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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30. 00:56

신곡(단테) 요약 및 서평 독후감2010. 4. 30. 00:56


Ⅰ. 저자소개

-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ighieri ; 1265 ~ 1321)

르네상스의 여명을 밝힌 선구자이며, 이탈리아의 위대한 애국시인인 단테의 일생은 그의 영원한 연인 베아트리체에 대한 열정과 분열된 조국 이탈리아의 정치적 혼란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점철된 것이었다.

1265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출생했다. 당시 피렌체는 베네치아와 더불어 유럽의 경제권을 쥔 도시로 금융과 통계술에 힘입어 커다란 부를 향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풍요로움 속에서 인간성은 타락하고 있었기 때문에 단테의 문학작품에도 그것을 비판하는 구절이 많이 보인다.

단테의 유아 시절에 대한 기록은 매우 드물다. 단테의 집안은 귀족의 혈통이지만 이미 몰락해 있었고, 그의 아버지는 알리기에로 디 벨린치오네이고 어머니는 벨라이다. 그는 아주 어렸을 때 어머니를 여의고 라파 치알루피라는 계모 슬하에서 자랐다는 기록뿐이다.

그의 삶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베아트리체를 향한 순수한 사랑과 정치적인 이유에 의해 강요된 유랑생활이었다. 특히 베아트리체에 대한 단테의 사랑은 더욱 깊은 의미를 가진다. 그가 아홉 살 되던 해 그녀를 처음 만나고 그로부터 9년이 지나서야 다시 그녀를 만난다. 이때 그녀는 단테에게 가벼운 인사를 건넨다. 이것이 단테에게는 평생 기억하고 간직할 사랑으로서 그녀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단테의 사랑은 『신생La vita nuova』이라는 작품을 만들어 낸다. 이 작품은 베아트리체를 향한 단테의 사랑이 이상화된 이야기이다. 신생은 초기의 단테를 이야기해 주는 결정적인 작품인데, 4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은 1283~1292년 사이에 창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단테의 정치적인 이유로 인한 유랑 생활이 없었다면, 『신곡』 또한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피렌체의 정치적 상황은 단테의 작품에 큰 영향을 주었다. 1285년경에 젬마 도나티와 결혼한 후 곧이어 정치 활동에 나섰다. 당시의 피렌체의 정치상황은 중산층을 옹호하는 구엘프 당과 상류층을 대변하는 기벨린 당의 피비린내 나는 당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단테는 구엘프 당에 속하여 그의 철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지도자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당시 피렌체를 다스리던 6인 행정위원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단테의 정치적인 생활은 순탄치 못하였다. 단테의 구엘프 당이 네리Neri파와 비앙키Bianchi파로 갈라졌기 때문이다. 단테는 비앙키 파에 속하였는데, 그들은 교황청과 왕가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 피렌체의 독립을 지켜 나가자고 했고, 반대파인 네리 파는 기회주의에 편승하여 당시 세력이 강했던 교황을 지지하고 나섰던 것이다.

네리파에 의해 비앙키파가 축출되고, 단테도 교황의 분노를 샀기 때문에 무기한의 추방령과 재산 압수령이 내려졌다. 그의 끝없는 유랑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단테는 유랑 생활 동안 트레비소, 파도바, 루카, 파리 등지를 배회하며 처참한 생활을 영위했다. 그동안 그의 눈에 비친 세상은 지극히 비정했고 탐욕과 악으로 가득 찬 것이었다.

단테는 네리파에 의해 장악된 피렌체에 돌아가지 못하였고, 2번의 비앙키파에 대한 일대 사면령이 내려질 때에도 단테의 이름은 속하지 못하였다. 특히 1315년의 사면령이 내려 졌을 때 단테도 자신의 죄를 인정하면 피렌체로 돌아갈 수 있었으나, 그는 명예롭지 못하다 여겨 수락하지 않고 오히려 네리파에 대한 비난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네리파는 분노를 품고 그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궐석 재판을 단행했다.

단테는 라벤나에 돌아가 구이도 노벨로Guido Novello의 비호를 받으며 『신곡』의 마지막 부분을 완성하는 데 전념했다. 그는 『신곡』이 출판되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영예롭게 피렌체에 귀환하는 것에 비견될 수 있다고 믿었다. 1321년 신곡의 마지막 부분인 「천국편」을 완성하고 피렌체에 돌아가지 못한 채 라벤나에서 56세의 나이로 한 많은 생을 마쳤다.


Ⅱ. 옮긴이 : 한형곤(韓炯坤)

한국외국어대학교와 동 대학원 그리고 이탈리아 로마대학교에서 이탈리아 문학을 전공하였다. 1972년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 교수로 봉직하면서 동대학교의 기획조정처장, 서양학대학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부총장 직무를 맡고 있다. 미국 델라웨어대학교의 교환교수를 역임하였다.

한국 펜클럽(PEN CLUB) 문학상, 이탈리아 자유 작가연맹 문학상, 이탈리아 라벤나시와 단테 학회(Societa' Dante Alighieri)에서 주는 단테문학상(Lauro Dantesco)과 금메달(Medaglia d' Oro)을 수상하였고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문화훈장 기사장을 서훈 받았다.

저서로는 『이탈리아 문학의 이해』, 『풀어쓴 단테의 신곡』, 『로마-똘레랑스의 제국』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몬탈레 선집』, 『데카메론』, 『명상록』, 『잃어버린 관계』등이 있다.


Ⅲ. 13C~14C의 이탈리아의 상황과 르네상스(Renaissance)

1. 이탈리아

이탈리아 반도의 지형은 그 지맥이 바다 끝까지 뻗어 있는 우뚝 솟은 아페니스 산맥으로 인하여 길이로 나뉘어 있어, 이탈리아는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들처럼 계곡과 평원으로 분리되어 있으며, 다른 지역을 왕래하는 일은 어려웠다.

이러한 지형은 지역적인 통합조차 가로 막았고, 지역마다 각기 다른 말투, 복식, 다양한 도량형을 낳았다. 또한 지역간의 군사활동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해 도시가 실제로 침략 당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피렌체를 포함한 이탈리아의 도시들은 로마 시대부터 형성된 경우가 많았다. 또한 중세 초기, 야만족의 침입으로 인한 사회적인 혼란에도 도시 형태는 어느정도 유지 되고 있었으며, 도시 질서를 유지시키는 법령도 끈질기게 이어져온 로마법의 형태로 남아 있었다. 특히 도시는 고유의 탄생신화를 갖고 있으며 그 이야기에는 늘 역사적으로 뛰어난 로마인이 등장한다. 피렌체의 경우에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티누스 대제의 신화가 전한다.

이탈리아 도시들은 제각기 독자적인 경제 기반을 지니고 있었다. 예를 들면 제노바와 베네치아는 해상무역을, 밀라노는 군사산업, 피렌체는 금융과 의류 그리고 국제무역을 바탕으로 했다. 피렌체에서 주조된 화폐 ‘플로린Florin’은 유럽의 표준 통화수단이 되었고, 피렌체 은행은 교황과 거래하였으며 유럽의 왕실에 돈을 빌려주었다.

이렇게 도시국가 피렌체는 경제적으로 부유해진 결과 도시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정계의 파벌싸움이 끊이지 않았고, 특히 십자군 원정의 실패로 인한 교회의 권위의 추락과 더불어 왕권(신성로마제국)의 강화 노력은 피렌체 뿐만 아니라 당시 유럽의 문화적 혼란을 야기시켰다.

2. 르네상스(Renaissance)

- 중세와 근세 사이(14∼16세기)에 서유럽 문명사에 나타난 역사 시기와 그 시대에 일어난 문화운동.

르네상스는 학문 또는 예술의 재생·부활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프랑스어의 renaissance, 이탈리아어의 rina scenza, rinascimento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다. 고대의 그리스·로마 문화를 이상으로 하여 이들을 부흥시킴으로써 새 문화를 창출해내려는 운동으로, 그 범위는 사상·문학·미술·건축 등 다방면에 걸친 것이었다.

5세기 로마 제국의 몰락과 함께 중세가 시작되었다고 보고 그때부터 르네상스에 이르기까지의 시기를 암흑시대, 인간성이 말살된 시대로 파악하고 고대의 부흥을 통하여 이 암흑시대를 극복하려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르네상스 사상의 기본요소는 F.페트라르카가 이미 설정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고대를 문화의 절정기로 보는 반면, 중세를 인간의 창조성이 철저히 무시된 ‘암흑시대’라고 봄으로써 문명의 재흥(再興)과 사회의 개선은 고전학문의 부흥을 통하여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단순한 라틴 학문의 부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들의 지적(知的) ·창조적 힘을 재흥시키려는 의도에서의 출발이다.

그러나 그 이후의 연구들은 이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하여 르네상스의 싹을 고대에서 구할 것이 아니라 중세에서 찾아야 하며, 르네상스를 근대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도 대두되고 있다.


Ⅳ. 『신곡』에 대하여

『신곡』의 원래 제목은 희극(Commedia, 혹은 희곡)이었다. 이것은 비극(Tragedia)에 상응하는 말이다. 단테가 이 책의 제목을 ‘희극’이라고 한 이유는 ‘슬픈시작’에 이어 ‘행복한 결말’에 이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튼 이 희극(Commedia)에 형용사 ‘신적인(Divina)'을 첨가한 사람은 보카치오이다. 이 작품이 취급하는 시재(詩材)의 숭고함과 고귀한 시형에 매료되어 이것이야 말로 단순한 희극(Commedia)이 아닌 신적인 희극(Divina Commedia)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단테에게 유랑 생활은 이 신곡을 완성하게 하는 체험을 만들어 주었다. 단테는 괴로움과 분노에 몸을 떨면서 역경을 헤쳐 나가야 했기 때문에 마침내는 하느님의 섭리를 소망하며 윤리적, 종교적, 정치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깊은 연구에 몰입하게 되었다.

결국 단테에게 『신곡』은 일차적으로 자신에게 전하는 교훈이고 이차적으로는 인류를 죄의식에서 해방시키고 영혼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게 하려는 심오한 의도가 깔려 있다. 단테는 인간들이 지옥에서 받고 있는 벌의 모든 양상과 연옥에서 죄를 정화하고 천국에 오르는 섭리를 깨닫게 하는 시적 귀결을 마련했던 것이다.

『신곡』이 착수된 것은 『향연』의 집필을 멈춘 1307년 쯤 이라고 대다수의 학자들이 말하고 있다. 그리하여 「지옥편」과 「연옥편」은 1314년 이전에 탈고했고 「천국편」은 1321년 그가 죽기 직전에 끝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곡』은 세편으로 나뉘어 있는데, 각 편마다 33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만 「지옥편」만이 이 작품의 서곡에 해당되는 부분이 있어 34곡이 된다. 이것을 모두 합하면 3편 100곡이다. 또한 모두가 3연체에 11음절로 구성되어 있다. 『신곡』에서 3이라는 숫자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3’은 기독교의 삼위일체(성부, 성자, 성령) 정신에 입각한 수이기 때문이다. 단테는 도한 10이나 그의 배수를 의미 있게 여기는데 이것은 ‘완전’을 뜻한다.

이 작품에서 ‘3’과 관련되어 있는 것을 보자면 우선 지옥편에서 벌 받고 있는 영혼들은 부절제, 폭력, 사기의 세 가지 순서에 따라 등장하고, 연옥편의 정죄하는 영혼들은 선과 악의 개념에 바탕을 둔 채 세 단계로 나뉘어져 있으며, 천국의 영혼들은 불완전한 영혼들, 활동적인 영혼들, 명상적인 영혼들로 나뉘어져 있다. 또한 지옥의 문지기, 연옥의 천사, 천국의 천사의 등급도 아홉 가지 이다.

단테가 『신곡』에서 보내는 시간은 일주일이다. 1300년 어느 달의 7일부터 14일까지로 부활주일 금요일부터 다음 목요일 사이에 벌어진 이야기이다. 책의 내용으로는 지옥에서 3일, 연옥에서 3일, 천국에서 하루의 시간이 소요된다.


Ⅴ. 『신곡』의 키워드 ‘베아트리체’와 ‘베르길리우스’

1. 베아트리체

베아트리체는 시인 단테의 영원한 여성이다. 그녀는 단테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선의 대변자이자 그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단테는 그녀를 평생에 걸쳐 단지 두 번 직접적으로 보았을 뿐이지만 두 번째의 만남에서 그녀가 던지는 인사는 단테에게 선과 행복 그리고 구원의 개념을 터득하게 하는 원천이 되었다.

그러므로 베아트리체는 단테에게 있어 ‘미, 덕, 지혜의 상징이고 영원한 여성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아름답고 새로운 천사이자 아직 인간화되지 않은 신성을 지녔으며 실현되지 않은 이성’인 것이다. 이러한 베아트리체의 개념은 작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단테가 올바른 길을 잃고 어둡고 거친 숲 속에서 무서운 세 마리의 짐승에게 위협 당하고 있을 때 나타나 그를 구해준 것은 베르길리우스이지만, 베르길리우스에게 그 뜻을 전달한 것은 베아트리체이다.

『신곡』에서 단테는 그녀를 통해서 하느님을 볼 수 있는 희망을 간직하게 되고, 단테가 세상에 돌아가서 보내게 될 남은 생애 동안 올바른 길을 다라 영위해 나갈 수 있는 고귀한 빛을 베아트리체로부터 받게 된다.

2. 베르길리우스

단테는 초라한 인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신곡』에서 사후의 세계를 여행하는데 있어 안내자가 필요하다. 이러한 안내자로 단테가 선택한 것은 베르길리우스이다. 베르길리우스는 단테의 생전에 모든 사람들이 흠모하던 위대한 시인이었으며 그의 서사시 『아에네이스』가 차지하는 문학적 가치가 아주 높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테도 그의 문학적 후광을 입어 자신의 작품은 물론 자신의 명성을 드높이려는 세속적인 욕망에서 베르길리우스를 안내자로 택했다는 것이다. 베르길리우스는 베아트리체의 명으로 단테를 지옥에서부터 연옥까지 안내를 하는 역할을 한다.


Ⅵ. 줄거리

- 지옥편(Inferno)

1300년의 봄, 어느 날 단테는 올바른 길을 잃고 어둡고 거친 숲속에서 헤매 인다. 이때 무서운 세 마리의 짐승이 단테 앞에 나타나 그를 위협하는데, 이때 천상의 베아트리체가 보낸 고대의 철인 ‘베르길리우스’가 그를 구원한다. 그리고 베르길리우스는 벌의 세계인 지옥과 회개하고 죄를 씻는 세계인 연옥을 거쳐 환희의 산으로 안내하겠다고 약속하고 단테를 사후의 세계로 안내하게 된다.

단테는 본격적인 지옥에 이르기 전에 지옥의 안뜰이라 하는 컴컴한 들녘에서 죽기 전에 ‘태만’의 죄를 지었던 사람들이 왕파리와 벌 떼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어서 카론이 지키고 있는 아케론 강이 나타난다. 이 강은 지옥문을 지나 바로 펼쳐지는 지옥 안뜰과 본 지옥을 구분하고 있는 강인데, 사람들이 죽을 때 지옥으로 갈 운명이면 바로 이 아케론 강에 떨어지게 되고 연옥에 갈 운명이면 테베레 강 어귀에 떨어지게 된다.

지옥은 크게 4개의 죄로 구분되어 있고, 죄의 정도에 따라 9개의 원으로 구분되어 죄인들이 벌 받고 있다.

제1원은 「림보」라 불리는 곳인데, 이곳은 지옥의 다른 원들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고통과 괴로움이 없는 림보에는 두 종류의 영혼들이 존재하는데, 하나는 그리스도의 세례를 받지 못한 채 죽은 어린이들의 영혼이고 또 하나는 그리스도 이전의 위대한 시인, 철인으로서 선행을 행한 자들의 영혼이다. 이들은 하느님을 알고자 갈망하지만 이 갈망은 영원히 실현될 수 없는 것이다.

제2원은 지옥의 심판자인 미노스가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미노스는 망령들의 죄를 심판하여 자신의 고리를 감는 횟수로 지옥의 몇 번째 원으로 보낼 것인지를 결정하는 자이다. 미노스에 의해 심판받은 영혼들 중 ‘애욕’의 죄를 범한 영혼들이 바로 이 제2원에 있게 된다. 제2원에서는 불에 타는 지옥의 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이곳에는 클레오파트라, 트로이의 헬레네, 파리스, 트리스탄 등을 볼 수 있다.

제3원은 차가운 억수같은 비가 영원히 쏟아지고 우박과 눈이 내리는 진흙투성이의 지역이다. 케르베로스가 흉측한 몰골을 한 채 죄인들을 벌주고 있으며, 이곳의 죄인들은 인간의 행복과 사회의 질서에 대항하는 가장 큰 원수인 ‘탐욕’의 죄를 지은 영혼들이다.

제4원은 괴물 플루톤이 ‘낭비와 인색’에 대한 죄를 지은 영혼들을 벌주고 있다. 이 원은 두 부분으로 갈라져 있는데, 인색한 수전노가 있는 오른쪽과 낭비벽이 심한 자들이 있는 왼쪽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들은 죽음 이후의 세계에서도 서로 알아보지 못하고 분별력이나 따뜻한 마음을 지니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죄인들이 살아 있었을 때 재물에 눈이 어두워 온갖 나쁜 짓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제5원은 분노의 죄인들이 ‘스틱스의 늪’에 잠겨 벌 받고 있다. 이들은 세상에 있을 때 교만하고 화내기를 즐겼기에 또 좋은 일이라곤 하나도 한 적이 없었기에 지금 스틱스의 늪에서 벌 받고 있는 것이다.

제6원은 성벽으로 둘러싸인 ‘디스’시이다. 이곳에서는 그리스도 이외의 존재를 섬겼던 이도교들이 불타고 있는 묘지 안에서 벌을 받는다. 그들은 살아 있을 때 그릇된 빛을 받으며 과오 속에서 살았기에 거기에 상응하는 벌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단테는 영혼 불멸설을 부정하는 에피쿠로스 학파의 영혼들을 만나는데, 그는 이들에게 시종일관 냉엄한 자세를 취한다.

제7원은 세 개의 둘레로 구분되어 있는데, 첫째 둘레에는 ‘이웃에게 폭력을 쓴 사람들’이 있고 둘째 둘레에는 ‘자살한 영혼들’, 셋째 둘레에는 ‘하느님께 포악했던 자’의 영혼들이 벌 받고 있다.

첫째 둘레의 이웃에게 포악했던 영혼들도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인간에게 포악한 폭군과 살인자 두 번째, 사물에 포악성을 나타낸 파괴자, 약탈자로 나뉜다. 이들은 플레제톤에 잠겨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이 죄인들의 머리 위로는 켄타우로스들이 활로 무장한 채 그들이 자신의 죄 값보다 더 머리를 높게 들어 플레제톤에서 나오게 되면 그들을 벌하고 있다.

둘째 둘레에는 자살한 영혼들이 가시나무의 기둥에 매달려 벌을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최후의 심판이 오더라도 그곳에 남아 있어야만 하는데, 이것은 하르피이아가 가시나무와 하나가 된 죄인들의 육신을 먹어치우기 때문에 최후의 심판일이 오더라도 그들은 자신의 육신을 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이미 자신의 육체를 직접 해하였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더욱 가혹한 형벌이 주어지는 것이다.

셋째 둘레에는 하느님께 포악했던 자들이 뜨거운 사막위에서 눈송이처럼 떨어지는 불꽃을 맞으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하느님께 포악했던 자들이란 하나님의 존재를 알면서도 하나님을 부정하고 모욕했던 자들이나, 하나님을 위한 성물들을 파괴한 자들이 벌 받고 있는 곳이다.

제8원에는 신뢰감을 깨뜨린자들의 영혼이 있다. 즉, 사랑을 기만한 자들인 위선자, 간음자, 마술사, 위조하는 사람, 도둑, 포주가 이러한 죄의 예라고 하겠다. 또한 8원은 열 개의 굴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굴속에는 각기 다른 죄를 지었던 사기꾼들이 있다. 처음 굴에서부터 ①타인을 유혹하였던 자(영원히 벌거벗은 채 달리고 있다), ②세상에 아첨했던 자(더러운 배설물 속에 잠겨있다), ③성직이나 성물을 매매한 자, ④점쟁이, ⑤탐관오리, ⑥위선자 ⑦도둑 ⑧사기를 일삼던 집정관들, ⑨정치적, 종교적 불화를 야기한 자들, ⑩위조범과 연금술사들이 모두 10개 굴에 나뉘어 자신이 저지를 죄의 대가를 치루고 있는 것이다.

제9원에는 은인을 배신한 자들이 벌 받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마왕 ‘루시페르’가 ‘유다’, ‘브루투스’, ‘카시우스’를 자신의 입에 물고 있다. 브루투스와 카시우스는 카이사르를 암살한 죄로써 유다는 예수를 배반한 죄로써 지옥의 최하층인 제9원에서 벌 받고 있는 것이다.

최악의 죄인으로서 카이사르를 암살한 자들이 꼽힌 이유는 단테의 사상에서 비롯된다. 단테는 로마교회와 로마제국이 각각 그 범위 내에서 절대의 권력을 보유하고 각각 신에게서 받은 사명을 다하며 서로 이끌고 서로 나란히 감으로써 비로소 인류의 행복은 빛을 발해 하나는 천상의 낙원 하나는 지상의 낙원을 이룰 수 있다고 하였으니, 당연히 카이사르를 암살한 그들은 최악의 죄인이 된 것이다.

- 연옥편(Purgatorio)

이곳은 정죄와 희망의 왕국이다. 앞서 본 지옥편과는 달리 이곳의 공기는 아주 맑고 하늘엔 별들이 총총히 박혀 감미로운 빛으로 빛나고 있다. 테레베강의 어귀에서 많은 영혼들이 그들의 죄를 회개하기 위해 카토의 배를 기다리고 있다. 카토는 카이사르에게 항복하지 않고 공화국의 자유가 장말에 이르는 것을 지켜보며 자결함으로써 치욕을 모면했던 인물로 중세에 이르도록 자유의 규범으로 여겨졌다.

연옥 입구에는 악 속에서 살다가 죽을 무렵에 가서야 회개하고 구원받은 영혼들이 있다. 이 지역은 두 개의 비탈로 구분되어 있다. 첫째 비탈에는 신앙심이 없는 생활을 하다가 죽기 전에 뉘우친 자들이 연옥에 들어가기에 앞서 자신의 신앙심이 없는 삶의 삼십 배의 시간을 정죄하고 있고, 둘째 비탈에 회개에 태만했던 영혼들이 자신들의 인생만큼 이곳에서 정죄를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단테가 본격적으로 연옥을 여행하기 전에 그의 이마에 일곱 개의 P자를 새겨 준다. 이 P자는 연옥의 일곱 권역에서 정죄해야 하는 주요한 죄를 상징한다. 즉 오만, 질투, 분노, 태만, 인색과 낭비, 탐욕, 애욕의 죄인데, 구역을 차례로 지나면서 이 죄들과 함게 단테의 이마에 새겨진 P자도 하나씩 없어진다. 이 모든 죄를 씻어 구원받은 영혼들이 지상낙원으로 오르게 되는 것이다.

제1권역 세상의 일에 일에 너무 정신을 쏟다가 자신과 친지들을 향한 의무를 소홀히 한 교만의 죄인들이 정죄하는 곳이다. 교만의 죄인이란 하느님을 신뢰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이나 자신이 선택한 수단을 더 신뢰하는 자를 가리킨다. 그리스도는 조상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는다고 하는 자, 사회적 지위나 도덕적 행위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는다고 하는 자들을 비난하고 있다.

제2권역 질투의 죄인들이 질투심을 덜어내기 위해 눈을 철사로 꿰맨 채 수도사들이 고행을 할 때 입었던 굵은 털옷을 걸치고 고행하고 있다. 여기에서 질투의 대표자로 자신의 동생을 죽인 ‘카인’의 “누구든 나를 만나는 자, 나를 죽이라!”라는 목소리를 듣게 된다. 2권역에서는 자비의 천사가 정죄하는 사람들을 이끌고 있다.

제3권역 분노의 죄인들이 정죄하는 곳이다. 분노로 인해 세상이 부패하게 되고 이러한 분노의 원인은 인간이 신이 주신 자유의지를 잘못 남용하여 생기게 된 것이다.

제4권역에서는 태만의 죄가 씻어진다. 창조주가 만든 모든 피조물들은 사랑을 간직하고 있지만 그 피조물들은 자신의 사랑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기도 하고 남을 사랑하는데 게으르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 태만에 대한 정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제5권역 인색한 영혼들이 정죄하고 있다. 인색한 자들은 세상에서 하늘을 쳐다볼 겨를 없이 항상 땅만을 움켜쥐고 있었기에 5권역에서 항상 엎드려서 “내 영혼이 땅바닥에 붙었도다.”라고 외치며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있다. 단테는 악덕 중에서 인색함에 대해 가장 큰 분노를 느끼고 ‘인색함’에 대해 저주를 퍼붓는다.

제6권역 탐식의 영혼들이 벌 받는 곳이다. 탐식의 망령들이 기아와 갈증으로 자신의 죄를 뉘우치도록 되어 있다. 이곳에는 열매와 맑은 물이 흐르고 있는데 탐식의 죄를 지은 영혼들은 이것을 먹지 못하고 그 고통으로 인해 여위어 있다.

제7권역 애욕의 죄를 지은 영혼들이 있다. 애욕의 죄를 지은 영혼들은 서로 마주보며 걸어가고 있는데, 서로 만나면 멈추지는 않으나 다정하게 입 맞추고 헤어지면서 애욕의 예들을 소리 높여 소개한다. 한 무리는 소돔과 고모라의 예를, 도 한 무리는 파시파에의 예를 들며 그 두무리는 서로 다른 반대방향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노래 부르고 또 정숙의 예를 든다.

이렇게 제7권역까지 여행을 마친 단테일행은 물의 근원인 ‘망각의 강=레테’을 건너면서 자신들의 죄를 씻고 또다른 강인 ‘에오누에’를 건너면서 선행의 기억을 새로이 하여 천국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이때 단테를 안내하여 연옥까지의 길잡이가 되어준 베르길리우스는 떠나고 ‘베아트리체’가 단테의 앞에 나타나 천국으로의 여행을 인도하게 된다.

- 천국편(Paradiso)

천국은 빛과 춤과 노래, 완전한 환희와 완전한 덕이 있는 왕국이다. 천국의 축복받은 영혼들은 본래 모두 ‘정화천’에 있지만, 단테가 도착하자 그에게 축복의 여러 계층을 알려주기 위하여 각각 그들에게 적합한 지역으로 내려와 그를 맞이한다. 천국에도 ‘월천(月天)’을 비롯한 9개의 하늘이 존재한다. 하지만 앞서 본 지옥과 연옥과는 다르게 이곳에 있는 자들은 모두 똑같은 하늘의 축복을 받고 있다.

아홉 개의 하늘이 지구를 축으로 하여 돌고 있는데, 이 하늘들엔 천사들이 존재한다. 위로부터 아래로 등급에 따라 세라피니(원동천), 케루비니(항성천), 트로니(토성천), 도미나치오니(목성천), 비르투디(화성천), 포데스타디(태양천), 프린치파티(금성천), 아르칸젤리(수성천), 안젤리(월천)가 있다.

『신곡』의 천체관은 중세 교회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지구를 중심으로 하늘이 돌고 있다. 그래서 가장 안쪽의 하늘은 천천히 돌고 가장 바깥쪽의 하늘은 빠르게 돌게 된다. 때문에 가장 느리게 돌고 있는 하늘인 달의 하늘, 월천에는 하느님께 행한 서원을 이루지 못한 영혼들이 반사된 영상처럼 나타나 있다. 그들은 불완전한 영혼들이므로 월천에 모여 있지만, 활동적인 영혼들은 하나의 하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둘째에서 여섯째 하늘에 널리 퍼져 있다. 둘째와 셋째 하늘에 절제, 넷째 하늘엔 지혜, 다섯째 하늘엔 힘, 여섯째 하늘에 정의를 뜻하는 천사들이 있다. 명상적인 영혼들은 일곱째 하늘에 있다.

둘째 하늘인 수성천에는 자신의 명성을 남기기 위해서 선을 행했던 영혼들이 있는데, 그들은 환희에 겨워 노래하고 춤추는 빛살의 형체를 하고 있다. 영혼들이 찬란한 빛을 내는 것은 셋째 하늘 이후부터이다. 천국의 영혼들은 정화천에 이르러서야 인간의 모습을 다시 취할 수 있고 그 이전에는 빛 속에 가려져 있는 것이다.

셋째 하늘인 금성천에는 나중에 하느님께 향하게 될 인간적인 사랑을 느꼈던 영혼들이 축복받고 있다. 그들은 이제 조금 바른 속도로 움직이면서 노래를 부르는 빛들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들은 또 하느님을 인식할수록 더더욱 사랑의 열기에 사이고 신비로운 환희를 갖는다.

넷째 하늘인 태양천에서는 지혜로운 영혼들이 단테와 베아트리체 주위에 두 개의 원을 이루고서 춤을 춘다. 그 뒤에 이어지는 화성, 목성, 토성의 하늘들에 있는 영혼들은 상징적인 형상만을 띠고 있다.

다섯째 하늘인 화성천에는 신앙을 위해 전투하는 영혼들이 거대한 십자가 모양을 만들고 잇는데, 그 안에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셨다가 사라지곤 한다. 여섯째 하늘은 목성천에는 의로운 영혼들이 노래를 부르며 정의와 제국의 상징인 독수리 모양을 만들고 있으며 일곱째 하늘인 토성천에는 명상적인 영혼들이 금으로 된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을 조용히 오르내린다.

여덟째 하늘인 항상천에서 단테는 그리스도의 사도들로부터 신학적인 질문을 받는다. 즉 믿음, 소망, 사랑 등에 관해 시험을 치르는 것이다. 그 후 그는 그리스도의 승리가 승천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원동천인 아홉째 하늘에서 단테는 아득히 멀리 자리 잡고 있는 한 점을 보는데, 그 점은 곧 하느님을 상징한다. 바로 이 점에 하늘과 모든 자연이 예속되어 있으며 그 주위에는 하늘을 움직이는 천사들의 아홉 합창대가 하느님의 의지에 따라 돌고 있다.

단테는 활동적 삶과 명상적 삶의 모든 것을 두루 살펴본 후 최고의 하늘이라 할 정화천에 이른다. 이것은 모든 지복자(至福者)들의 진정한 보금자리이고 여기서 단테는 하얀 장미꽃 모양을 만들고 있는 지복자(至福者)들을 보며 삼위일체의 신비를 깨닫고 ‘해와 별들을 움직이시는 사랑’이신 하느님을 관상하게 된다. 결국 단테는 가장 완전한 평화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Ⅶ. 『신곡』의 아름다운 문장

* 지옥편의 제5곡 中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의 대화

상냥한 마음엔 재빨리 타오르는 사랑이,
아름다운 내 육체로 그를 사로잡았으니
난 몸을 앗겼고 아직도 그 일이 날 괴롭히오.
사랑하는 누구에게도 사랑을 허용치 않던 사랑이
그 아름다움으로 그리도 강렬히 날 사로잡았으니
나 아직 그대 보시듯이 그걸 포기 못하고 있소.
사랑은 우리를 똑같은 죽음으로 이끌더이다.

Amor, ch'al cor gentil ratto s'apprende,
prese costui della bella persona
che mi fu totta; e'l modo ancor m'offende.
Amor, ch'a nullo amato amar perdona,
mi prese del costui piacer siforte,
che, come vedi, ancor non m'abbandona.
Amor condusse noi ad una morte:

* 지옥편의 제5곡 中

-단테가 프란체스카에게 옛일을 묻자 프란체스카의 대답

처참할 때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는 것보다 더큰 고통은 없다오.
Nessun maggior dolore che ricordarsi del tempo felice nella miseria;

*『신생』에서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읊조린 시

나의 여인은 지극히 온화하고 성스러워
사람들에게 웃음을 띠어 인사할 땐
혀마다 부들부들 떨며 굳어지고
눈 들어 쳐다볼 수 없다네,
칭송을 들으면서도 소박하게
단장한 채 걸어가는 그녀,
지상에서 기적을 보이려
천상에서 내려왔는가.
바라보는 이의 가슴에 감미를 주는
그녀, 기쁨에 넘친 듯 보이기에,
그 감미를 맛보려 하지 않는 자 터득 못하네.
그녀의 입술 언저리에
사랑으로 가득 찬 숭엄한 영혼이 움직이는 듯하며
사람에게 속삭이듯 말하네, 한숨지어라!


자료정리:홍상호 ohon35@hanmail.net
 출처: SPR 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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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토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