씩 이끌린다. 그러나 이 정권을 주도하는 몇몇 사람이 뜻밖에도 존경해 마지않는 소크라테스를 고발하게 된다.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나라가 믿는 신들을 믿지 않는다는 두 가지 죄목이었다. 앞의 경우는 젊은이들이 정치 지도자들을 존경하며 따르지 않는 것이 소크라테스 때문이라고 해서이고, 뒤의 경우는 요즘으로 말하면 반체제 인사에 대해 적용하는 만만한 죄목이었다. 결국 소크라테스은 배심원들의 근소한 표차로 사형 판결을 받은 뒤, 탈옥을 종용하는 가까운 사람들의 간곡한 권유를 물리치고선, 한 달 뒤에 독배를 들이켜고 죽는다. 향년 70세였으며 399년의 일이고, 플라톤의 나이 28세였다. 이 사건은 그때까지만 해도 순진한 정치 지망생이었던 청년 플라톤에게 더없이 큰 환멸을 느끼게 함으로써 현실 정치에서 아주 멀어지게 만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로 하여금 철학으로 방향 선회를 하게 함으로써 인류사상 큰 족적을 남기는 철학자가 되게 하였다.

소크라테스 사후에 플라톤이 어느 곳을 여행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아테네와는 서북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는 메가라(Megara)에 얼마 동안가 있다가, 아프리카의 키레네와 이집트를 다녀온 것으로도 전해지기는 하나 이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가 막 40세가 되었을 때 남이탈리아를 거쳐 시켈리아(시칠리아), 특히 이 섬의 동쪽 해안에 위치한 시라쿠사이(Syrakousai)를 여행했다는 것이다. 그가 40세가 될 때까지 다른 무슨 일을 했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초기 대화편들이 이 무렵 쓰인 것으로 간주된다. 초기 중에서도 앞쪽에 속하는 것들로 추정되는 것들은 ≪소크라테스의 변론≫(Apolpgia Sokratous), ≪크리톤≫(Kriton), ≪에우티프론≫(Euthyphron), ≪카르미데스≫(Charmides), ≪라케스≫(Laches),≪소(小) 히피아스≫(Hippias elatton)이다. 초기 대화편중 뒤쪽에 속하는 것들로 추정되는 것들은 ≪리시스≫(Lysis), ≪대(大) 히피아스≫(Hippias meison), ≪에우티데모스≫(Euthydemos), ≪메넥세노스≫(Menexenos), ≪고르기아스≫(Gorgias), ≪국가≫(Politeia) 제 1권이다.

시라투사이에서 아테네로 돌아온 플라톤은 42세 무렵인 385년경에 이후 그의 학문 활동의 본거지가 되는 아카데미아(Akademeia) 학원을 세우게 된다. 옛날 아테네 시내로 들어오는 성문들 중에서 제일 컸다는 케라미코스(Kerameikos)의 이중문에서 서북쪽으로 1.5킬로미터 남짓한 거리에 있었던 이 학원은 기원후 529년까지 존속하게 된다. 이 학원을 세운 플라톤의 의도가 무엇이었던가는 그의 대화편들 전체 내용이 말해 주는 일이지만, ≪국가≫편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헬라스의 근본적 개혁을 위해 필요한 참된 지성인들의 집단적 양성이 목표였을 것이다. 실제로 아카데미아 학원에는 각 분야의 학자들이 모여들어 학문 활동을 했으며, 여러 나라의 입법이나 정치적 자문에 응해 학자들이 파견되기도 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17세(367년)에 이 학원에 입문하여 플라톤이 사망하기 까지 향후 20년간 이곳에 머무르며 학문 연구를 하게 된다.

플라톤이 이 학원을 세울 무렵부터 60세에 이르기까지 저술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화편들은 흔히 중기 대화편으로 분류된다. 이를 연대순으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메논≫(Menon), ≪프라틸로스≫(Kratylos), ≪파이돈≫(Phaidon), ≪향연≫(Symposion), ≪국가≫ 제 2 ~10권, ≪파이드로스≫(Phaidros), ≪파르메니데스≫(Parmenides), ≪테아테토스≫(Theaitetos).

플라톤이 60세 이던 367년 철인 통치자 사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시라쿠사이를 2차례 방문하게 된다. 하지만 시라쿠사이는 갖은 음모와 분쟁에 휘말렸고 참주의 무관심으로, 그의 노력은 실패하고 아테네로 돌아온다. 그때 그의 나이가 67세였다. 이후 13년을 여전히 활발한 학문 활동으로 보내다가, 347년에 향년 80세로 생을 마감한다. 이 마지막 시기(365~347년)에 저술된 대화편들은 후기 저술들로 분류되며, ≪티마이오스≫(Timaios), ≪크리티아스≫(Kritias), ≪소피스테스≫(Shophistes), ≪정치가≫(Politikos), ≪필레보스≫(Philebos), ≪법률≫(Nomoi)가 있다.    


2, ≪국가≫ 소개

고대의 헬라스인들이 생각한 나라는 ‘폴리스’(polis)였다. 플라톤이 두 살이었을 때 (기원전 425년)의 아테네의 인구는 시민 11만 6천명, 거류민 2만 1천명, 노예 8만명, 도합 21만 7천명 정도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테네에 역병이 돌기 전 페르클레스가 생존하고 있었을 당시(431년)의 전성기에는 이보다 약 10만 명 정도가 많았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플라톤이 만년에 ≪법률≫편을 쓰며 구상했던 나라의 인구가 5,040세대, 그러니까 2만 명이 조금 넘는다. 옛날엔 아테네에서 코린토스까지 80km를 가는 사이에 네 개의 나라가 있었다. 아테네나 스파르타는 예외적으로 컸던 폴리스였고, 나머지 나라들은 훨씬 소규모였다.  《국가》는 작은 나라의 조직 및 통치형태를 실험적 정치체제들과 연관시켜 논의하고 있으므로, 이 대화편의 우리말 제목은 ≪정체≫(政體)로 하는 게 맞다. 그런데 ≪국가≫라는 제목이 이미 널리 사용되어 있으므로, 《정체》를 부제목으로 표기하였다. 제 1권은 나머지 아홉 권보다 먼저 쓰인 것이어서, 따로 초기의 뒤쪽에 속하는 대화편으로 분류된다. 제 2권부터 제 10군 까지는 앞에서도 말했듯 이미 중기에서도 뒤쪽으로 넘어온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등장하는 소크라테스는 플라톤의 대변자이다. 

≪국가≫의 대화편은 유토피아 사상을 담고 있다. 지상의 어디에도 있을 수 없는 성격을 갖는 나라를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이 나라를 ‘아름다운 나라’ 또는 ‘훌륭한 나라’라는 뜻으로 ‘kallipolis'라 부르기도 한다. 특히 처자 및 남편의 공유 그리고 통치자들의 사유재산 불인정은 실현되지 않을 것들이다. 그러나 플라톤은 ≪법률≫ 편에서 이 문제들을 현실적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그 나름의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개인의 재산 소유의 상한을 못 가진 자의 4배 한도로 허용하고, 나머지는 나라에 헌납하도록 하는 것이 그의 처방이다.
≪국가≫ 편에서 통치자는 철인으로서 세상의 명예나 물욕에서 초월하는 자이다. 그는 지성(nous)의 화신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이런 사람의 출현도, 그리고 이런 사람의 수용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법률≫편에서는 최고의 지성들이 모여서 입법을 하는데, 이들이 중지를 모아, 모든 법조문 속에 지성을 최대한 반영한 다음 개인 아닌 법이 다스리도록 하는 것을 제도화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지성이 지배하고, 지성이 실현되는 나라가 플라톤의 꿈이었다. 즉 최대한 합리적으로 경영되는 나라가 그의 꿈인 것이다.


3. 대화자들

▷소크라테스(Sokrates) : 소크라테스의 나이는 50대 후반쯤으로 잡았는데, 이는 무엇보다도 제 7권 끝부분에 언급하는 ‘좋음(善)의 형상(形相)’을 근거로 해서다. 이 형상의 인식을 위한 본격적인 탐구의 길로 들어서는 나이를 50세 로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 케팔로스(Kephlos) :  시라쿠사이 출신의 거류민으로, 피레우스에서 30년간 거주하며 방패 제조 공장을 소유한 재산가이다. 이 날의 대화도 그의 집에서 갖게 된다. 여기에서 대화자로 나오는 폴레마르코스와 거명만 될 뿐인 리시아스 및 에우티데모스는 그의 아들들이다.
▷폴레마르코스(Polemarchos) : 케팔로스의 큰 아들로, 404/3년에 30인 과두 정권에 의해 처형되고 재산을 몰수당했다. 제 1권에서는 소크라테스의 추종자 구실을 하는 것으로 그려져 있는데 그의 나이는 소크라테스와 그보다 열 살쯤 연하인 리시아스의 중간쯤으로 추정된다.
▷트라시마코스(Thrasymachos) : 흑해 입구의 중요 교역 도시인 칼케돈 출신의 이름난 소피스테스이다. 그의 활동 기간은 약 430~400년에 걸치며, 소크라테스보다는 10년쯤 연하이다. 제 1권에서 소크라테스의 주요 대화 상대자로 등장하여, 제 1권은 흔히 그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아데이만토스(Adeimantos) : 플라톤의 큰형. 어떤 사람들은 오히려 클라우콘을 큰형으로 보기도 하나, 제 8권에서 그가 글라우콘에 대해서 하는 말투로 보아 형으로 보는 게 옳다. 
▷글라우콘(Glaukon) :  역시 플라톤의 형이며, 아데이만토스와 함께 주된 대화자이다.
▷클레이토폰(Kleitophon) : 트라시마코스의 추종자로서 제 1권에서 잠깐 등장한다.  


4. 내용요약

제 1권 올바름이란 무엇인가?

소크라테스는 축제 구경을 하고 돌아오는 도중 폴레마르코스의 집으로 가서 케팔로스 노인을 만나고, 거기 있던 몇몇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 대화의 주제는 ‘올바름이란 무엇인가?’이고, 여기서 소크라테스와 핵심적인 논쟁을 벌이는 사람은 폴레마르코스와 트라시마코스이다.
먼저, 폴레마르코스는 올바름이란 ‘각자에게 갚을 것을 갚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친구는 이롭게 하되 적은 해롭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올바른 사람이 남을 해롭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있다고 하면서, 폴레마르코스의 주장을 반박한다. 결국 폴레마르코스도 이것을 받아들인다.

다음으로 등장한 트라시마코스는 올바름이란 ‘강자(통치자)의 이익’ 이라고 규정한다. 강자는 권력을 장악하여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법률을 제정하여 약자(통치받는 자)들에게 따르라고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소크라테스는 진정한 의사는 환자의 건강을 생각하고 진정한 선장은 선원을 생각하듯이, 진정한 통치자는 자기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통치받는 사람들의 이익을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반론에 의해 올바름에 대한 트라시마코스의 주장도 잘못된 것으로 밝혀진다. 결국 올바름이 올바르지 못함보다 더욱 강력한 힘을 갖고 있으며, 올바름이 올바르지 못함보다 이익이 되며, 올바른 사람이 올바르지 못한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제2권 올바름과 국가의 기원

글라우콘과 아데이만토스는 사람들이 올바름에 대해 가진 일반적인 생각들을 제시한다. 즉, 사람들은 올바름 자체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가져다주는 보수나 평판 때문에 올바르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또한 올바른 사람보다 올바르지 못한 사람이 더 행복한 삶을 누린다고 생각하므로, 사람들은 자신에게 어떤 이익이 생긴다면 얼마든지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저지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글라우콘은 이와 같은 경우를 보여 주는 사례로 유명한 ‘기게스의 반지’신화를 들려준다.

글라우콘은 만약 기게스의 반지가 두 개 있어서, 하나는 올바른 사람에게, 또 하나는 올바르지 못한 사람에게 주었을 때의 상황을 가정한다. 그리고 올바른 사람도 그 반지를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결국 올바르지 못한 짓을 행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올바름 자체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이러한 현실에 대하여 소크라테스는, 먼저 올바름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올바른 국가를 가상으로 수립하여 탐색하기 시작한다. ‘최소한의 국가’가 점차 ‘호사스러운 국가’로 확대되어 감에 따라 다른 국가와 전쟁을 하게 될 상황에 놓이고, 그에 대비하기 위해서 수호자들이 필요하게 된다.
이어서 수호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정과 그 내용이 제 3권까지 이어지는데, 여기서는 플라톤의 독특한 계급구분이 나타난다. 플라톤은 국가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계급을 생업에 종사하는 일반 시민(생산) 계급과 국가를 수호하는 수호계급으로 구분한다.

제3권 수호자들의 교육과 생활

제 2권에서는 플라톤은 국가를 구성하는 계급을 시민 계급과 (넓은 의미의)수호 계급으로 나눈다. 그리고 제 3권에서는 수호 계급을 통치자를 보조하는 수호(전사)계급과 통치 계급으로 구분한다. 결과적으로 플라톤이 제시하는 계급은 시민 계급, 수호 계급, 통치 계급 세 가지다. 따라서 여기서 보조자와 통치자를 모두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수호 계급과, 통치 계급의 보조자, 협조자, 전사를 일컫는 (좁은 의미의)수호 계급을 잘 구분해야 한다.

이런 계급 구분을 기초로, 장차 국가의 수호자(넓은 의미)가 될 어린이의 교육에 대한 내용이 이어진다. 여기에서는 시인들이 죽음과 저승, 그리고 영웅들을 묘사할 때 지켜야 할 규범, 설화의 서술 방법과 진행 방식, 모방, 그리고 시가의 음악적 요소를 언급한 내용들이 나온다. 시가 교육에 이어 체육 논의가 이어지는데, 체육 교육이 단순히 몸을 보살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시가와 함께 혼을 단련하기 위한 교육임을 강조한다. 즉, 시가 및 체육 교육을 통해 혼의 격정적인 면과 지혜를 사랑하는 면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데 교육의 일차적인 목적을 둔다.

이런 교육 과정을 모두 거치면 수호자(넓은 의미) 집단에서 장차 통치자가 될 사람들을 가려내기 위해 온갖 시험을 치른다. 선발이 끝 난 다음에는 이들이 자기 성향을 무시한 채 신분을 옮기는 것을 막기 위해 허구의 건국 신화를 짓는다. 여기서 뽑히지 못한 자들은 뽑힌 자들의 보조자나 협력자가 된다. 그리고 수호자들은 같은 집에서 통제를 받으며 함께 살고, 어떤 사유 재산도 갖지 못하게 된다.

제4권 올바름 국가와 올바른 사람

제 3권의 내용을 통해서 볼 때, 국가의 수호자로 뽑힌 사람들은 행복하지 못 할 것 같다. 사유 재산도 갖지 못하고 괘락도 누리지 못하며, 엄격히 통제된 공동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대하여 소크라테스는 국가의 수립 목적이 수호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구가 전체가 최대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변한다. 그런 국가가 올바르고 훌륭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올바른 국가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덕목이 필요하다. 즉, 통치자들의 지혜, 수호자들의 용기, 그리고 일반 시민들의 절제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마지막으로 국가의 올바름이 형성된다. 결국 국가 차원의 올바름이란 국가를 구성하는 세 부류의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자기 일을 하는 것이라는 결론이 내려진다.
이어서 처음에 의도했던 바, 즉 국가의 올바름을 탐색함으로써 개인의 올바름을 탐색하려던 것을 실천에 옮긴다. 소크라테스는 국가에 지혜, 용익, 절제가 있는 것처럼 개인의 혼에도 이성, 격정, 욕구의 세 부분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국가의 세 부분이 각자 제 구실을 다 하고 조화를 이룰 때 올바름이 나타나듯, 개인의 경우에도 이성의 통제에 따라 세 부분이 조화롭고 화목할 때 올바름이 형성된다고 본다. 결국 국가나 개인의 올바름은 이 요소들의 조화라는 결론이 내려진다.

제 5권 철인이 통치하는 국가

제 5권의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된다. 앞부분은 수호자 집단의 공유 문제고, 뒷부분은 철인(哲人, 사리에 밝고 인격이 뛰어난 사람, 소크라테스는 이를 참된 철학자라고 표현했다.) 통치자와 관련된 내용이다.
수호자 집단에서 공유 문제는 소크라테스가 세 개의 파도라고 표현하듯이 아주 민감하고도 어려운 문제이다. 첫 번째 파도인 여성 수호자의 역할과 교육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남성 수호자와 차별 없는 대우를 요구한다. 남년 평등사상이 나타난 것이다. 두 번째 파도는 처자의 공유 문제로, 최선의 수호자 집단을 만들기 위한 혼인, 성관계, 출산과 양육의 문제 등이 다루어진다. 그리고 세 번째 파도는 지금까지 논의한 공유 문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한 논쟁이다. 이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지금까지 해 온 논의가 훌륭한 인간과 국가의 본보기를 찾아보기 위해서였고, 이론상으로 그려 본 국가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 가를 살펴보았다는 점에 만족하자는 결론을 내린다.

이어서 소크라테스는 지금까지 그려 본 훌륭한 국가가 나오지 못한 이유는 철학자가 지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참된 철학자가 국가의 군주가 되지 않는 한, 지금까지 논의해 온 훌륭한 국가는 결코 햇빛을 보지 못한다고 단언한다. 그럼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철학자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각각 존재하는 것 자체’를 반기는 사람이고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제 6권 통치자의 자질과 좋음의 이데아

제5권에서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가 밝혀졌으므로, 어느 쪽이 국가의 통치자가 되어야 하는 가를 소크라테스가 묻는다. 결국 철학자들이 국가의 통치자가 되어야 하는데, 그러면 철학자들은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 지를 논의한다.
철학이 이렇게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일반 사람들의 철학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 철학은 유능한 사람을 무능한 사람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철학은 젊어서 잠시 해 볼 것이지, 그걸로 오랜 세월을 보내다가는 무능한 인간으로 전락해 버린다고 평가한다. 이렇게 되니 철학적 자질을 갖추지도 못한 엉뚱한 사람들이 철학을 하게 되어 철학의 명예를 떨어뜨린다.
그러나 철학자가 통치하는 국가가 가장 훌륭한 국가라고 선언한 이상, 올바른 철학 교육을 통해 통치자를 양성해야 함을 피할 수 없는 임무다. 이에 따라 장래의 통치자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내용과 과정이 논의되는데,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좋음의 이데아’이다. 그러면 이 ‘좋음의 이데아’가 무엇인지를 밝혀야 하는데, 그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태양의 비유’가 등장하고, 이 인식에 이르기까지의 앎의 대상과 단계들을 설명하기 위해 ‘선분의 비유’가 사용된다.

제 7권 철인 통치자의 완성

제 6권에서는 ‘태양의 비유’와 ‘선분의 비유’를 통해서 ‘좋음의 이데아’에 이르는 길을 설명했다. 이런 설명에 덧붙여 제 7권에서는 ‘동굴의 비유’를 통해서 ‘좋음의 이데아’를 더욱 실감나게 설명한다. 즉, 동굴에서 평생 그림자만 쳐다보고 살아온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참된 인식 태도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동굴 안은 눈에 보이는 현상 세계를, 동굴 밖은 지성으로 알 수 있는 실재 세계를 가리킨다. 따라서 철학을 한다는 것은 동굴 밖의 세계, 즉 실재들을 인식하는 것인데, 이 인식에 이르기 위한 예비 교육의 단계와 내용들이 제시된다.

국가의 통치자들을 육성하기 위한 예비 교육이 끝난 다음에 변증술에 대한 집중적인 훈련을 거치게 된다. 변증술은 철인 통치자가 되기 위해서 훌륭한 젊은이들이 반드시 거쳐야할 최종 학문이다. 이런 단련을 거친 다음에는 오랜 세월동안 실제 경험을 쌓게 하고, 마지막으로 통치를 위한 본보기가 되도록 50세가 된 적격자들을 ‘좋음의 이데아’에 대한 인식의 길로 들어서게 한다. 이렇게 해서 철인 통치자의 양성이 완성되는 것이다.

제 8권 타락한 국가와 혼

제 4권의 끝과 제 5권의 첫 부분에서, 여러 가지 국가 유형과 이것들을 닮은 혼의 유형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려다가 중단하고, 실제로 제 8권과 제 9권에서 이러한 이야기들을 다룬다.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국가의 유형과 그를 닮은 혼의 유형은 총 다섯 가지이다. 그 가운데 최선자 정체(철인 통치 체제)에 관해서는 이제까지 이야기했으므로, 지금부터는 최선자 정체가 타락하여 나타나는 잘못된 네 가지 유형의 국가와 인간을 다루기로 한다. 명예 정체와 그것을 닮은 인간, 과두 정체와 그것을 닮은 인간, 민주 정체와 그것을 닮은 인간, 그리고 참주 정체와 그것이다.

우선 최선자 정체가 타락하면 명예 정체가 되는데, 훌륭한 자질을 가진 사람들이 출산에 실패하여 통치자들 속에 서로 다른 자질들이 섞이면서 나타난다. 여기에서는 이성적인 것보다 격정적인 것이 우세하여 승리와 명예, 재산 축적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나타난다. 이어서 과두 정체가 나타나는데, 이 정체에서는 끝없이 재산을 모으는 부류와 가난한 부류가 서로 대립한다.
이런 대립 상태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이기면 민주 정체가 탄생한다. 이 정체에서는 ‘멋대로 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된다. 그러나 자유에 대한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과 다른 것에 대한 무관심이 민주 정체를 몰락시키고 참주 정체를 탄생시킨다. 참주는 개인의 야망을 달성하기 위해 민중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착취하며, 끝내는 자기를 키워 준 민중을 살해하는 살해자가 된다.

제 9권 마음속의 이상 국가

제 8권에 이어 참주 정체적 인간에 대한 논의가 전개된다. 참주 정체적 인간은 우리의 이성적 요소가 잠자는 동안 나타나며, 욕구가 혼을 지배하게 될 때 탄생한다. 그런 사람은 애욕과 술에 취해 있고, 미친 상태다.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자신의 재산을 탕진한 다음, 부모의 재산을 빼앗고 도둑질과 온갖 범죄를 저지른다. 그는 도무지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며, 가장 올바르지 못하고 가장 나쁜 사람이다. 이렇게 가장 나쁜 사람, 즉 참주 정체적 인간은 가장 비참한 삶을 산다.

소크라테스는 참주 정체적 인간이 가장 비참하고 불행하다는 결론을 내린 다음, 처음 논의의 핵심이었던 ‘올바르지 못한 짓을 저지르는 것이 이익이 된다.’는 문제로 되돌아간다. 이를 위해 이성적인 부분, 격정적인 부분, 욕구적인 부분이 함께 혼합된 하나의 형상을 만들어 본다. 그런데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올바르지 못함이 이익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격정과 욕구 부분이 이성적 부분을 압도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이런 주장을 억지 주장이라고 여긴다. 인간의 혼에 있는 성스러운 요소가 그것보다 못한 것들에 굴복당하는 것이 어떻게 이익이 된단 말인가? 그렇게 되는 사람은 더욱 사악해 질뿐이다.
결국 이성적인 부분이 욕구적인 부분을 압도하고, 절제와 지혜를 갖춘 사람이 올바름을 갖게 되며, 그런 사람의 삶이 행복하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현실이 아닌 이상 속에 존재하는 올바른 국가를 꿈꾸며 살아간다.

제 10권 올바른 삶에 대한 보상

제 10권의 내용은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교육과 관련된 시와 철학의 역할이다. 여기서는 지금까지 시가 맡아온 교육을 철학이 맡아야 함을 강조한다. 시는 모방 활동으로서 실재나 진실에서 멀리 떨어진 것이기 때문에, 훌륭한 수호자들을 양성하는 교육으로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철학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혼의 불멸성과 올바른 삶에 대한 보상을 다룬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올바른 삶에 대한 보상을 살아 있을 때뿐만 아니라, 죽은 뒤에 더 크게 받는다는 것이다. 이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에르의 신화’가 소개된다. 에르의 신화는 ‘에르’라는 사람이 죽은 지 12일 만에 다시 살아나서, 12일 동안 저승에서 본 것을 얘기하는 내용이다. 에르의 말에 따르면 저승의 모든 혼들은 운명의 여신 앞에서 제비뽑기를 하여 자신이 살아갈 삶의 모습들을 선택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혼들은 전생의 습관에 따라 제비뽑기를 하기 때문에, 자기가 뽑은 삶의 모습들에 대해 후회하거나 비통해 한다. 따라서 유익한 삶과 무익한 삶이 구별되며, 언제 어디서나 최선의 것을 선택할 수 있게 가르쳐 주는 학문의 탐구자가 되도록 노력해야만 한다는 교훈을 던져 준다.
혼이 불멸이라는 것을 믿는다면, 언제나 분별 있게 살면서 올바름을 수행해야 하며, 그래야만 참주와 같은 불행한 삶을 선택하지 않게 된다. 결국 올바름은 그 자체만으로도 좋지만, 그 결과 때문에 사후 세계에서도 그 논리는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자료정리:이진희 likethewell@hanmail.net
 출처: SPR 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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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토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