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지도(리처드 니스벳) 요약 및 서평 독후감2010. 4. 28. 23:36
Ⅰ. 저자와 역자
1. 저자
리처드 니스벳(Richard E. Nisbett)은 예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는 미시간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2년에 미국과학원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미국심학협회와 미국심리학회의 학술상을 수상했다. 저서와 논문으로는 「Human Inference」, 「Rules for Reasoning」, 「The Person or The Situation」등이 있다.
2. 역자
최인철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저자인 리처드 니스벳과 함께 문화와 인간의 사고방식에 관한 공동연구를 수행하였다. 니스벳 교수의 지도아래 1998년 사회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미국 일리노이대학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00년 서울대 심리학과에 부임하여 현재도 재직 중이다. 2003년 한국심리학회 소장학자상을 수상하였다.
Ⅱ. 책을 읽기 전에
동양인이 사고하는 것과 서양인이 사고하는 것은 과연 다를까? 라는 문제에 대해 저자가 중국과 한국, 일본의 연구원들과 연구를 통해 내린 데이터를 분석하여 내린 차이점을 중심으로 서술한 책이다.
동양과 서양의 차이에 기존의 이론들은 아래의 문제에 대해서 명쾌한 해답을 주지 못했다.
예를 들면 ‘과학과 수학’이라는 면에서 왜 고대 중국에서는 연산과 대수학은 발달했지만 기하학은 발달하지 못했을까? 반대로 고대 그리스는 기하학에서 눈부신 진보를 보였을까?
현대의 동양인들이 서양인들보다 수학과 과학을 잘하는데도 불구하고, 최첨단 발전은 왜 서양에서 두드러질까?
‘주의과정과 지각과정’에서 동양인들이 사건간의 관련성을 잘 파악하는 것일까?
‘인과적 추리과정’에서 왜 서양인들은 상황적인 요인보다 그 사람의 내부특성을 더 강조할까?
‘지식의 조직화’에서 왜 동양의 유아들은 명사보다는 동사를 더 빨리 배울까?
‘추론과정’에서 왜 동양인들은 명백하게 모순 되어 보이는 두 주장들을 동시에 받아들일까?
이 책은 이런 물음들을 다소나마 해결하고자 저자가 연구한 것을 토대로 정리한 것이다.
다만 책을 읽기 전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지만
“동양 내에서도 많은 문화들이 있고 그들 사이에 문화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서양도 물론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단순한 이분법을 사용하는 이유는 동양내에서 문화 차이가 존재하지만 도양 내의 국가들은 서양내의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서로 유사성을 갖기 때문이다. 이 ‘평균적’으로 존재하는 차이에 대하여 충분히 논의할만하다.”
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 읽어야 한다.
Ⅲ. 책의 목차와 간략한 소개
1. 책의 목차
서론
1.동양의 도와 서양의 삼단논법
2.동양의 더불어 사는 삶, 서양의 홀로 사는 삶
3.전체를 보는 동양과 부분을 보는 서양
4. 동양의 상황론과 서양의 본성론
5.동사를 통해 세상을 보는 동양과 명사를 통해 세상을 보는 서양
6.논리는 중시하는 서양과 경험을 중시하는 동양
7.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의 차이, 그 기원은?
8.동양과 서양, 누가 옳은가?
에필로그
2. 내용소개
이 책은 서론과 1~8장까지의 동서양의 차이에 대한 기술,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서론에서는 앞서 말한 것처럼 동서양이 차이가 아직도 유지되고 있으며 이러한 사실들을 증명하고자 이 책을 썼다는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1장에서는 도나 유교와 서양의 삼단논법과 차이점에 대해서 쓰여 있고, 2장에서는 사회적 행위를 보는 관점, 3장에서 6장까지는 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와 그것을 토대로 서양인과 동양인의 지각하고, 사고하고, 추론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차이를 기술하였다.
7장은 이런 문화적 차이의 기원이 무엇인지 논하고 8장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의 차이가 일상생활을 포함한 각 분야에 어떤 시사점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다루었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는 동서양의 차이가 심화될 것인지 통합될 것인지, 어딘가로 수렴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였다.
Ⅳ. 주요 내용
1장에서 먼저 동양의 도와 서양의 삼단논법에 대해서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저자는 동양의 도에 대해서 좌전의 내용 중
“훌륭한 요리사는 서로 다른 맛을 잘 섞어서 조화롭고 감미로운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낸다. 이때 각각의 맛들은 자신의 고유의 맛을 잃어버리지 않고 유지하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어 더 훌륭한 맛을 만들어낸다.”를 인용하여 개인의 관계를 중시하고 그 속에 조화를 강조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그리고 서양의 삼단논법에 대해 사물의 속성자체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 속성에 근거하여 범주화하고, 그 범주들을 사용하여 어떤 규칙을 만들어서 결국 그것으로 사물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것과 함께 나오는 것이 제논의 화살의 비유이다. 중간지점에 머무르는 화살을 통해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그리스인들의 사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말한다.
2장에서는 미국의 교과서와 중국의 교과서를 들어 어린시절 동서양의 교육방법의 차이를 말한다.
저자는 중국의 교과서는 “형이 동생을 돌본다. 형은 동생을 사랑한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반면 서양의 교과서는 “딕이 노는 것을 보아라. 딕이 뛰는 것을 보아라. 딕이 놀며 뛰는 것을 보아라.”와 같은 내용이 실려 있음을 이야기하고는 이것이 원인이 독립성과 상호의존성에 대한 교육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다음은 필자가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한 실험을 인용한 것이다.
“A 개인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자율권을 실현할 수 있는 직업
B 일을 잘했다고 해서 특정 개인만이 부각되기보다는 모두가 함께 일해야 하는 직업
실험결과,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네델란드 경영자들의 90%이상이 A를 선택했지만 ,일본이나 싱가포르의 경우 50% 미만이 A를 선택하였다.
만일 어떤 회사에 지원한다면
A 나는 평생 그 직장에서 근무할 것이다.
B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직장으로 옮길 것이다.
예상대로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경영자의 90%이상이 B를 택한 반면, 일본, 싱가포르의 경영자들은 40%미만이 B를 선택하였다.“
이 같은 실험을 통해 설명하고 있지만 저자는 마지막에 동양사람과 서양사람 모두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3장에서는 보다 상호의존적인 사회에 살고 있는가, 아니면 보다 독립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는가에 대한 동서양인의 사고에 대해 외부의 힘이 어떻게 작용되어 달라진 것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연구를 통해 저자는 현대의 동양인들은 세상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있고 전체 맥락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사건들 사이의 관계성을 파악하는데 익숙하며, 세상이 복잡하고 매우 가변적이라 믿는다라고 결론내리고 이와함께 현대의 서양인들은 고대의 그리스인처럼 세상을 분석적이고 원자론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사물을 주변환경과 떨어진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변화가 일어난다면 한 방향으로 일정하게 진행될 것으로 믿고 또한 개인이 그러한 일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4장에서는 사람의 행동에 대해 상황이냐? 본성이냐?에 대해 동양인과 서양인의 차이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저자가 말하는 것은 서양인은 단순성 접근 경향이 있고 동양인은 복잡성 추구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5장에서 저자는 '동사'를 즐겨 쓰는 동양인과 '명사'를 즐겨 쓰는 서양인의 언어적 차이로 표현하기도 한다.
동양인은 '동사'를 통해 사고하고, 서양인들은 '명사'를 통해 사유한다고 한다. 하지만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의 차이의 결정적인 기원을 저자는 지리학적 차이(농경사회/수렵사회), 경제적 차이(농업 중심, 농촌 중심/상업 중심, 도시 중심)에서 찾는다. 농경이 주산업이었던 중세에는 서양도 그리 개인주의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 당시의 유럽 농부들은 사고방식이나 사회적 행동양식에서 중국의 농부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는 말이다. 결국 오늘날의 차이는 산업혁명 시기에 가장 극명하게 갈렸다는 말이다.
6장에서는 왜 동양인은 점을 보는가에 대해서 우리가 기존에 가졌던 의문을 연구를 통해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동양인들은 일반적으로 “외향적이지만 내성적이다.”,“인생은 새옹지마이다.”, “많이 알수록 더 모르는 것이 많아진다.” 등 이런 모순적인 얘기들을 믿는다고 한다. 논리적 오류보다는 중용에 집착한다고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 기원과 어느쪽이 옳은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의학,법률, 논쟁,과학, 수사학,계약, 국제관계, 인권문제, 종교 등에 대해 나타나는 차이가 동양인과 서양인의 성격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 결론에 뒷받침하기 위해 필자가 말하는 것이 문화상대주의다. 저자가 말하는 문화상대주의는 저자 자신이 밝히듯이 극단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간의 오류를 수정하는데 도움을 주는 정도라고 하고 있다.
Ⅴ. 감상
2007년 4월 버지니아 공대 총기사건이 일어났다.
다음은 당시 우리나라 교민회의 목사가 발표한 성명서이다.
<성명서> 美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에 대하여
● 미국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으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희생자들과 그 유족들에게 한국교회는 깊은 애도를 표하며 하나님의 위로하심이 가족들 가운데 있기를 기원한다. 또한 총탄에 상처입고 신음하는 부상자들의 신속한 쾌유를 빈다.
● 이번 사건의 범인으로 한국인이 지목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무고한 생명을 향해 방아쇠를 당길 수 있도록 합법적 총기소유를 보장한 미국헌법에서 그 본질적인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미국 내에 개인이 합법적으로 보유한 총기가 2억 5천만정이 넘는다는 사실은 누구라도 무고한 불특정 다수를 향해 총기를 난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언론 및 시민사회는 이번 사건이 지극히 개인적인 범행 동기와 전개과정을 가진 개인의 범죄이며 사건 자체와 범인의 국적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오히려 미국 내 총기소지를 제한하려는 입법시도를 번번이 좌절시킨 미국 총기협회의 막강한 의회로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 이번 총기난사의 범인으로 지목된 조 씨는 학우나 동료들과의 교제가 거의 없는 외톨이로 알려졌다. 이는 그의 성격적 결함과 폐쇄적 인간관계 등이 극단적인 범행의 한 원인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자녀교육에 있어 인성함양보다 기능습득을 우선시 하는 우리사회에 만연된 잘못된 교육관행과 가치관에 대해 근본적인 재평가와 인식변화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조기유학 바람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사회의 잘못된 교육열에 대해 이번 사건은 인격형성 시기 가정이 제공해야 할 정서적 안정감을 간과하는 것이 종국에는 참담한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경고한다.
● 또한 이번 사건으로 말미암아 한미FTA 체결 등으로 한껏 고조된 한미 양국의 우호친선과 양국민의 선린관계가 악영향을 받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한·미 양국 정부는 미국에 거주 및 체류 중인 교포들과 유학생들이 인종차별적 불이익이나 무고한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
그런데 우리를 당황하게 한 것은 미국의 반응이다. 인종문제로 번질지를 않고 조승희 개인에 대한 문제로 파악하고 한인사회가 우려했던 파장도 없었다. 4장에서는 실제 총기사건의 예를 들고 있는데 사람의 행동은 그 사람의 성격에 의해 결정된다는 서양인의 사고와 전체를 고려하지 않고 부분을 이해할 수 없다는 동양인의 사고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단적인 예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각 부분에서는 고대 그리스와 중국의 철학, 과학, 그리고 사회 구조 현대 동양인과 서양인의 자기 개념 세상을 지각하는 방법의 차이 동양과 서양의 인식론적 사고 동양의 관계와 서양의 규칙 서양의 논리와 동양의 중용 경제구조와 사회적 행위 실생활에 주는 교훈 등을 말해준다.
심리학 실험을 거쳐 이 책에서 말하는 동서양인의 의식구조 차이를 간략히 정리하면 이렇다. 우선은 기억으로 연못과 물고기의 움직임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고 내용을 설명하게 해보면, 미국 학생들은 물고기의 움직임에 대해, 일본 학생들은 水草 등의 배경에 대해 상대쪽보다 더 잘 기억했다.
다음은 선택으로 판다, 원숭이, 바나나라는 세 이름을 제시하고 관련된 두 가지를 고르게 하자 미국 대학생들은 동물이라는 ‘범주’에 드는 판다와 원숭이를, 중국 대학생들은 먹고 먹히는 ‘관계’에 있는 바나나와 원숭이를 더 많이 골랐다.
세 번째로는 반응으로 돈이 없는 이웃 사람에게 동전을 빌려준다는 상황을 제시했을 때, 미국인들은 빌려주는 사람이 친절한지 여부만 중시한 반면 동양인들은 그에게 돈이 충분히 있는지 여부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했다. 마지막으로 설명으로 월요일에 전날 있었던 스포츠 게임 결과를 설명하게 하자, 미국인은 인물의 활약을, 홍콩인은 각 팀의 상대나 여건을 훨씬 많이 설명했다.
이 책에서는 인간의 사고가 문화에 따라 근원적으로 다를 수 있으며, 문화적 차이는 생각의 과정과 내용을 규정하는 근원적 원리라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어느 날 저자가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이 왜 이렇게 다른지를 한 중국 철학자에게 물어보았더니, "그야 서양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있었고, 동양에는 공자가 있었기 때문 아니겠소?"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서양의 문명은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작되며, 동양의 문명은 중국에서 시작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어떤 단체와 조직보다 개인의 행복에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졌으며, 따라서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 것인가를 연구했다.
그리고 행복이란 아무런 제약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탁월성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리스인들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탁월성에 도달하고자 했다. 그와 달리 동양의 문명의 발상지인 중국에서 행복이란 화목한 인간관계를 맺고 평범하게 사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들은 개인의 탁월성을 추구하기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의 우애와 관계를 중시했고 튀지 않는 행동을 하려고 노력했다.
이로부터 서양에서 권리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할 수 있는 권리이지만, 동양에서 권리는 공동체 전체의 권리 중 자신의 몫을 담당하는 것이라는 개념이 확립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는 단순히 피상적인 문화적 차이만이 아니라 삶의 조건을 규정하는 데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서양인과 동양인의 차이점 외에 기존에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설명하기도 한다. 내부자와 외부자로 구별하여 왜 동반자살을 하고, 왜 지역주의가 강하고, 왜 양비론적 시각이 많은지를 설명하고 이것을 앞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고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우리에게 전달해 준다.
자료정리 : 문수환 newintell@naver.com
출처: SPR 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