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염상섭) 요약 및 서평 독후감2010. 4. 28. 23:43
1. 책 소개
삼대는 염상섭이 1931년 1월 1일부터 9월 17일까지 조선일보에 연재한 장편 소설이다. 이 작품은 당시의 시대상을 잘 구현하고 있으며 한국 근대 문학사상 대표적인 리얼리즘 소설로 평가된다. 서울의 이름난 만석군 조씨(趙氏) 집안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아들에 이르는 삼대가 일제 치하에서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리면서 당시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고민을 사실적인 수법으로 묘사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3·1운동 전후의 대지주의 생태, 그 당시 풍미했던 사회주의자들의 군상이 복잡하게 얽혀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할아버지(조의관)가 죽자 쑥밭이 되는 덕기(손자)의 집안, 젊은 사회주의자들의 상호 불신과 반목, 그리고 그들 내부에서의 갈등과 테러가 인상 깊게 묘사되어 있다.
2. 지은이
-염상섭
소설가이며 호는 횡보(橫步)이다. 1897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1912년 일본의 와세다 대학에서 유학하였으나 3·1 독립만세운동으로 검거, 투옥되면서 학업이 중단되었다.
1919년 「폐허」 창간 동인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하였다. 1926년 다시 도일(渡日)했다가 귀국하여 조선일보 학예부장으로 일했으며 1936년 만주로 떠나 만선일보 주필 및 편집국장으로 활동하였다.
해방 후 귀국하여 초대 서라벌 예대 학장을 역임하고 1956년 아세아 자유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한국 사실주의 문학을 확립한 그는 우리 민족이 처해 있던 식민지 상황을 투철하게 인식하고 특히 식민지적 현실의 부정, 전통 계승 등에 힘썼다.
「표본실의 청개구리」「암야」「제야」의 3부작으로 소설 창작을 시작한 그는 중산층의 균형감각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리얼리즘 소설에 주력하였다.
대표적인 장편소설 「삼대」(1931년)를 쓴 이후 1930년대 후반에는 「모란꽃 필 때」「그 여자의 운명」 같은 토속 소설을 주로 발표했고, 해방 후에는 도시 중산층의 생활을 다루면서 윤리적 갈등을 조명한 작품을 많이 썼다.
3. 작품의 시대적 배경
-1930년대의 사회
<삼대>가 [조선일보]에 연재되던 1930년대는 우리 역사에서 가장 복잡하고도 다루기 힘든 시기중 하나이다. 1930년대의 한국사회는 한일병합 이후의 식민지적 상황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 점층적으로 심화 확대되고 있던 식민 상황의 경직성에 의해 그 문화적 현상이 규정된 시기라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일본이 중국 대륙으로의 진출을 노린 만주사변(1931)이라는 이상 기류 속에서 출발한다. 만주사변에 이는 세계대전에 준비해서 식민수탈이 강화되고 창씨개명, 사상범 구속, 신간회(新幹會) 결성, 조선어학회 발족, 브나로드 운동의 확대 등 민족사의 온갖 요소들이 혼류하던 시기였다.
특히 일본이 침략전쟁에 무력을 침투시키는 동안 항일 민족주체세력은 그 맥을 끊이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었는데, 이에 대한 일제의 탄압 또한 이를 방관하지 않았다. 3.1 운동 이후 일시적 잠정적으로나마 출판과 결사(結社)의 자유의 일부를 획득, 표면적으로 어느 정도 문화 활동은 이루어 온 셈이었다.
그러나 30년대는 일제가 표방해온 소위 문화정책마저 가일층의 탄압정책으로 전환된다. 집회, 출판, 언론 등 일체의 문화운동과 민족정신 집결의 동기가 될 만한 상황을 그들은 허락하지 않았으며, 이 시기의 작가들에 대한 탄압과 검열은 절정에 달했다. 일본은 한편으로 식민주의를 논리적으로 조작,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소위 대동아공영을 부르짖기에 이르렀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의 민족주의나 자유주의의 이념은 위기에 달했다.
3.1운동에서 광주학생사건에 이르기까지 비조직적, 산발적으로 항일 구국투쟁은 계속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저항과 투쟁에서 오는 좌절과 절망은 ‘브나로드’나 ‘사회개조’ 등의 소극적이며 우회적인 민족운동으로 전화되기에 이르기도 하였다. 네 차례의 조선공산당의 검거선풍에도 불구하고 지식인들에게는 사회주의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고, 일부 친일적 특권층은 식민지적 상황을 자신의 개인적 안락과 이익을 추구하는 동기로 이용 안일한 현실타협주의가 가득 차가고 있었다.
사상적으로는 일본을 통해 들어오는 서양의 사조인 마르크시즘이 기독교와 이질적 대립을 보이고, 사회적으로는 봉건질서의 완고성과 신사조간의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 이 같은 광범하고도 우울한 과도기적 현상은 총독부의 탄압에 가중되어 지식인에게 곤혹과 좌절을 안겨 주었다. 그리하여 문단에서조차 문학단체의 해산과 순수로의 도피로 분산되어 현실을 직시하고 당면한 문제들과 맞싸우는 동시에, 문학의 질서를 내세우려는 진지한 작가가 드물었다.
이와 같은 식민적 상황의 완고성과 시대적 불안은 이 시기의 소설에 다양한 형태로 굴절, 반영되고 있는데, 이 시기를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삼대>이다. <삼대>와 같은 작품이 이 시기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당대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사회와 역사를 다 함께 수용하려는 작가의 현실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4. 등장인물
<삼대>는 할아버지 조의관, 아들 조상훈, 손자 조덕기가 주인공이다.
조의관 (할아버지) : 조선조 말기 중인 계층의 인물로 돈과 실리밖에 모르는 전형적인 현실주의자. 조씨 가문의 가장. 자기 개인의 이익과 가문의 위신을 높이는 일에 최대의 가치를 두는 완고한 인물. '의관'이란 을사조약을 전후하여 사회가 혼란해지자 2만냥으로 산 벼슬임.
조상훈 (아버지) : 조의관의 아들로 개화기를 대표하는 인물.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왔으며, 기독교 신심이 두텁고 사회사업도 하지만, 실상은 축첩과 노름 등 방탕한 생활을 하는 위선자. 부친인 조의관 으로부터 불신을 받아 유산도 아들인 덕기가 물려받음.
조덕기(아들) : 조상훈의 아들로 조부 조의관의 봉건적인 세계와 아버지 조상훈의 새로운 세계의 대립을 긍정하는 인생관을 지닌 인물. 조부의 신임을 받아 재산을 물려 받음.
조창훈(조씨 일가) : 조상훈과 같은 항렬. 조의관의 재산에 욕심을 내고, 조덕기의 유산 상속을 방해 함.
김병화(덕기의 친구) : 목사의 아들로 사회주의 활동을 하기 위해 집을 뛰쳐나온 인물. 조덕기의 친구로서 조상훈의 첩인 홍경애와 정을 나누기도 함.
김의경(조상훈의 첩) : 유치원 교사를 하다가 조상훈의 첩이 됨.
수원집(조의관의 후처) : 조의관의 재산을 노리고 후처가 되어, 그의 딸을 낳음. 서손자인 덕기 등 조씨 가족들을 시기함
필순 (김병화가 하숙하는 집의 딸) : 공장의 여직공. 순진한 처녀이나, 수동적인 인물임. 덕기와 서로 연정을 품고 있으나 표현하지는 못함.
홍경애(조상훈의 첩) : 독립운동가의 딸로 조상훈에게 유린당한 후 그의 첩이 됨. 조상훈의 아들인 덕기와는 소학교 동창으로 단짝이기도 했음. 조상훈이 돌보지 않아 술집 여급으로 생활하나, 공상당원인 피혁과 사상적 교류를 맺고 있음.
홍경애 모친 : 남편이 죽은 뒤, 사회사업을 하는 조상훈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받던 중, 딸인 경애가 조상훈에게 유린당한 후 그의 첩이 됨. 조상훈에게 경애의 몫을 요구하거나, 조씨 집안의 돈을 탐내는 등 물욕적인 면도 보임
5. 줄거리
조의관은 평생을 치부를 위해 살아왔다. 남부럽지 않게 모은 돈을 바탕으로 그는 가정과 집안에서 행세를 하고 급기야는 의관이라는 벼슬도 사서 양반도 되고 그 바람에 족보도 새롭게 꾸민다. 모든 면에 있어서 주도면밀한 조의관이건만 그의 아들 조상훈은 그의 뜻과는 다르게 자꾸 비뚤어져 나간다.
조상훈은 조의관이 싫어하는 예수교 신봉자였던 것이다. 거기에다 상훈과 그의 처는 서모 수원댁 하고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리하여 조씨 일가에는 항상 분쟁의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조상훈은 재산가 조의관의 아들이요, 선교학교의 교사요, 교회의 임원이다. 그는 뭇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지만 실상 그의 이면 생활은 놀라울 정도로 이중적이다. 그는 술 담배를 즐겨할 뿐만 아니라 젊은 여자들을 농락하는 난봉꾼이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이 뒤를 봐 주었던 독립운동가의 딸이자 아들의 동창생인 홍경애를 농락하여 딸까지 낳게 하지만 사회와 교회에서의 체면을 생각하여 어린 모녀를 내팽개치기까지 하였다.
게다가 홍경애와 딸의 문제를 해결 짓지도 못하고 있으면서도 김의경 이라는 아직 소녀티도 벗지 못한 딸 같은 여자를 첩으로 들어앉힌다.
조덕기는 조의관의 손자요, 조상훈의 아들이다. 조의관은 모든 기대를 손자 덕기에게 걸고 있었다. 즉 앞으로 자신이 죽거나 했을 때 모든 살림과 대부분의 재산을 손자에게 물려주려 하고 있었다. 그만큼 조의관은 아들 상훈이 미덥지 못했다. 그래서 조의관은 손자가 김병화(좌익단체 활동)와 같은 얌전치 못한 친구와 같이 다니는 것이 불만이었다.
덕기는 일본으로 공부를 하기 위해서 건너가지만 조부의 생명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곧 귀국한다. 그때부터 덕기의 운명은 잠자코 공부나 하며 세월을 즐기는 갑부집 도련님의 위치에서 앞으로 조씨 가문을 이끌고 나갈 상속자의 신분으로 급전환한다.
그런데 조씨의 집안에는 늙고 병든 천석군 조의관의 재산을 탐하는 자들이 묘한 심리의 각축을 벌이고 있었다. 즉 수원집, 창훈, 최참봉 등의 한 패와 모든 재산이 아들에게로 모두 돌아가고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볼까 걱정하는 상훈이의 속셈이 공공연히 드러나고 있었다. 더욱이 덕기는 자신에게 세 차례나 부쳤다고 하는 할아버지의 위독 전보와 돈이 감쪽같이 증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덕기의 귀국을 막으려는 누군가의 소행이 있었음을 암시해 주는 것이었다.
낙상을 하여 몸져누웠던 조의관은 덕기가 돌아오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조의관은 덕기를 불러 앞으로 집안의 모든 재산을 관리해 줄 것을 유언하고 생명처럼 아끼던 금고 열쇠를 덕기에게 맡긴다. 결국 조의관은 세상을 떠나게 되고, 그의 유언대로 덕기는 조씨 문중의 재산과 살림을 떠맡게 된다. 덕기는 할아버지가 자신을 금고 속에다 가두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이 또한 할아버지의 재산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김병화는 덕기의 죽마고우이다. 그는 목사인 아버지와의 불화 때문에 집에서 나와 유랑하면서 좌익단체의 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필순이라는 여직공의 집에서 살고 있는데 필순의 아버지는 젊어서 좌익운동을 했던 사람으로서 병화에게는 선배 격이다. 덕기가 필순에게 공부까지 시켜준다는 관심을 가지자 병화는 이를 반대하고 나선다.
유부남에게 갑부집 아들과 공장 여직공은 신분도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서로 간에 사랑의 감정이 싹틀 경우 필순이가 불행해지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편 병화는 홍경애와 사상적으로도 동지애를 느끼지만 그 이상의 연애감정도 줄곧 느끼곤 한다.
홍경애는 독립운동가의 딸이요 교원까지 지낸 수려한 미모의 현대적인 여성이다. 한때 조상훈과 가깝게 지냈지만 파렴치한 상훈에게 버림받은 뒤에는 상훈의 소생인 딸을 혼자 몸으로 키우며 친구가 하는 카페에 나가 주객들에게 술을 따르는 여자로 전락한다. 그러던 중 외가에서 피혁이라는 가명을 한 이우삼이 찾아와 믿을 만한 사회주의 운동가를 추천하라고 하므로, 경애는 병화에게 접근하여 이우삼과 연결시켜준다.
경애와 병화는 이우삼이 주고 간 자금으로 식료품 가게를 내고 운동의 수입원으로 삼으려 한다. 그러나 '병화가 변절하고 운동자금으로 가게를 냈다'고 몰아붙이는 일명 장개석 이라고 하는 장훈의 패들이 병화와 충돌을 일으키고 그 과정에서 필순의 아버지가 크게 다치게 된다.
그러던 중 경찰에서는 조덕기와 김병화가 서로 관련되어 있다는 혐의를 가지고 전면수사에 착수, 덕기의 집안사람들과 병화,경애,장훈,필순들을 모두 연행해 조사를 벌인다. 그 과정에서 조상훈은 가짜형사들까지 동원해 아들의 금고를 터는 촌극까지 벌이기도 한다. 그 바람에 조상훈 마저 구속된다. 장훈은 사정이 여의치가 않자 조사를 받던 중 독약을 먹고 자살한다.
검거된 덕기는 자신에게 씌어진 혐의를 하나씩 풀고 경찰에서 풀려나온 뒤 함께 검거되었던 사람들의 구명운동도 아울러 벌인다. 하나 둘씩 잡혀갔던 사람들이 나오고 필순의 아버지는 목숨이 끊어지기 전에 덕기에게 모녀의 앞날을 부탁한다. 덕기의 모친은 평소 덕기가 필순에게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는 것을 제2의 홍경애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적이 있다.
덕기는 필순의 아버지가 왜 자기에게 식구들을 떠맡기는가를 생각한다. 그가 자신을 신뢰하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바로 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을 거두고 돌보는 것이 또한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자료정리 : 이승희 vitamin_hee@naver.com
출처: SPR 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