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선생 지식 경영법(정민) 요약 및 서평 독후감2010. 4. 29. 16:11
1강 단계별로 학습하라.
◈ 파 껍질을 벗겨내듯 문제를 드러내라._ 여박총피법 如剝蔥皮法
여박총피(如剝蔥皮)는 공부를 파 껍질을 벗겨내듯 하라는 말이다. 껍질을 벗겨내다 보면, 다시 말해 하루도 끊임없이 궁구하고 살피다 보면, 어느 순간 버려야 할 껍질과 먹을 수 있는 속살이 구분되는 시점이 온다.
독서는 푹 젖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 푹 젖어야 책과 내가 융화되어 하나가 된다. 푹 젖지 않으면 읽는 대로 다 잊어버려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이 별 차이가 없다. 서로 맞춰보고 꿰어보아 따져 살펴 공부를 쌓고, 그치지 않는 뜻을 지녀, 푹 빠져 스스로 얻음에 이르도록 힘써야 한다. 이와 반대로 오로지 빨리 읽고 많이 읽는 것만을 급선무로 한다면, 비록 책 읽는 소리가 아침 저녁 끊이지 않아 남보다 훨씬 많이 읽더라도 그 마음속에는 얻은 바가 없게 된다. 이는 조금만 땅을 파면 오히려 마른 흙인 것과 한가지 이지다. 깊이 경계로 삼을 만하다.”
이덕수, 「유척기에게 준 글」『서당사재(西堂私載)』
◈ 종합하고 분석하여 꼼꼼히 정리하라._종핵파즐법 綜覈爬櫛法
종핵파즐(綜覈爬櫛)은 복잡한 것을 종합하여 하나하나 살피고, 가려운 데를 시원하게 긁고 헝클어진 머리칼을 빗질하듯 깔끔하게 정리해낸다는 뜻이다.
내가 수년 이래로 자못 독서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저 읽기만 하면 비록 하루에 천 번 백 번을 읽는다 해도 안 읽은 것과 같다. 무릇 독서란 매번 한 글자라도 뜻이 분명치 않은 곳과 만나면 모름지기 널리 고증하고 자세히 살펴 그 근원을 얻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차례차례 설명하여 글로 짓는 것을 날마다 일과로 삼아라. 이렇게 하면 한 종류의 책을 읽어도 곁으로 백 종류의 책을 함께 들여다보게 될 뿐 아니라, 본래 읽던 책의 의미도 분명하게 꿰뚫어 알 수가 있으니 이 점을 알아두지 않으면 안 된다.”
정약용, 「학유에게 부침」
2강 정보를 조직하라.
◈ 모아서 나누고 분류하여 모아라._휘분류취법 彙分類聚法
휘분류취(彙分類聚)는 자료를 모아 분류한 다음, 종류에 따라 다시 한데 묶어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임금께서 식목부(植木簿)를 주면서 말씀하셨다. “7년간 여덟 고을에서 현릉원에 나무를 심은 문서가 거의 수레에 실으면 소가 땀을 흘릴 정도로 많다. 하지만 누가 더 공로가 많은지, 심은 나무의 수는 얼마인지 조차 여태 명백하지가 않다. 네가 애를 써서 번거로운 것을 걷어내고 간략함을 취하여 명백하게 하여라. 한 권을 넘기면 안 된다.”
신이 물러나 연표를 만들었다. 가로로 열두 칸을 만들고(7년을 12차로 배열했다.), 세로로 여덟 칸(여덟 고을을 배열했다.)을 만들어 칸마다 그 수를 적었다. 총수를 헤아랴보니 소나무와 노송나무, 상수리 나무 등 여러 나무가 모두12,009,772그루였다. 표 아래에 기록하여 이를 올렸다.
임금께서 말씀하셨다. “한 권이 아니고서는 능히 자세하게 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너는 하 장에다 소 한 마리가 땀을 흘릴 만한 분량을 정리했으니, 참으로 훌륭하다.”한참을 칭찬하며 감탄하셨다.
「식목연표의 발문」
3강 메모하고 따져보라.
◈ 읽은 것을 초록하여 가늠하고 따져보라._초서권형법 鈔書權衡法
초서권형(鈔書權衡)은 책을 읽으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자료를 초록하여 정보의 가치를 저울질하는 것이다. 순서로 보면 저울질이 먼저고 그 다음이 카드작업이다. 그러므로 책을 읽으면서 필요한 정보를 발췌하려면 먼저 정보를 발췌하는 주견이 확립되어야 한다.
학문의 요령은 전에 이미 말했거늘, 네가 필시 이를 잊은 게로구나.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초서의 효과를 의심하여 이 같은 질문을 한단 말이냐? 무릇 한 권의 책을 얻더라고 내 학문에 보탬이 될 만한 것은 채록하여 모으고, 그렇지 않은 것은 눈길도 주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한다면 비록 백 권의 책이라도 열흘 공부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학문의 종지(宗旨)는 효제(孝悌)를 근본 삼고, 예악(禮樂)으로 꾸미며, 정형(政刑)으로 보충하고, 병농(兵農)으로 우익을 삼는다. 초서의 요점은 이렇다. 한 종류의 책을 보다가 『소학』에 실리지 않은 아름다운 말과 선한 행실로 『소학』을 이을 만한 것이 있거든 이를 뽑는다. 무릇 경설(經說) 중에 새롭지만 근거가 있는 것도 뽑는다. 가령 『설령(設鈴)』「유구기정(琉求紀程)」즉 오키나와 기행문 같은 글은 마땅히 병학과 연관되므로 뽑는다. 무릇 농사와 의학에 관한 여러 주장은 먼저 집안에 있는 서적을 조사하여 새로운 주장임을 확인한 뒤에 이를 뽑는다.
「두 아들에게 답함」
4강 토론하고 논쟁하라.
◈질문하고 대답하며 논의를 수렴하라._질정수렴볍 (質定收斂法
질정수렴(質定收斂)은 질문하고 대답하는 가운데 논란이 있던 문제에 대해 의견을 수렴해가는 것이다.
예서(禮書)를 정리하는 작업은 작년 가을 이래로 이런저런 질병에 시달리느라 초고를 마친 것이 아주 적습니다. 초본 다섯 권을 부칩니다. 모두 토막토막 끊어지고 앞뒤가 안 맞아 문리가 통하지 않습니다. 이중에는 처음의 견해를 수정하여 정본으로 삼아놓고 미처 고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우선 심심풀이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중간 초본은 이미 집으로 보내 자식에게 탈고하도록 했습니다. 돌아오는 것을 기다려 마땅히 질문 올리는 날이 있을 겝니다.
이것이 비록 초본이긴 하나 이 가운데 잘못 풀이한 곳이 있거든 조목조목 반박해서 일깨워주십시오. 마땅히 절차 탁마해서 정밀한 데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다 간혹 서로 견해가 갈리면 서신을 왕복하며 다투어서, 어린 시절 집안에서 토닥대던 버릇을 이어보는 것도 절로 한가지 즐거움이겠지요.
「중씨께 답함」
5장 설득력을 강화하라.
◈갈래를 나눠서 논의를 전개하라._ 속사비사법 屬詞比事法
속사비사(屬詞比事)는 글을 엮을 때 적절한 예시를 함께 얹는 것이다.
번옹(樊翁) 체재공 공의 비문은 이미 탈고하셨는지요? 중요한 글은 단지 연대에 따라 일을 나열해 엮으면 본말이 도리어 갖추어 드러나지 않습니다. 모름지기 속사비사의 방법을 쓰셔서 조목 별로 꿰어 엮고 주제별로 모아야만 바야흐로 고증하고 징험하는 쓰임새가 있게 됩니다.
의리와 사업, 문장과 덕행을 섞어 써서 한꺼번에 거론하지 않는다면, 글을 엮기가 훨씬 쉬울 것입니다. 하물며 바라는 바가 이 같음에 있어서겠습니까? 지금까지 여러 번 이런 간청을 올렸으나 기꺼이 허락하심을 얻지 못한지라, 문득 감히 이처럼 소란스럽게 합니다. 송구하기 그지없습니다.
「해좌께 올리는 글」
6강 적용하고 실천하라.
◈ 쓸모를 따지고 실용에 바탕하라._ 강구실용법 講究實用法
강구실용(講究實用)은 실제에 유용한 공부를 하라는 말이다. 세상에 공부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공부는 없다. 쓰임새가 없는 공부라면 그런 공부를 해서 무엇 하겠는가?
근세의 학자는 겨우 학문을 한다는 이름을 얻으면 문득 스스로 몸가짐을 무겁게 하여, 천리(天理)를 말하고 음양(陰陽)을 이야기한다. 벽위에 태극팔궤와 하도낙서를 그려 걸어놓고 자칭 궁리하여 살핀다고 하면서 어리석은 자들을 기만한다. 그 부모가 추위를 호소하고 굶주림을 참으며 질병으로 신음해도, 교만하게 살피지 않고 태연하게 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궁리하여 살피는 것이 부지런하면 할수록 학문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 진실로 능히 부모에게 효도하는 자라면 비록 배우지 않았다 하더라도 나는 반드시 배웠다고 할 것이다.
「곡산향교를 효유하여 효를 권장하는 글」
7강 권위를 딛고 서라.
◈ 도탑고도 엄정하게 관점을 정립하라._ 독후엄정법 篤厚嚴正法
독후엄정(篤厚嚴正)은 도탑고도 엄정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이다.
위학(僞學)이라는 이름을 피하려 했다면 정주(程朱)는 그 도를 세우지 못했을 것이다. 명예를 구한다는 비방을 두려워했다면 백이와 숙제가 그 절개를 이루지 못했으리라. 곧다는 칭찬을 사려 한다는 혐의를 멀리하려 했다면 급암(汲黯)과 주운(朱雲)도 바른말로 간쟁하지 못했을 터이다. 심지어 어버이에게 효도하고 벼슬길에서 청렴한 것을 두고도 경박한 무리들은 모두 이름을 얻으려 하는 것이라고 의심한다. 장차 이런 무리를 위해 악을 좇아야 하겠는가?
「반산 정수찰을 위해 준 말」
8강 과정을 단축하라.
◈목표량을 정해놓고 그대로 실천하라._정과실천법 定課實踐法>
정과실천(定課實踐)은 매일 일정한 목표를 세워놓고 계획에 따라 실천해나가는 것이다.
새벽에 잠 깨면 『논어』본문 한 편을 묵묵히 외운다. 아침에 일어나 다시 앞서 외운 『논어』 가운데 의심 나는 곳을 찬찬히 살핀다. 세수하고 머리 빗은 뒤에 『주역』「계사」의 한 장 또는 두세 장씩을 힘닿는 대로 읽는데, 30번씩 읽는다. 밥 먹은 뒤에는 『주자대전』과 『주자대전차의』그리고 『고증초고를 자세히 따져가며 읽고, 몇 쪽씩 베껴 쓴다. 피곤하면 눈을 감고 고요히 앉아 읽는다.
어떤 때는『남헌집』을 몇 쪽 뒤적여 본다. 아침식사 전에 읽은 횟수가 30번을 못 채웠으면, 추가로 읽어 수를 채운다. 저녁밥을 먹은 뒤에는 등불을 밝혀놓고,「계사를 열 번씩 줄줄 읽는다. 또 밤마다 지금까지 읽은 것을 한데 합쳐 외우고, 날마다 읽은 것을 되풀이해 음미한다.
임성주, 「임술 납월 여강에서 청협 옥화대로 가서 머물 때의 일과」『녹문집』』
9강 정취를 깃들여라.
◈ 정성으로 뜻을 세워 마음을 다잡아라._성의병심법 誠意秉心法
성의병심(誠意秉心)은 뜻을 정성스럽게 하고 마음을 다잡아 일에 몰두하는 것이다.
내가 황상에게 문사(文史)를 공부하라고 권했다. 그는 쭈뼛쭈뼛하더니 부끄러운 빛으로 사양하며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제가 세 가지 병통이 있습니다. 첫째는 너무 둔하고, 둘째는 앞뒤가 꽉 막혔으며, 셋째는 답답한 것입니다.”
내가 말했다. “배우는 사람에게 큰 병통이 세 가지 있다. 네게는 그 것이 없구나. 첫째, 외우는데 민첩한 사람은 소홀한 것이 문제다. 둘째, 글 짓는 것이 날래면 글이 들떠 날리는 병통이지. 셋째, 깨달음이 재빠르면 거친 것이 폐단이다. 대저 둔한데도 계속 천착하는 사람은 구멍이 넓게 되고, 막혔다가 뚫리면 그 흐름이 성대해진단다. 답답한데도 꾸준히 연마하는 사람은 그 빛이 반짝반짝 하게 된다.
천착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지런히 해야 한다. 뚫은 것은 어찌하나? 부지런히 해야 한다. 연마하는 것은 어떻게 할까? 부지런히 해야 한다. 네가 어떤 자세로 부지런히 해야 할까? 마음을 확고하게 다잡아야 한다.”
황상,「임술기」, 『치원유고』
10강 핵심가치를 잊지 마라.
◈나만이 할 수 있는 작업에 몰두하라._ 오득천조법 吾得天助法>
오득천조(吾得天助)는 하늘의 도움을 받아 일을 이룬다는 뜻이다. 하늘이 나를 도와 나를 통해서 이루고자 한 일이니, 결국 다른 누구도 아닌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점차 수렴하여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에 힘을 쏟고자 합니다. 하물며 풍병(風病)은 뿌리가 이미 깊어 입가에 항상 침이 흐르고, 왼쪽다리는 늘 마비증세를 느낍니다. 머리 위에는 늘 두미협 얼음장 위에서 잉어 낚시하는 늙은이들이 쓰는 털모자를 쓰고 지냅니다. 근래 들어서는 또 혀마저 굳어 말이 어근어근 합니다.
스스로 살 해가 길지 않음을 알면서도 자꾸 바깥으로만 마음을 내달리니, 이것은 주자께서도 만년에 뉘우치신 바입니다. 어찌 염려하지 않겠습니까? 다만 고요히 앉아 마음을 맑게 하려 하면 세간의 잡념이 천 갈래 만 갈래로 어지러워 갈피를 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도리어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가 저술만 못한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때문에 문득 그만두지 못하는 것입니다.
「중씨께 올림」
자료정리 : 이진희 gettinginglobal@hanmail.net
출처: SPR 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