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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29. 16:44

손자병법(손무) 요약 및 서평 독후감2010. 4. 29. 16:44


Ⅰ. 손자병법

「손자병법」은 2,500년 동안 동양 최고의 군사고전으로서 확고한 지위와 광범위한 명성을 누려왔다. 고전의 가치는 그 책을 통해 사상의 배후에 자리 잡고 있는 가치나 원리를 현대의 문제에 비추어 재삼 숙고하는 데서 완전히 발현된다고 할 수 있는데, 「손자병법」은 그러한 고전의 하나이다. 「손자병법」의 원문은 약 6,400자 정도로 13개 편으로 구성되어있으며, 문장이 함축적이며 간결하며 또 생략이 많은 책이어서 깊이 연구하지 않으면 정확한 어의를 포착하기 어려운 책이다. 우리가 「손자병법」을 읽기 전에 고려해야할 것은 제도 운용과 무기에 관한 논의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비교적 단순한 수단에 의해 전쟁을 치르던 손자시대에는 군대의 편성과 장비가 단순했기 때문이며, 그리고 이 책에서 손자는 주로 ‘상장上將의 도’를 말하고 있으며 싸움의 구체적 기술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는 것과 이 것이 기본적으로 민병에 기초한 군대를 배경으로 쓰여졌다는 점이다. 과거 손자 연구가들이 13편을 계/ 작전, 모공/ 형, 세, 허실/ 군쟁, 구변, 행군/ 지형, 구지/ 화공/ 용간을 한 부분씩으로 본 것을 염두에 두고,「손자병법」의 정수가 담겨 있으며 13편 전체의 대의를 아우르는 계편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① 始計篇

이 편의 편명은 ‘計’로 전쟁에 대한 대국적인 고려와 계획이라는 뜻이다. ‘계’편에 담긴 내용은 매우 간단하지만 여기에는 손자 용병론의 핵심적인 내용이 응축되어있다. 이 편의 중심주제는 전쟁에 대한 신중론, 국방 및 전략의 기초로서 오사칠계론, 그리고 용병의 본질로서의 궤도론이다. ‘死生之地, 存亡之道’라고 한 것은 ‘국가이익’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도의를 저버리지 않는 명제로서 현실주의적이면서도 평화지향적인 전쟁관을 표출하고 있으며, 오사칠계론의 오사는 전평시 구분없이 국방을 위한 국력 요소-국가의 도덕과 정의, 기상, 지형, 훌륭한 장수, 규율 등을 제시한 것이며, 칠계는 오늘날의 개념으로 말한다면 전쟁을 앞두고 아측의 국력과 군사력을 적국의 그것과 비교하는 것-적국과 군주, 장교, 천지, 법령, 병력, 사병, 상벌-이다. 이는 오늘날 전략가들이 고려하는 바를 대부분 포괄하고 있는데 다만 손자의 활동 당시의 시대적 배경 때문에 오늘날 전략가들이 중시하는 무기체계의 우열을 가능케 하는 기술에 대한 고려가 중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손자는 ‘용병은 속이는 것이다兵者, 詭道也.’라고 하고 용병이란 이미 확보한 우세점에 바탕을 두어 상대하는 적과 상황에 따라 속임수, 즉 권을 씀으로써 세를 형성하여 이기는 것이라고 한 것은 용병의 본질을 정확히 표현한 것이다. 손자는 이 편에서 내용상으로 적과 나를 정확히 비교하는 것이 용병의 핵심이라고 천명하고 <모공>편에서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불태白戰不殆’라는 문장으로 정식화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손자 용병의 전제 조건은 적을 아는 것에 있다.

孫子曰. 兵者, 國之大事, 死生之地, 存亡之道, 不可不察也.
→손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전쟁은 국가의 중대사이다. 그것은 국민의 생사가 달려 있는 곳이며, 국가의 존망이 결정되는 길이니 깊이 고찰하지 않을 수 없다.

故經之以五,校之以計,而索其情:一曰道,二曰天,三曰地,四曰將,五曰法.道者,令民于上同意者也,可與之死,可與之生,民不詭也.天者,陰陽,寒暑,時制也.地者,高下,遠近,險易,廣狹,死生也.將者,智,信,仁,勇,嚴也.法者,曲制,官道,主用也.凡此五者,將莫不聞,知之者勝,不知之者不勝.
→그러므로 다섯 가지 요소를 근본으로 삼고 계산으로써 이를 비교하며 그 세세한 정황을 면밀히 살펴야 하는데, 첫째는 바른 정치, 둘째는 하늘의 변화, 셋째는 땅의 형상, 넷째는 장수의 자질, 다섯째는 법제이다. ‘도’라는 것은 백성들로 하여금 윗사람(군주)과 뜻을 같이하는 것으로, 그렇게 되면 백성들은 군주와 생사를 같이하며 위험을 두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천’이라는 것은 음양, 더위와 추위, 계절의 변화 등을 말한다. ‘지’라는 것은 땅의 멀고 가까움, 험하고 평탄한 정도, 넓고 좁음, 위험함과 안전함 등을 말한다. ‘장’이라는 것은 지혜, 신의, 인애, 용감성, 엄격함 등 장수의 자질을 말한다. ‘법’이라는 것은 토지제도 및 동원체제, 행정 및 군사제도, 군수품과 재정 등 법과 제도를 말한다. 모름지기 이상 다섯 가지는 장수된 자라면 들어보지 않았을 리 없지만 그것을 진정으로 헤아려 아는 사람은 승리하고, 그것을 진정으로 헤아려 알지 못하는 사람은 승리하지 못한다.

故校之以計, 而索其情. 曰, 主孰有道, 將孰有能, 天地孰得, 法令孰行, 兵衆孰强, 士卒孰練, 賞罰孰明, 吾以此知勝負矣.
→그러므로 명확한 계산에 의해 비교하고 그 세세한 정황을 살펴야 하는데, 그 비교 요소들을 말하자면, 통치자는 적과 우리 측 중에서 어느 편이 더욱 바른 정치를 하는가, 장수는 어느 편이 더 유능한가, 하늘의 변화와 땅의 조건에 대해서는 어느 편이 더욱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가, 법령은 어느 편에서 더욱 공정하게 실행되고 있는가, 병력은 어느 편이 더욱 강한가, 장교와 병사들은 어느 편이 더 잘 훈련되어 있는가, 상과 벌은 어느 쪽이 더욱 공정하게 시행되고 있는가이다. 나는 이렇게 함으로써 승패의 가능성을 알 수 있다.

計利以聽,乃爲之勢,以佐其外.勢者,因利而制權也.
→이로움이 있다고 판단되면 이를 따르고, 또한 이에 대하여 세를 이룸으로써 그 계책 밖에서 그 근본적인 이로움을 더욱 이롭게 만드는 것이니, 세라는 것은 피아의 일반적인 비교에서 나타나는 이로움을 바탕으로 하여 부딪히는 상황에 따라 유리한 방법을 씀으로써 승기를 잡는 것이다.

兵者,詭道也.故能而示之不能,用而示之不用,近而示之遠,遠而示之近.利而誘之,亂而取之,實而備之,强而避之,怒而撓之,卑而驕之,佚而勞之,親而離之,攻其不備,出其不意. 此兵家之勝, 不可先傳也.
→병법이라는 것은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능력이 있으면서도 없는 것처럼 보이고, 쓸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먼 곳에 있으면서도 가깝게 있는 것처럼 보이고, 가깝게 있으면서고 먼 곳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적에게 이로움을 보여주어 적을 유인하고 혼란스럽게 만듦으로써 적에게 승리하는 것이다. 적이 충실하면 단단히 지키고, 적이 강하면 피한다. 적을 격분시켜 교란하고, 비굴하게 보여서 적을 교만하게 만들고, 적이 편안하면 피로하게 만들고, 적이 결속되어 있으면 그 결속을 와해시킴으로써, 적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곳을 공격하고 적이 예기치 않는 곳에 나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상황에 따라 즉응하는)것이 전쟁을 아는 사람의 승리이니 미리 어떻게 하는 것이라고 정형화하여 말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② 作戰篇

이 편의 편명은 ‘作戰’으로 오늘날 흔히 군사용어로 사용되는 작전이라는 말과는 다른 의미로 여기서는 보다 포괄적인 의미로 ‘전쟁을 일으키고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손자는 이 편에서 경제와 군수의 원칙을 논하고 있는데, 중심 주제는 속승론과 점령지 활용의 보급전략이다. 이 두 가지는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있어 전쟁이 장기화되면 정부의 전비 지출과 국민의 노고가 가중된다. 손자는 장기간 걸친 전쟁으로 국력이 피폐해지면 주변국이 그것을 틈타 오히려 약화된 우리를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를 경계하고 있다. 그러므로 일단 전쟁을 하면 속히 끝내도록 지도해야하며 훌륭한 용병가는 개전 전에는 전쟁 수행에 합당한 군비를 마련하는 일에 만전을 기하고 전시에는 보급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식량과 마초를 적국 내에서 현지조달에 의해 보충함으로써 국력의 피폐를 막는 보급전략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하며, 적국에서 잡은 포로 중 아군에게 동조하는 사람들은 아측에 편입시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이렇게 빠른 승리를 추구하되 적지에서의 현지조달의 보급전략과 점령지 정책을 잘 수행하면서 전쟁을 전개하면, 적에게 이기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아측의 힘이 소진되는 것이 아니라 힘이 강화된다. 이것이 이른바 ‘승전이익강勝敵而益强’ 전쟁수행법이다.
여기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는 손자의 속승론과 지구전 배격에 대한 것이다. 속승은 모든 전략가의 이상이지만 상황에 무관하게 적용될 수 없는 원칙이다. 당시 손자가 살았던 춘추시대에는 대국, 중국, 소국들이 분산해 있던 다국가체제였기 때문에 한 국가가 장기전을 수행하다가 경제가 피폐되면 주변국가의 위협에 노출되기 쉬운 상태가 발생할 소지가 컸다. 그러므로 힘이 엇비슷한 여러 국가들이 상호 경쟁하던 춘추시대에는 ‘속승’이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전쟁지도의 원칙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하나의 대제국이 그 주변 소국을 상대할 때 제국은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하므로 장기에 걸쳐 그 자원을 활용하여 주변국을 압박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편 ‘모공’편에서는 힘이 약한 경우에 택할 전략은 ‘능숙하게 결전을 회피하는 것’이라 제시하고 있는데, 결전을 피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속승’전략과는 논리적 모순이 된다.

善用兵者,役不再籍,糧不三載. 取用於國,因糧於敵,故軍食可足也.
→용병을 잘하는 사람은 전쟁을 위해 군역을 부과함에 있어서 장부를 두 번 만들지 않고 전성으로 가져갈 양식을 세 번 싣지 않는다. 자국으로부터 마련한 보급품을 사용하되 적으로부터 양식을 탈취해 사용한다. 그러므로 군대의 식량이 부족하지 않고 충분하게 된다.

故殺敵者,怒也. 取敵之利者,貨也.故車戰,得車十乘已上,賞其先得者,而更其旌旗,車雜而乘之,卒善而養之. 是謂, 勝敵而益强.
→그러므로 전차전을 치를 때 적의 전차 10량 이상을 획득한 경우는 먼저 저차를 포획한 사람에게 사을 주고, 적 전차의 깃발을 우리의 것으로 바꾸어 달아 전차는 우리의 전차들과 혼합 편성하여 이를 사용하고 포로로 잡은 적병은 선도하여 우리의 병사로 만든다. 이것을 ‘승전이익강’이라 한다.

故兵貴勝,不貴久. 故知兵之將,生民之司命,國家安危之主也.
→용병은 승리를 귀하게 여기되 오래 끄는 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용병을 아는 장수는 국민의 생명을 좌우하는 사람이며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는 사람이다.

③ 謀攻篇

이 편의 편명은 ‘謀攻’으로 교묘한 전략으로 적을 공격한다는 의미이다. 이 편명은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不戰而屈人之兵’이 최상의 용병법이라고 보고 이를 달성하는 방법을 ‘모공지법謀攻之法’이라고 한데서 연유했다. 이 편에서는 승리론, 대전략 차원에서의 용병원칙, 전략차원의 용병원칙, 전쟁 지도에서의 지휘ㆍ통제의 원칙이 제시되고 있다. 손자는 완전한 승리를 얻으려면 나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가운데 적을 굴복시켜야 한다는 전승全勝사상을 근본으로 하여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을 최상의 용병으로 보았다. 그러므로 대전략의 원칙으로는 적의 침략의도를 꺽는 ‘벌모伐謀’를 최상의 용병으로 보았고, 적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벌교伐交’를 차선책으로 제시했으며, 군사력을 직접 사용하여 적을 굴복시키는 ‘벌병伐兵’을 차차선의 용병으로 보았다. 피해가 크고 성과가 나기 어려운 공성攻城에 집착하는 것을 최하위의 용병으로 보았다.
‘벌병’의 방법에 있어서는 적과 나의 전략의 차이에 따라 용병 방법을 달리할 것을 강조했고 용병과 치병 면에서 군사에 무지한 군주가 간섭하는 것을 경계했다.
이러한 논의들은 마지막 문장에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궁극적 용병원칙으로 귀결된다.
손자가 이 편에서 ‘온전히 천하의 지배권을 확보할 수 있고 군대가 무디어지지 않고, 이익이 온전하다.必以全爭於天下. 故兵不頓而利可全.’고 말한 전승사상은 ‘형’편에서 ‘자신을 보존하고 완전한 승리를 이룬다自保而全勝’라고 표현되는데, 「손자병법」전체 13편을 일이관지一以貫之하는 용병의 궁극 목표이다.
전승의 조건으로 다섯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첫째, 적이 상대할 수 있는 적인지 아닌지를 아는 전략적 판단, 둘째, 병력의 다과에 따라 용병을 달리할 줄 아는 작전술, 셋째, 상하의 마음을 일치시키는 단결, 넷째, 불의 에 대비함으로써 대비하지 않는 적을 상대하는 기습, 다섯째, 장수가 능력이 있으면서 군주가 군대의 용병문제에 개입하지 않는 용병의 재량권이다.
대전략, 군사전략, 작전술, 전쟁지도에 능하고 정치적으로 상하가 결속되어 있으며 군비의충실과 경계를 이룬 상태에서 적을 불의에 기습하니 완벽한 승리조건이라 하겠다. 벌모, 벌교, 벌병은 모두 적을 알고 나를 아는 것이 전제되므로 용병은 지피지기知彼知己로 귀일歸一하는 것이다.

百戰百勝,非善之善者也. 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
→백번 부딪쳐서 백전 이기는 것이 최상의 용병법이 아니라 싸우지 않고도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의 용병법이다.

故上兵伐謀,其次伐交,其次伐兵,其下攻城.
→ 최상의 용병법은 적의 전략을 꺽는 것이고, 그 차선은 적의 외교관계를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고, 최하위의 용병법은 적의 성을 공격하는 것이다.

屈人之兵而非戰也, 拔人之城而非攻也,毁人之國而非久也,必以全爭於天下. 故兵不頓而利可全. 此謀攻之法也.
→적의 군대를 굴복시키되 직접 부딪쳐 싸우지 않으며 적의 성을 빼앗되 직접 공격하지 않으며 적국을 정복하되 지구전의 방법으로 하지 않으며 반드시 적을 온전히 보존한 채 이기는 방법으로 천하의 권세를 다툰다. 이리하면 군대가 무디어 지지않으면서도 그 이익은 온전하니 이것이 곧 모공, 즉 계략으로 적을 공격하는 법이다.
知可以戰與不可以戰者, 勝. 識衆寡之用者, 勝. 上下同欲者, 勝. 以虞待不虞者, 勝. 將能而君不御者, 勝.
→상대가 맞이해 싸울 수 있는 적인지 아닌지를 알면 승리한다. 적과 비교해 우세할 경우와 열세한 경우에 따라 용병을 달리할 줄 알면 승리한다. 상하가 하나의 마음이 되면 승리한다. 깊이 숙고하여 대비함으로써 대비가 없는 적을 상대하면 승리한다. 장수가 능력이 있고 군주가 장수의 지휘권에 간섭하지 않으면 승리한다.

知彼知己, 百戰不殆.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④ 軍形篇

이편의 편명은 ‘形’으로 적과 내가 상호 대치하는 가운데 전력을 포치하는 것 혹은 그렇게 전력이 포치된 상태를 말한다. 이 편의 내용은 한 마디로 압축하면 공수론功守論이라 할 수 있는데, 중심 주제는 작전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는 적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한 형을 조성함으로써 승리의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손자는 우선 수비는 ‘적이 넘볼 틈이 없을 정도로 주밀하며藏於九地之下’, 공격은 ‘자유자재로 움직여 공격할 곳을 내가 의도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動於九天之上’해야 한다. 즉, 방어를 완전히 하여 적의 불의의 기습에 대처할 방비를 갖추어두고, 공격함에는 고도의 행동의 자유를 확보하여 결정적인 지점에 병력을 집중함으로써 결정적인 시간과 장소에서 아측은 적에 대해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손자는 전쟁에서의 승패는 상당한 정도로 이미 이길 수 있는 형을 조성하는데서 결정됨을 말하고 있으며 또한 이승易勝의 개념을 사용하여 주도면밀한 조치로 이길 수밖에 없는 형을 만들어가는 것이 용병을 잘하는 사람의 승리임을 설파하고 있다. 압도적인 형을 형성하는 용병의 핵심원리로 도度, 량量, 수數, 칭稱, 승勝을 제시하는데, 이는 연속적인 사고의 과정으로 적국과 아국의 국토크기를 고려해 생산량 등을 계산하고, 생산량을 바탕으로 해서 동원역량을 계산하고, 동원역량을 바탕으로 동원 가능 전력을 병력, 전차 등의 수로 계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의 취약점을 골라 압도적으로 우세한 나의 전력을 열세한 적의 역량에 집중함으로써 승리에 이른다는 것이다. 작전 수행에 있어서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고려하는 것과 작전성공을 위해 결정적인 지점에서 전력을 집중하라는 것이 이 편의 주된 내용이라 할 수 있다.

守則有餘,攻則不足.善守者藏於九地之下, 善攻者動於九天之上.
→수비한즉 나는 오히려 남음이 있고 공격한즉 적은 오히려 부족하게 된다. 수비를 잘하는 사람은 끝을 모르는 깊은 땅 아래에 숨은 것처럼 한다. 공격을 잘하는 사람은 높은 하늘위에서 (자유로이) 움직이는 것과 같이 한다.

兵法, 一曰度,二曰量,三曰數,四曰稱,五曰勝.地生度,度生量,量生數,數生稱,稱生勝.
→병법에는 다섯 단계를 갖는데 그것은 도, 량, 수, 칭, 승이다. 땅이 있으므로 가늠하고, 그 가늠에 의해 산정하고, 그 추산에 의해 판단하며, 적과 나의 저력을 저울질하여 아측의 강대한 힘을 적의 취약점에 집중해 엄청난 전력의 차이를 만들어냄으로써 승리를 얻는 것이다.
勝者之戰民也, 若決積水於千 溪者. 形也.
→승리하는 사람이 병사들을 싸우게 하는 전쟁 수행법은 마치 천길의 계곡위에 막아놓은 물을 터놓는 것과 같은 것이니 이를 형이라고 한다.

⑤ 兵勢篇

이 편의 편명은 ‘勢’로 통속적으로는 일의 진행이 거대한 힘의 흐름을 이루어 그 주변의 사소한 힘들이 저항하든 저항하지 않든 모두 한 방향으로 몰아가버리는 힘의 작용을 가리키는데 이 편의 내용으로 요컨대 손자가 말하는 세는 압도적인 힘이 가속도를 받아 움직임으로써 물리적, 정신적인 면에서 모든 것을 쓸어버릴 것처럼 적에 가해지는 힘의 동적인 작용을 말한다. 이 편의 중심내용은 임세任勢이다. 즉, 용병은 세를 형성해 병사들이 그것을 타도록 만드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손자는 이 편에서 우선 용병의 기본 요소가 되는 조직에 의한 군의 운용, 진형 및 통제, 정병과 기병의 운용, 적의 허를 치는 허실을 설명한 후, 순환하는 고리처럼 운용되는 기정에 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끝으로 작전은 곧 이러한 기정의 운용에 의해 만들어지는 세에 맡기는 것이라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 세를 천길 낭떠러지에서 구르는 둥근 돌에 비유하여 압도적인 힘의 동적인 작용이라고 말하고 있다. ‘무릇 전투라는 것은 정으로 맞서고 기로 승리하는 것이다.凡戰者,以正合,以奇勝.’에서 정正은 정규병력, 정규전적 공격방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적에게 드러나게 운용되는 병력과 방법이다. 기奇는 이에 반해 비정규병력, 비정규전적 공격방법을 의미하며 적과 대치하는 병력이 정병이라면 복병이나 숨겨둔 타격병력을 기병이라 한다. 이 편의 핵심은 기정에 의해 형성된 세로 짐짓 적에게 유리해 보이는 형을 보여주어 적을 달려들게 하고, 적에게 솔깃한 약간의 유리점을 적에게 내주어 그곳을 적이 취하도록 하여, 적을 내가 원하는 곳으로 유인한 다음 미리 감추어둔 병력으로 허가 생긴 적을 치는 것이다. 따라서 세에 맡겨 용병을 하는 자가 적과 싸우는 방법은 순리대로 승리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凡治衆如治寡,分數是也. 鬪衆如鬪寡, 形名是也. 三軍之衆, 可使必受敵而無敗,奇正是也. 兵之所加, 如以投卵者, 虛實是也.
→대병력을 지휘하기를 소병력을 지휘하듯 할 수 있는 것은 분수, 즉 부대편성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대병력을 사용하여 작전하는 것이 소병력을 사용하는 것과 같이 할 수 있는 것은 형명, 즉 전투대형과 통제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전군이 적을 맞아 싸우면서 패하지 않는 것은 기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군대를 투입하는 것이 마치 숫돌을 던져 계란을 깨뜨리듯 하는 것은 바로 허실을 파악해 이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凡戰者,以正合,以奇勝.
→무릇 전쟁의 수행은 정병으로 적과 대치하고 기병으로 승리를 얻는 것이다.

激水之疾, 至於漂石者, 勢也. 鳥之疾,至於毁折者,節也.是故善戰者,其勢險,其節短.
→거세게 흘러내리는 물이 암석을 떠내려가게 만드는 것과 같은 것이 세다. 빠른 매가 내리꽂듯이 날아들어 새의 목을 부수고 날개를 꺽는 것과 같은 것이 절,즉 절도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사람의 용병법은 그 세는 맹렬하고 그 절도는 짧다.

⑥ 虛實篇

이 편의 편명은 ‘虛實’으로 취약점과 강점을 말한다. 이 편의 궁극적인 주제는 ‘적의 실한 곳을 피하고 적의 허를 타격한다避實擊虛’의 한 구절로 볼 수 있으며 적의 허를 조장하고 그곳에 나의 실을 집중하는 데 필수적인 개념들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치인이불치어인致人而不致於人’이라고 하여 적의 의도대로 끌려가지 않고 나의 의도대로 적을 끌어간다는 ‘주동主動’의 중요성을 논하고 있으며, 동시에 ‘형인이아무형形人而我無形’이라고 하여 적의 기도, 능력, 상태를 드러내는 것과 나의 그것을 감추는 정보와 보안의 중요성을 논하고 있다. 또한 ‘인적이변因敵而變’이라고 하여 적에 따라서 그 적의 특성에 맞는 승리의 방법을 구해내는 창의적 사고와 임기응변 능력의 중요성을 논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병피실격허兵避實擊虛’라고 하여 용병의 핵심은 이러한 방법을 통해 형성된 적의 허를 나의 실로 타격을 가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손자의 강조점은 적의 병력에 대한 직접 타격보다는 적의 병참선을 끊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어떠한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에는 그 힘을 지탱하고 있는 작용점이 있다고 보고 그 힘 자체보다는 작용점을 무너뜨려 그 힘 전체를 무너뜨리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孫子曰. 凡先處戰地而待敵者, 佚. 後處戰地而趨戰者, 勞.
故善戰者, 致人而不致於人.
→손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먼저 전장에 임하여 적을 기다리면 여유가 있고 뒤늦게 전장에 임하여 적을 좇는 입장에 서면 피로하게 된다. 적을 내 마음대로 조종하지 적에 의해 조종당하지 않는다.

故形人而我無形, 則我專而敵分.
→그러므로 (내가) 적의 배치상태를 드러나게 하고 적이 나의 형태를 종잡을 수 없게 하니 나는 온전하고 적은 분산된다.

故其戰勝不復,而應形於無窮.
→승리를 이루어가는 방법은 반복되는 법이 없으며, 적의 형에 따라 무한히 다양한 방법으로 바꾸어 대응한다.

夫兵形象水. 水之形, 避高而趨下. 兵之形, 避實而擊虛. 水因地而制流. 兵因敵而制勝. 故兵無常勢, 水無常形. 能因敵變化而取勝者, 謂之神. 故五行無常勝,四時無常位,日有短長,月有死生.
→무릇 용병이란 물의 형상을 띤다. 물의 형은 높은 곳을 피하여 낮은 곳으로 흘러내린다. 용병은 강점을 피하고 약점을 친다. 물은 땅의 형태에 따라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든다. 용병은 적에 따라 이에 적합한 방법으로 승리를 만든다. 그러므로 용병에 고정된 세가 있지 않으며 물은 고정된 형상을 갖지 않는다. 적의 변화에 맞추어 능숙하게 승리를 만들어내는 사람을 신이라 부른다. 이것은 마치 오행의 각 요소들이 다른 요소들에 대해 항상 우세하지 않으며 사계절의 변화가 되풀이되고 날이 여름에는 길다가 겨울에는 짧아지며 달이 그믐에는 기울었다가 보름에는 차는 것과 같은 것이다.

⑦ 軍爭篇

이 편의 편명은 ‘軍爭’으로 전쟁에서 군대가 적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을 말한다. 이 편에서 손자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군쟁’편 이후에서는 실제적 용병론을 다루는데 아군과 적군을 구성하고 있는 각 부분의 결속과 이산, 지형ㆍ지리의 이용에 따른 아군과 적군의 유리, 불리가 동시에 고려되고 있다. 이 편의 핵심은 ‘우직지계迂直之計’라고 이름 붙여진 ‘기동의 원칙’과 치기治氣, 치심治心, 치력治力, 치변治變, 즉 후세에 소위 ‘사치’라고 명명된 '지휘의 원칙‘이다. 언뜻 보기에 쉬워 보이는 길을 피하여 어려운 길로 돌아감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적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 기동에서 추구할 바라는 것이 손자의 주장이다.
그러나 손자는 적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는 일념 하에 보급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지 속도를 내는 데에만 전심전력하여 위험에 빠지는 것委軍과 대군을 한 번에 기동시켜 기동속도 둔화로 목적지에 이르지 못함擧軍을 경계하고 있다. 이 편에서 손자는 용병, 치병, 지형 이용의 삼위일체를 말하고 있다. 그는 병력의 수뿐만 아니라 사기氣, 심리상태心, 체력力, 통제상태變 가 일정한 시점에서 실제 전투력을 고려되어야 하며, 또한 장수의 용병능력, 지형 이용능력도 고려되야 한다고 본 것이다. 용병에 있어서는 유리점을 먼저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유리점을 먼저 장악하기 위해 병참에 대한 고려 없이 단지 속도만을 위주로 하는 용병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지형ㆍ주변국의 태도들을 고려하여 적을 적극 기만하고 적 병력을 잘못된 곳으로 유인한 뒤 허를 만든 다음 은밀히 기동해 들어가라는 것이다. 특히 그 기동은 적측으로 볼 때 아측이 취하리라고 예상할 수 있는 접근로나 접근방법은 피해야 한다. 즉 우회의 방법이 목표를 달성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故不知諸侯之謀者, 不能豫交. 不知山林險阻沮澤之形者, 不能行軍. 不用鄕導者, 不能得地利. 故兵以詐立, 以利動, 以分合爲變者也. 故其疾如風,其徐如林,侵掠如火,不動如山,難知如陰,動如雷震. 掠鄕分衆, 廓地分利, 懸權而動.
先知迂直之計者, 勝.此軍爭之法也.
→우선 우직지계를 아는 사람이 승리한다. 이것이 바로 군쟁하는 법이다.

故用兵之法, 高陵勿向, 背邱勿逆, 佯北勿從, 銳卒勿攻, 餌兵勿食, 歸師勿, 圍師必闕, 窮寇勿迫, 此用兵之法也.
→그러므로 용병의 방법은 고지의 적은 거슬러서 공격하지 말고, 언덕을 뒤에 등지고 있는 적은 거슬러 공격하지 말 것이며, 거짓 패한 척하는 적은 쫓지 말고, 사기가 높고 정예한 적 부대는 공격하지 말 것이며, 미끼로 던지는 적 부대는 잡아먹지 말고, 본국으로 철군하는 적 부대는 가로막지 말 것이며, 포위된 적에 대해서는 반드시 한 곳을 열어놓고, 궁지에 몰린 적은 지나치게 압박하지 않는다. 이것이 곧 용병하는 방법이다.

⑧ 九變篇

이 편의 편명은 ‘九變’으로 변은 용병의 변화, 즉 확립된 일반 용병원칙에서 이탈하는 융통성있는 용병을 말한다. 구는 고대 중국의 수의극한의 관념을 표현한 것으로 ‘구변’은 ‘무궁무진한 변화’를 말한다. 이 편의 핵심은 임기응변臨機應變이다. 즉 용병가는 용병, 치병, 지형활용의 부분에서 모두 일반적으로 타당하다고 간주되는 원칙을 알아야 하지만 상황에 따라 변칙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孫子曰. 凡用兵之法, 將受命於君, 合軍聚衆, 地無舍, 衢地交和, 絶地勿留, 圍地則謀, 死地則戰. 途有所不由, 軍有所不擊, 城有所不攻, 地有所不爭, 君命有所不受.
故將通於九變之利者, 知用兵矣.
→그러므로 장군으로서 상황에 따라 용병을 달리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용병법에 통달한 사람은 용병을 안다고 할 수 있다.

治兵, 不知九變之術,雖知五利,不能得人之用矣.
→치병에 있어서 상황에 다라 병사들을 다루는 방법을 무궁하게 바꾸는 술을 알지 못하면 비록(智, 信, 仁, 勇, 嚴이 주는) 다섯 가지 이익을 안다 할지라도 사람을 제대로 쓰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故將有五危. 必死可殺, 必生可虜, 忿速可侮, 廉潔可辱, 愛民可煩,
→장수에게는 다섯 가지 위험한 일이 있으니 지나치게 용기만 내세워 죽음을 당할 수 있고, 반드시 살고자 하면 적에게 사로잡히게 되고, 분을 이기지 못하여 급하게 행동하면 수모를 당할 수 있고, 지나치게 성품이 깨끗하여 (적을 속일 줄 모르면) 치욕을 당할 수 있고, 병사들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 번민이 많아져(필요할 때 과감한 행동을 못한다). 무릇 이러한 것은 장수의 잘못이요 용병의 재앙이 된다.

⑨ 行軍篇

이 편의 편명은 ‘行軍’으로 오늘날의 의미로 기동, 전투, 행군, 숙영 등 제반 작전행동을 총괄하는 것이다. 이 편은 대체로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사지, 하천, 소택, 평지의 네가지 주요 작전환경에 따른 군의 운용과 그 외의 각종 특수지형에서의 군의 운용법을 논의하고, 둘째는 적이 외부로 드러내는 행동을 통해 적의 의도와 상태를 파악하는 방법32가지를 제시하고 있으며, 셋째는 아군 내부의 통합을 달성하기 위한 병력지휘법의 요체를 제시하고 있다. 즉 지형과 적정을 고려치 않고 무작정 진격하는 무모한 용병을 피하여 적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감화와 위엄을 겸한 지휘법을 통해 군의 결합을 견고히 함으로써 부대의 힘을 모아 승리하면 그뿐이라는 ‘惟無武進, 足以幷力料敵, 取人而已.’의 문장에 담겨져 있다.
이 편의 첫 부분에서는 군이 기동과 작전을 행하는 환경을 대체로 네 가지로 나누고 그에 따라 취해야할 군 운용상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지만 오늘날의 전장에서는 대체로 활용할 수 없으며 산악전투에서 고지 선점을 중시한 것은 일반적인 원칙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천선 작전에서 손자가 “적이 하천을 반쯤 건넜을 때 공격하라客絶水而來, 勿迎之於水內, 令半濟而擊之”는 원칙은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이나 강감찬 장군의 ‘삼교천 전투’에서의 거란군에 대승했을 때를 들 수 있다.
손자가 적의 동태를 통해 그 의도와 상태를 파악하는 방법으로 제시한 32개조의 적 징후 판단법은 오늘날 많은 부분들이 소용없게 되었지만 적정판단법에서 적이 나에게 두드러지게 내보이는 행동들 대부분을 실제 의도를 은폐하고 그 반대의 행동을 보이고자 하는 것으로 의심해야 한다는 것은 생각해 볼 내용이다. 마지막 절에서 언급한 병사들의 교육과 통제에 관한 원칙은 시대의 제약을 넘어 영속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視生處高, 戰隆無登.
→산악에서는 높은 곳을 점령하고 적이 고지를 선점하면 이를 거슬러 공격하지 말라.

惟無武進, 足以幷力料敵, 取人而已.
→단지 무작정 진격하지 않고 나의 힘을 온전하게 발휘하게 하며 적정을 살핌으로써 적을 이길 수 있으면 족한 것이다.

卒未親附而罰之, 則不服. 不服, 則難用也. 卒已親附而罰不行, 則不可用. 故令之以文, 齊之以武, 是謂必取. 令素行, 以敎其民, 則民服. 令不素行, 以敎其民, 則民不服. 令素行者, 與衆相得也.
→병사들과 아직 친숙해지기도 전에 벌을 주면 복종하지 않게 된다. 복종심이 없으면 쓰기가 어렵다. 병사들이 이미 친숙해졌는데도 벌이 시행되지 않으면 쓸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병사들을 교육시키는 데는 덕(文)으로 하고 그들을 통제하는 것은 엄격함(武)으로 한다. 이는 반드시 적을 이길 수 있는 군대라고 부른다. 명령이 잘 행해지고 덕으로써 병사들을 가르치면 병사들은 복종하게 되고 명령이 시행되지 않는데 병사들을 덕으로 타일러 가르치면 병사들이 복종을 하지 않게 된다. 명령이 잘 수행되면 장수와 병사들 양자에게 득이 되는 것이다.

⑩ 地形篇

이 편의 편명은 ‘地形’으로 땅의 형상에 따른 용병원칙을 제시한 것이다. 이 편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절에 자연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여섯 가지 지형을 구분하고 이에 따른 작전원칙을 제시하고, 두 번째 절에 용병ㆍ치병의 잘못으로 패하는 여섯 가지 경우-육패병-을 제시하므로써 비록 지형을 알고 이에 적합한 작전원칙들을 잘 알고 있다 할지라도 장군, 고급장교가 용병능력과 치병능력이 없고 일반병사들과 간부들 사이의 관계가 군기와 사기를 도시에 유지할 수 있는 상태가 되지 못하면 패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미 ‘군쟁’편에서 보인 바와 같이 용병, 치병, 지형의 삼위일체가 갖추어져 있지 않은 경우 그 용병은 불완전하고 위험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마지막 절에는 손자 용병법에 대해 고도로 추상화된 종합적 명제를 제시하고 있는데, 용병에 있어서 완전한 승리는 ‘모공’편의 지피지기 외에 피아 군의 내적인 상태, 그리고 기후ㆍ기상요소 및 미시적 지형과 전장의 지세 및 주변국과의 관계를 포함하는 거시적 전략지리를 완벽히 결합해 사용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故進不求名, 退不避罪, 唯民是保, 而利合於主, 國之寶也.
→그러므로 전쟁을 수행함에 있어 이름(명예)를 구하지 않고 물러남에 있어 죄를 받는 것을 피하지 않으며 오직 국민이야말로 진정으로 보호할 사람들이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군주에게 진정으로 이익이 되는 일을 행하는 사람이야말로 국가의 보배이다.

故曰, 知彼知己, 勝乃不殆. 知天知地, 勝乃可全.
→그러므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그 때의 승리는 위태롭지 않다고 말할 수 있고, 여기에 하늘과 땅의 변화를 알고 용병하면 그 승리가 완전하다고 말할 만하다.

⑪ 九地篇

이 편의 편명은 ‘九地’로 손자가 여기에 전개한 아홉 가지 전략지리에 따른 용병법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구지’편은 「손자병법」에서 가장 길면서 그 내용도 실제 용병법의 요체가 종합되어 있는 편이다. 이편에서는 아홉 가지 전략적 형세에 따른 용병법뿐만 아니라 원정작전의 수행법이 특별히 강조되어 논의되고 있으며 패왕지병(覇王之兵)에 관해 논하고 있다. 그러므로 ‘구지’편은 단지 지리에 관한 논의라기보다는 전쟁전반의 수행방법을 말한 것으로 속도와 기만을 이용하는 기동전을 기반으로 하여 적국 깊은 곳에 들어가 결전을 치러 적의 조직상, 심리상의 와해상태를 조성해내는 용병법이다. 손자는 원정을 할 때 적국 깊숙이 들어가 싸우라는 의미의 ‘중지전략重地戰略’을 택할 것과 결전을 벌일 때에는 세勢를 형성하여 싸움을 하되 병사들이 결사의 심정으로 사력을 다해 싸움에 임할 수 있도록 만들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기습과 기만을 통해 허를 만들고 속도로써 적국 깊숙이 들어가는 기동전략을 주장하고 있다. 또, ‘상산솔연常山率然’과 ‘오월동주吳越同舟’의 비유를 들어 부대간의 합심과 상호구원의 태도를 강조하고 있다. 장군의 용병도는 고요하게 그의 진정한 의도를 자신의 가슴속에만 숨겨두어 심지어 아군의 일반 병사들조차도 그의 진정한 계획과 계산을 모르게 하는 것이며 또한 필요할 때마다 기동과 계획을 바꾸어, 적으로 하여금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게 하고 머무르는 곳을 바꾸어 적이 예상하지 않는 기동로를 택하여 우회함으로써 적이 그것을 대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은 군사작전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패왕의 용병’을 말함으로써 미리 사전의 벌교방법을 통해서 적을 고립시켜놓고, 일단 군사적전을 시작하면 기습을 통해 번개와 같이 적지 깊은 곳으로 쇄도해 들어감으로써 적이 병력을 집결시키거나 동맹국의 지원을 받아 대응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 절에 다시 한 번 원정작전의 용병법을 간략히 설명하는데 용병은 적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잘 살펴 그의 가는 방향으로 따라주면서도 천리에 원정하여 적의 장수를 죽이는 것으로 이것을 ‘교묘히 일을 이루는 것’이라 부른다는 것이다. 나의 형은 드러나지 않게 하고 적이 약점을 보이면 그곳으로 쇄도해 들어가며, 우선 부차적이지만 적이 중시하는 곳을 공격하여 그곳으로 적의 병력과 관심을 돌려놓고 주력을 내가 원하는 진정한 목표에 은밀하게 투입하여 신속하게 적을 타격한다는 것이다.

兵之情主速. 乘人之不及, 由不虞之道, 攻其所不戒也.
→(속도를 냄으로써)적이 미치지 못하는 것을 이용해, 적이 관심을 쓰지 않는 길을 통과해, 적이 경계하지 않는 곳을 공격하는 것이다.

將軍之事, 靜以幽, 正以治. 能遇士卒之耳目, 使之無知.
→장군은 마음을 경박하게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없게 만들고 공정함과 엄격함으로써 병사들을 명령에 따라 하나같이 움직이게 한다. 능히 병사들의 눈과 귀를 멀게 하여 그의 의도를 알지 못하게 한다. 

是故, 始如處女, 敵人開戶, 後如脫兎, 敵不及拒.
→그러므로 처음에는 처녀와 같이(차분하고 조용하다가) 적이 일단 허점을 보이면 그 때는 마치 토끼가 달아나듯 빠르게 기동해 들어가니 적이 막을 수 없다.

⑫ 火攻篇

이 편의 편명은 ‘火攻’으로 불로 공격한다는 뜻인데 이 편의 본문 안에서 간략히 언급되는 수공과 함께 고대의 전법에서 중요한 특수작전의 하나이다. ‘화공’편은 크게 두 가지 주제를 논하고 있다. 전반부는 화공의 목표, 시행조건, 일반적 공격작전에 활용하는 용병방법을 다루고 있으며 후반부는 화공과 직접관계가 없는 것으로 제 12편 까지 전개한 용병론의 결론에 해당한다. 이 편의 논지는 “이익이 없으면 군대를 움직이지 말고, 소득이 없으면 군대를 쓰지 말며, 위태롭지 않으면 전쟁을 하지 말라非利不動, 非得不用, 非危不戰.”의 한 문장에 집약되어 있다. 첫 절에서 화공의 대상에 따른 화공의 종류와 시행 상의 유의점을 서술하고 있다. 대상은 사람, 집적되어 있는 보급품, 보급수송부대, 창고, 부대 이며 적절한 도구와 시간 그리고 불이 잘 타오르는 날짜를 고려하라고 말한다. 두 번째 절에서는 ‘오화지변五火之變’이라고 하여 화공을 할 당시의 기상, 지형, 적국의 동태, 화공의 도구, 기회의 다섯 가지 조건에 주의해야한다고 말한다. 마지막 절에서는 ‘계’편에서 제시한 전쟁의 신중론에 대한 명제를 다시 다루고 있다. ‘非利不動, 非得不用, 非危不戰’이라는 원칙은 손자가 일반적으로 침략주의적 전쟁은 반대하면서도 동시에 전쟁을 수행하려면 철저히 이해득실을 따져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음을 보여준다.

夫戰勝攻取, 而不修其功者, 凶. 命曰, 費留. 故曰, 明主慮之, 良將修之. 非利不動, 非得不用, 非危不戰. 主不可以怒而興師, 將不可以溫而致戰. 合於利而動, 不合於利而止. 怒可以復喜, 溫可以復悅. 亡國不可以復存, 死者不可以復生. 故曰, 明主愼之, 良將警之. 此安國全軍之道也.
→무릇 전쟁을 치러 승리하고서도 그 승리의 결과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 오히려 해로운 결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경우를 이름하여 ‘비유費留’, 즉 더 투입해야할 전쟁비용이 남아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명석한 군주는 이를 염려해야 하고 훌륭한 장수는 이를 옳게 다스려야 한다. 이익이 없으면 군대를 움직이지 말고 이득이 없으면 군대를 사용하지 말 것이며 국가가 위태롭지 않거든 전쟁을 하지 말아야한다. 군주는 분함에 못 이겨 군대를 일으켜서는 안 되고, 장수는 성을 내어 싸움에 빠져 들어서는 안 된다. 철저하게 계산하여 이익이 있으면 움직이고 이익이 없으면 행동을 그쳐야 한다. 한번 성냈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기쁜 마음이 될 수도 있지만, 국가가 망하면 다시 존재할 수 없고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명한 군주는 전쟁을 신중히 생각해야 하고 훌륭한 장수는 전쟁을 경계해야 한다. 이것이 국가를 안전하게 보전하고 군대를 온전하게 하는 길이다.

⑬ 用間篇

이 편의 편명은 ‘用間’으로 직역하면 간첩間諜을 운용한다는 뜻이다. 이 편에서 손자는 우선 인민의 생사와 국가의 존망이 달려있는 용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승리를 이루는 것은 전쟁 전에 적을 아는것, 즉 선지에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어서 그는 향간, 내간, 반간, 사간, 생간의 다섯 종류의 간첩을 활용하는 방법과 운용에 있어 주의할 점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五間俱起, 莫知其道’, 즉 다양한 역할을 하는 간첩을 동시에 그리고 복합적으로 운용하면 적은 그것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운용되는지를 모르게 된다는 문장이다. 이래야만 유기적으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여러 출처의 첩보를 면밀히 대조하여 진정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으며, 역정보를 적에게 흘려 적이 우리에 대해 잘못 인식하게 할 수 있다. 손자는 첩보활동에 돈을 아끼지 말라고 한다. 전쟁의 승패는 바로 정보활동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先知者, 不可取於鬼神, 不可象於事, 不可驗於度, 必取於人, 知敵之情者也.
→전쟁 전에 먼저 적에 대해 아는 것은 귀신에게서 취하거나 적이 내비치는 일로부터 유추하거나 숫자적 판단으로 적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반드시 사람으로부터 정보를 얻어내 적의 정황을 아는 것을 말한다.

間事未發而先聞者, 間與所告者, 皆死.
→간첩을 아직 파견하지 않았는데 미리 이런 내용이 흘러나가면 간첩과 함께 이에 관해 들어말한 사람도 모두 죽여야 한다.

五間之事, 主必知之, 知之必在於反間. 故反間, 不可不厚也.
→군주는 반드시 오간을 운용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昔殷之興也, 伊摯在夏. 周之興也, 呂牙在殷. 故惟明君賢將, 能以上智爲間者, 必成大功. 此兵之要, 三軍之所恃而動也.
→이전에 은殷나라가 흥한 것은 이지伊摯 즉 이윤이 하夏나라에 있어(은나라를 세운 탕왕을 위해 활동한 결과이고) 주周나라가 흥한 것은 여아呂牙 즉 강태공이 은나라에 있어(주나라를 세운 무왕을 위해 활동한 결과이다). 그러므로 오로지 명석한 군주와 현명한 장수만이 뛰어난 지혜로 간첩을 써서 대업을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용병의 요체이니 전군이 이에 의지하여 움직이는 것이다.


Ⅱ. 손자병법의 시대적 배경과 손무

① 시대적 배경

현존 「손자병법」13 편은 춘추시대에서 전국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시기에 해당한다. 춘추시대는 주왕실의 혈연관계에 입각한 봉건제도가 북방민족의 침입에 의해 서주시대가끝나고 낙읍으로 왕실이 옮겨간 후 약화됨으로써 제후국들이 반독립적으로 활동하게 된 시대를 말한다. 춘추시대의 중국은 200여개의 대소국가들이 난립하는 전형적인 다국가체제였다. 초기에는 종실을 중심으로 한 혈연적 유대관계가 유지되었다. 중기부터 국가간의 관계는 국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하여 강대국이 ‘존왕양이尊王攘夷’의 기치를 내걸고 주변국의 제후들을 회맹하여 그 영향력을 주변 국가들에게 발휘함으로써 세력균형을 유지하고, 국가 간 분쟁을 해결하며, 이민족의 외침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패자의 정치’가 보편화되었다.    ‘춘추 12패’라 불리는 12개의 대국과 수많은 중소국간의 교묘한 외교와 군사력의 균형으로 질서가 유지되고 있었다.
춘추시대 말기에는 국가의 수가 10여개 국으로 줄어들면서 이미 강국이 된 초나라를 위시로 오, 월등의 신흥 이민족 국가가 출현하고 그 군주들이 황의 호칭을 썼으며 봉건적 이상은 없어지고 실질적 힘이 좌우하는 그러한 시대가 되었다.
손자시대의 국제질서는 그러므로 기본적으로 약화된 봉건적 관념이 미미하게나마 유지되는 가운데 현실적 힘이 국가 간의 관계를 규율하는 다국가체제하의 현실정치가 통용되는 전환기에 있었다.

② 작가 소개-孫武

손자는 사마천의 「사기」에 따르면 제나라 출신인데 그가 언제 어떠한 연유로 오나라에 오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오월춘추」에 의하면 손무를 오왕 합려에게 천거한 사람은 오자서(?~기원전 484)였다. 손자가 오왕에 의해 발탁된 시기에 오나라와 초나라는 전쟁 중에 있었다. 오왕 합려는 즉위 3년(기원전 512년)에 군사를 일으켜 다시 초나라로 진격했으며 이 원정에서 오는 초나라의 서舒를 함락시키고, 수도 영까지 진격하고자 했으나 손자가 “백성들의 고달픔이 너무도 커서, 아직 그 시기가 아닙니다. 좀더 기다리십시오.”라고 진언하자 회군했는데, 이것이 손자가 처음 전쟁에서 군사軍師로 활약한 때이다.
오왕 9년에 오왕 합려는 오자서와 손무를 불러 예전에 두 사람이 초의 수도 영에 진격하려 할 때 만류했는데 지금은 가능하겠는가를 물었다. 이에 손자는 초나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당나라와 채나라를 외교로 끌어들인 후 공격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해에 오나라는 당나라, 채나라의 군대와 함께 초나라의 수도 영에 진격하여 이를 점령했다. 「사기」‘오태백세가’에  합려 왕 11년(기원전504년)에 손자에 대한 언급을 마지막으로 「사기」에 더 이상 손무의 이름이 나타나지 않으며 「오월춘추」에도 이 시기 이후 손무의 행적에 관한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자료정리:유정현 ych2738@nate.com
 출처: SPR 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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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토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