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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소개

리처드 도킨스 (Richard Dawkins)는 1941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수학하고, 노벨상을 받은 동물행동학자인 니코 틴버겐(N. Tinbergen)의 제자로 일찍부터 사람들이 예상을 뒤엎는 아이디어를 발표해 왔다. 그는 1971년 <네이처Nature>지에 방법 패턴과 기억 메커니즘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상천외한 발상과 아이디어를 발표하여 전문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저서로 <확장된 표현형 The Extended Phenotype>, <눈 먼 시계공 The Blind Watchmaker>, <에덴 밖의 강 River Out of Eden>, <풀리는 무지개 Unweaving the Rainbow>등이 있으며, 우리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자로서 토머스 헉슬리 (T. Huxley)를 잇는 다윈의 신봉자이다.
도킨스는 동물 행동학에 정통할 뿐만 아니라 분자 생물학, 집단 유전학, 발생학 등의 인접 분야와 고전문학, 시 등의 일반교양 그리고 수많은 사회 현상에 이르기까지 지식의 폭이 넓다. <이기적 유전자>에서 대담하고도 섬세한 이론을 무리 없이 전개함으로써 완벽한 이론가의 면모를 보인 그는 완전무결한 슈퍼스타임에 틀림없다.


2. 다윈의 진화론

1) 자연선택론

자연도태(自然淘汰)라고도 한다. 맬서스(Thomas Malthus)의 저서 "인구론"을 보면, "모든 종은 대단한 생식력을 갖고 있어서, 기아나 병에 의해 억제되지 않는 한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자연의 실제에서는 태어난 개체가 모두 생존하지는 못하고 소수의 개체만이 생존하므로, 개체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 않고 평형 상태에 이른다."라는 말이 있다. 다윈은 이를 바탕으로 하여 "환경(자연)은 개체들 중에서 환경에 적합하고 우수한 개체를 선택하여 번식이 가능하게 하고, 열등한 개체들은 도태시킨다."는 가설을 내세웠다. 이 가설이 바로 다윈이 주장한 진화론의 핵심인 자연 선택이다.

    다윈의 진화론에 의하면, 모든 생물의 진화는 자연 선택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자연 선택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가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 변이는 대부분의 개체군에서 생겨난다.
- 변이 중에는 자손에게 유전되는 것도 있다.
- 모든 개체군은 생존에 필요한 수보다 훨씬 많은 자손을 낳는다.
- 환경에 적응하는 개체가 그렇지 못한 개체보다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고, 훨씬 더 많은 자손을 남긴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다음과 같이 자연 선택을 설명하고 있다.

“생존 경쟁은 변이에 대해 어떻게 작용하는 것일까? 인위 선택의 원리가 자연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까? 나는 자연 선택이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어떤 변이가 일어난다면, 다른 개체에 비해서 생존과 출산에서 매우 불리한 변이체는 엄격히 소멸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이렇게 유리한(적합한) 변이체는 보존되고 불리한 변이체는 도태되는 것을 나는 자연 선택이라고 한다.”

얼룩나방(Peppered Moth)의 예를 들어보자. 얼룩나방의 한 종류는 흰 색인데 검은 반점이 있으며, 다른 한 종류는 검은 색이다. 이 나방의 몸 색은 한 쌍의 대립 유전자에 의해 발현이 조절되는데, 검은 색 나방 유전자가 우성이다. 검은 색 나방은 18세기에는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산업 혁명 초기(1840년경)에 도시 지역에서 나타나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공업 지역에서는 검은 색 나방의 수가 흰 색 나방의 수를 훨씬 웃돌았다. 이렇게 검은 색 나방이 증가하게 된 이유는, 도시 지역이나 공업 지역에서 석탄이 연소하면서 생기는 검댕에 의한 오염으로 나무줄기에 붙어사는 지의류가 죽고 나무줄기는 대신 검댕으로 뒤덮이게 되었다. 나방은 낮에 주로 나무줄기에 붙어 있는데, 검은 나무줄기에서 흰 색 나방은 상대적으로 새에게 잘 띄어 많이 잡아 먹혀 줄어들게 되고, 검은 색 나방은 눈에 잘 띄지 않아서 살아남아 자손을 많이 남겼기 때문이다.
    이 예는 자연 선택이 나방의 몸 색깔이라고 하는 한 가지 형질에 작용한 경우이다. 자연 선택이 이렇게 한 가지의 형질에 작용하는 경우에는 진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자연 선택이 여러 가지 유전 형질에 대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진화는 매우 천천히 이루어지게 된다.


3. 본문 소개

제 1장 사람은 왜 존재하는가?

사람과 기타 모든 동물은 유전자에 의해 창조된 기계에 불과하다. 성공한 시카고의 갱단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유전자는 치열한 경쟁 세계에서 때로는 몇 백만 년이나 생을 계속해 왔다. 성공한 유전자에 기대되는 특징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정한 이기주의’라는 것이다.

① 이기주의와 이타주의

자연 선택의 과정을 보면 자연 선택에 의해 진화되어 온 것은 무엇이든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비비, 인간, 그리고 기타 모든 생물의 행동을 보면 이 행동이 이기적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기적 행동에는 ‘행복’은 ‘생존의 기회’로 정의된다. 비록 실제의 생사 가능성의 효과가 극히 적고 무시해도 될 것처럼 보여도 다윈 이론의 현대적 설명의 놀라운 결과 가운데 하나는 생존 가능성에 대한 사소한 작용이 진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용은 영향력을 인식 시키는데 필요한 시간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타주의와 이기주의의 정의가 주관적인 것이 아닌 행동적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행위의 결과가 가상 이타행위자의 생존 가능성을 낮추고 동시에 가상 수익자의 생존 가능성을 높여 주는 것을 이타행위로 정의한다.

② 그룹 선택설

진화는 자연 선택에 의해 진행되고 자연 선택은 ‘최적자’의 차별적 생존이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최적자’의 단위란 개체일까, 품종일까, 종일까? 아니면 다른 무엇일까?
각 개체가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하여 희생할 수 있는 종 내지는 종내 개체군과 같은 집단은 각 개체가 자기 자신의 이기적 이익을 우선으로 추구하는 다른 경쟁자 집단보다 아마도 절멸의 위험이 적을 것이다. 따라서 세계는 자기희생을 치르는 개체로 이루어진 집단이 대부분 점령하게 된다. 이것이 '그룹선택설 Theory of group selection' 이다. 이와 다른 전통적 학설에는 ‘개체 선택 individual selection'이 있다.
 
③ 반역자

그룹 선택설에 대한 ‘개체 선택론자의 답은 다음과 같다. 이타주의자의 집단 중에는 어떤 희생도 감수하기를 거부하는 소수파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다른 이타주의자를 이용하려고 하는 이런 이기적인 반역자가 한 개체라고 있으면 그 개체는 아마도 다른 개체보다 생존의 기회와 새끼를 낳는 기회가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 새끼는 각각 이기적인 특성을 이어받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또한 여러 세대의 자연 선택을 거치고 나면, 이 ’이타적 집단‘에는 이기적인 개체가 만연해 이기적 집단과 구별이 어렵게 될 것이다.
개체 선택론자는 집단도 사멸한다는 것을 인정하여 어떤 집단의 개체들이 선견지명이 있다면, 그 개체들은 결국 이기적 욕망을 억제하고 집단 전체의 붕괴를 막는 것이 자기들의 최대 이익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며, 이를 인정할 것이다. 집단의 멸종은 개체 간 경쟁의 민첩한 치고 찌르기의 한 과정에 비유된다.

제 2장 자기 복제자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라는 다윈의 학설을 납득할 수 있는 것은 단순한 것이 복잡한 것으로 변할 수 있는 방법, 즉 무질서한 원자가 스스로 더 복잡한 패턴을 이루어 인간을 만들어 낸 방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윈의 ‘최적자 생존’은 실제로 ‘안정자 생존’이라는 보다 더 일반적인 법칙의 특수한 예이다. 세계는 안정된 것들로 유지된다. 안정된 것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을 만큼 지속적이거나 보편적인 원자 집단이다. 원자들은 서로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결합하여 많든 적든 간에 안정된 분자를 형성한다. 현재 생물은 매우 복잡한 큰 분자들로 구성되며 그 복잡성에는 몇 개의 단계가 있다. 우리의 혈액 중의 헤모글로빈은 전형적인 단백질 분자이다. 그것은 아미노산이라는 더 작은 분자의 사슬로 되어 있으며, 각 아미노산에는 정확한 패턴으로 배열된 수십 개의 원자가 함유되어 있다. 헤모글로빈은 오늘날 볼 수 있는 분자이고 원자가 안정된 패턴으로 되려는 경향이 있다는 원칙을 설명한다. 최초 형태의 자연 선택은 단순히 안정된 것을 선택하고 불안정한 것을 배제하는 것이다.

① 생명의 기원과 자기 복제자

생명 탄생 이전의 지구상에는 어떤 화학 원료가 풍부했을까? 확실하지는 않지만 타당성이 있는 것들 가운데 물, 이산화탄소, 메탄, 암모니아 등 태양계의 적어도 몇 개의 행성에 있다고 알려진 단순한 화합물이 있다. 최근 생명 탄생 이전의 지구의 화학적 상태를 본뜬 실내 실험에서 퓨린purine 이라든가 피리미딘pyrimidine이라고 하는 유기물이 생성됐다. 이것들은 유전자 물질 DNA 자체의 구성요소이다. 30~40억 년 전에 이들 유기물들은 아마도 해안 부근의 말라붙은 물거품이나 떠 있는 작은 물방울 속에서 국부적으로 농축되었을 것이다. 그것들은 다시 태양으로부터 자외선과 같은 에너지의 영향을 받아 결합하여 더 큰 분자가 되었다.

② 자기 복제자

때로는 특히 놀랄만한 분자가 우연히 생겼다. 이것을 자기 복제자라고 부르기로 하자. 자기 복제자는 반드시 최대의 분자도 아니고 가장 복잡한 분자도 아니었으나 스스로의 복제물을 만든다는 놀라운 특성을 가졌다. 그리고 그것이 여러 가지 종류의 구성 요소 분자의 복잡한 사슬로 된 하나의 큰 분자라고 하자. 이 자기 복제자 주변에는 작은 구성 요소가 떠다니고 있다. 이제 각 구성 요소는 자기와 같은 종류에 대하여 친화성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이러한 경우 어떤 구성요소는 자기 복제자의 일부분으로 자기가 친화성을 갖고 있는 부분과 만나게 되면 분명 들러붙으려고 할 것이다. 더 복잡하게 생각해 보면, 각 구성 요소가 동종이 아닌 어떤 특정한 다른 종류와 상호 친화성을 갖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안정성’이 갑자기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이다.

③ 복제의 오류

복제 과정은 완벽하지 않다. 즉 오류가 생길 수 있다. 생물학적인 자기 복제자에게서 볼 수 있는 엉뚱한 복제는 진정한 의미의 개량을 불러일으키고, 어떤 오류가 생기는 것은 생명 진화의 진행을 위해서 필수적이다. 최초의 자기 복제자가 실제로 어떻게 해서 자기의 사본을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이처럼 복제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고 그것이 확대되면서, 모두 똑같은 복제자의 개체군이 아닌 ‘선조’는 같으나 형태를 달리한 몇 개의 ‘변종 자기 복제자’의 개체군으로 채워졌다. 어떤 형태는 본래 다른 종류보다 안정됐거나 어떤 분자는 일단 만들어지면 다른 것보다 분해가 어려웠을 것이다. 이러한 형태는 수프 속에서 비교적 수효가 많았을 것이다. 장수의 성질을 갖는 자기 복제자는 다시 그 수를 늘리는 경향이 있었을 것이고, 다른 조건이 같다고 할 때 분자의 개체군에는 한층 더 오래 살아남는 쪽으로 ‘진화하는 경향’이 있었을 것이다.

④ 생존 경쟁

자기 복제자의 변종 간에도 생존 경쟁이 있었다. 자기 복제자는 스스로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었고 그 때문에 고민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잘못된 복사나 경쟁 상대의 안정성을 감소시키거나 새롭고 더 높은 수준의 안정성을 갖게 하는 복제 오류는 모두 자동적으로 보존되고 증가했다. 안정성을 증가시켜 경쟁 상대의 안정성을 감소시키는 방법은 점점 교묘해지고 효과적으로 되어 갔다. 그 중에는 상대 변종의 분자를 화학적으로 파괴하는 방법을 ‘발견하여’ 방출된 구성요소를 자기의 복사 제조에 이용하는 개체도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하여 최초의 살아 있는 세포가 나타나게 된 것이 아닐까? 자기 복제자는 단순히 존재하는 것만이 아니라 스스로의 용기, 즉 계속 존재하기 위해 운반체까지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살아남은 자기 복제자는 자기가 사는 ‘생존 기계survival machine’를 축조하였다.
오늘날 자기 복제자는 외부로부터 차단된 로봇 속에 안전하게 거대한 집단으로 떼 지어 살면서, 복잡한 간접 경로를 통해서 외계와 연락하고 원격 조정기로 외계를 조작하고 있다. 이제 그것들은 유전자라는 이름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며, 우리는 그것들의 생존기계이다.

제 3장 불멸의 코일

생존기계는 종류에 따라 그 외형이나 체내 기관이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그것의 기본적인 화학 조성은 오히려 균일하다. 특히 그들이 갖고 있는 자기 복제자, 즉 유전자는 박테리아에서 코끼리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으로 모두 동일한 종류의 분자이다.

① DNA의 구성단위

DNA 분자는 뉴클레오티드nucleotide라고 불리는 소형 분자를 구성단위로 하는 긴 사슬이다. 뉴클레오티드를 구성하는 단위는 단지 네 종류밖에 없다. 그 이름은 A, T, C, G 이다. 이것들은 여러 동식물에서 동일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들이 연결되는 순서이다.
DNA는 우리의 몸속에서 살고 있다. 그것은 각 세포에 분포해 있는데 한 인간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 수는 평균 약 10의 15제곱 개이다. 예외적인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들 세포 모두에는 그 사람 신체의 완전한 DNA사본이 포함되어 있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빌딩의 모든 방에 그 빌딩 전체의 설계도를 넣어 둔 ‘책장’이 있는 것과도 같다. 세포 내의 이 책장은 핵이라고 불린다. 인간의 설계도는 46권이나 되며 이 수는 종에 따라 다르다. 우리는 각 ‘권’을 유전자라고 부른다. DNA의 지령은 자연 선택에 의해 조립되어 온 것이므로 물론 ‘건축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② 유전자는 불사신이다.

유전자는 자기의 목적에 따라 자기의 방법으로 몸을 조절하며, 몸이 노쇠하거나 죽음에 이르기 전에 죽을 운명에 있는 그들의 몸을 차례로 포기해 버림으로써 세대를 거치면서 몸에서 몸으로 옮겨간다. 유성생식을 하는 종은 개체가 자연 선택의 중요한 단위로서 자격을 얻기에 지나치게 크고 수명이 짧은 유전단위이다. 유성생식은 자기 복제가 아니다. 개체군이 다른 개체군에 의해 오염되듯이 한 개체의 자손은 성적 파트너에 의해 오염된다. 염색체 또한 트럼프 놀이의 카드처럼 즉시 섞이고 곧바로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섞인 카드 자체는 살아남는다. 바로 이 카드가 유전자이다.
유전자는 많은 사본 형태로 존재하는 장수의 자기 복제자이다. 그러나 무한 장수하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는 자연 선택의 의미 있는 단위로서 그 기능이 잠재적으로 오래 존속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긴’ 염색체의 한 조각으로 정의된다.
‘충분히 긴’ 기간이라고 하는 것은 정확하게 어느 정도의 기간을 뜻하는 것일까? 그것은 자연 선택의 ‘압력’이 얼마나 강한가에 달려있다. 즉 열세로 생각되는 유전 단위가 우세 대립 유전자보다 얼마만큼 쉽게 소멸하는가에 달려있다.

제 4장 유전자 기계
 
오늘날 식물로 불리는 생존 기계의 주요한 갈래는 생존 기계 스스로가 직접 햇빛을 사용해 단순한 분자에서 복잡한 분자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동물이라고 불리는 또 하나의 갈래는 식물을 먹든지 다른 동물을 먹든지 하여 식물의 화학적 노동을 가로채는 방법을 발견했다. 생존 기계의 두 갈래는 다양한 생활 방법으로 자기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더욱 교묘한 책략을 발달시켜 끊임없이 새로운 생활 방법을 개발해 갔다.

③ 유전자- 생존 기계 행동 제어

유전자는 스스로가 직접 인형을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의 프로그램 작성자처럼 간접적으로 자기의 생존 기계의 행동을 제어한다. 그것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미리 생존 기계의 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그 후에 생존 기계는 완전히 독립하게 되며 유전자는 그 속에서 그저 수동적인 상태가 된다. 유전자들은 왜 그렇게 수동적이 될까? 그 이유는 시간적 지연 문제 때문이다.
유전자는 단백질 합성을 제어하는 일을 통해서 작용한다. 이것은 세계를 조종하는 강력한 방법인데 그 속도는 매우 느리다. 배embryo를 만드는 데는 인내를 갖고 몇 개월 동안 단백질의 끈을 조작해야만 한다. 반면에 행동의 특징으로 중요한 점은 빠르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전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 신속히 작동하는 컴퓨터를 조립하여 ‘예측’할 수 있는,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가능성을 대처하기 위한 규칙과 ‘충고’를 사전에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미리 최선의 대책을 강구해 두는 것뿐이다.

④ 유전자는 프로그램 작성자의 우두머리이다.

유전자는 프로그램 작성자의 우두머리이고 자기의 생명을 위해 프로그램을 만든다. 그리고 생존 기계와 생존 기계를 위해 의사 결정을 하는 뇌의 최우선 순위는 개체의 생존과 번식이다. 이 ‘군체’ 내의 모든 유전자는 이 우선 순위에 합의 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동물은 먹이를 찾기 위하여 먼 길을 나서고, 자기가 잡혀 먹히지 않기 위하여, 나쁜 기후 조건에서 몸을 지키기 위하여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것은 대체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부를 수 있는 행동이다.
한 생존 기계가 다른 생존 기계의 행동 또는 신경계의 상태에 영향을 끼칠 때 그 생존 기계는 그의 상대와 커뮤니케이션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개가 꼬리치는 동작이나 털을 세우는 행동, 침팬지의 이빨을 내보이는 행동, 인간의 몸짓이나 말씨 등 생존 기계의 수많은 동작은 다른 생존 기계의 행동에 영향을 주어 간접적으로 자기의 유전자 번영을 증진시킨다. 동물 행동학자의 전통적인 이야기에 의하면 커뮤니케이션 신호는 송신자와 수신자 쌍방이 서로 이익을 얻도록 진화한다고 한다.

제 5장 공격-안정성과 이기적 기계

생존 기계에게 논리적 방책은 자기의 경쟁자를 죽여서 가능하면 먹어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사실 한 동물학자는 동물의 싸움, 즉 ‘공격’은 억제 가능한 신사적인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동물의 싸움이 복싱이나 펜싱의 규칙처럼 규칙에 따라 싸우는 형식을 갖춘 시합이라는 것이다.
동물들이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기 종의 경쟁자를 죽이는데 전력을 다하지 않는 것은 왜일까? 일반적인 답은 철저한 싸움꾼에게는 이익과 동시에 손실이 있고, 더욱이 그것은 시간과 에너지의 손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B, C 경쟁자가 있고 이 둘 역시 서로 경쟁을 한다. 만약 내가 B를 죽이면 잠재적으로 C의 경쟁자 하나를 제거해 이익을 주는 것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B를 살려 두는 편이 낫다. 그렇게 하면 그는 C와 다투거나 싸울 것이고 결국 나에게는 간접적으로 이익이 될 것이다.

① 유전자의 손익 계산

싸울 것인가 싸우지 않을 것인가의 결단에 앞서 무의식적으로라도 복잡한 ‘손익계산’이 앞서야 한다. 그리고 싸우는 동안 그 싸움을 확대시키느냐 진정시키느냐 하는 전술적 결단에는 각각의 손실과 이득이 있다. 행동학자 메이나드 스미스J. Maynard Smith는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evolutionarily stable strategy, ESS’를 제창했다. ‘전략’이라는 것은 미리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행동 방침이다. 전략의 일례를 들어 보면 “상대를 공격하라. 그가 도망치면 쫓아가고 응수해 오면 도망쳐라.” 이러한 전략의 중요한 점은 개체가 의식적으로 고안해 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여기서 동물을 근육을 제어하는 미리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컴퓨터를 갖는 로봇 생존 기계라고 생각해 온 것을 상기하기 바란다.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 즉 ESS는 개체군의 대부분의 구성원이 일단 그 전략을 수용하면 그것을 다른 대체 전략에 의해 능가할 수 없는 전략이라고 정의된다.

② 매파와 비둘기파

어떤 종의 개체군에는 두 종류의 싸움 전략밖에 없고, 그 이름을 매파형과 비둘기파형이라고 하자. 매파의 개체는 가급적 항상 맹렬히 힘차게 싸우고 심하게 다쳤을 때가 아니면 굴복하지 않는다. 비둘기파의 개체는 그저 품위 있는 정통적 방법으로 위협을 줄 뿐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는다.
싸우는 양쪽에게 ‘점수’를 주기로 한다. 예컨대 승자에게는 50점, 패자에게는 0점, 중상자에게는 -100점, 장기전에 의한 시간 낭비에는 -10점의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들 점수는 유전자의 생존이라는 통화로 직접 환원된다고 보아도 좋다. 높은 점수를 얻은 개체, 즉 높은 평균 득점을 받는 개체는 유전자 풀 속에 다수의 유전자를 남기는 개체이다.
매파가 비둘기파와 싸울 때 상대를 이기거나 지는 것을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매파형 전략과 비둘기파 전략 중 어느 것이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ESS)인가 하는 것이다.

전원 비둘기파인 개체군이 있다고 하자. 그들은 싸워도 다치지 않는다. 다툼은 아마도 긴 의식적인 시합이 될 것이다. 이 때 승자는 50점을 얻지만, 노려보는데 긴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10점의 점수가 깎이므로 결국 40점이 된다. 패자 역시 시간을 낭비했으므로 10점이 깎인다. 비둘기파의 개체는 모두 다툼의 반은 이기고 반은 지는 것으로 할 때 싸움 당 그의 득점은 +40과 -10을 평균하여 +15점이다.
그런데 이 개체군에 매파형의 돌연변이 개체가 나타났다고 가정해 보자. 돌연변이 개체는 여기서 유일한 매파이고 비둘기파를 확실히 이기므로 그는 모든 싸움에서 +50점을 기록하게 된다. 그 결과 매파의 유전자는 그 개체군 내에 급속히 퍼질 것이다. 극단적인 예를 들면 개체군 전체가 매파로 됐을 때, 이번에는 모든 싸움이 매파끼리의 싸움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매파끼리 부딪히면 패자는 -100점이 되는 반면, 승자는 50점을 얻는다. 매파 개체군의 각 개체는 싸움의 반은 이기고 반은 진다고 할 때 싸움 당 평균 득점은 -25점이 된다. 여기서 매파의 개체군 내에 비둘기파가 한 개체가 있다고 하면 싸움은 패하지만 결코 부상당하지 않으므로 개체군 내에서 평균 득점은 0점이다. 따라서 비둘기파의 유전자는 그 개체군 내에 퍼지는 경향이 있다.
마치 개체군 내에 끊임없는 진동이 있는 것처럼 생각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디에나 매파와 비둘기파의 안정된 비율이 존재한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임의의 득점 시스템으로 계산해 보면, 안정된 비율은 비둘기파가 5/12, 매파가 7/12인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안정된 비율이 되면 매파의 평균 득점과 비둘기파의 평균득점은 같아진다.

제 6장 유전자의 친족 관계

이기적 유전자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은 유전자 풀 속에 그 수를 증대시키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유전자가 다수의 개체 내에 동시에 존재하는 분산된 존재라고 하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핵심은 유전자가 남의 몸속에 앉아 있는 자기 복제까지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개체의 이타주의로 나타나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전자의 이기주의에서 생겨난 것이다.

① 개체는 생명 보험자이다.

공인회계사 유추를 확장해 볼 때 개체는 생명 보험자라고 생각된다. 그는 다른 개체와 자기와의 근친도를 고려하고, 또 보험업자 자신의 ‘평균 여명’과 그 개체의 것을 비교해 보아 그 개체가 ‘좋은 피보험자’인지 아닌지를 고려한다. 엄밀히 말하면 평균 여명이라기보다는 ‘번식 기대치’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며, 더 엄밀하게는 ‘장래 기대에서의 자기의 유전자를 이롭게 할 일반적인 능력’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예상할 수 있는 모든 결과를 고려하여 어려운 결정을 행할 때, 사람은 컴퓨터가 하고 있는 것과 기능적으로 똑같은 대규모의 ‘가중합계’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행동 패턴의 순이익 = (자기 이익) - (자기 위험) + (형제의 이익 1/2) - (형제의 위험 1/2) + (또 다른 형제의 이익 1/2) - (또 다른 형제의 위험 1/2) + (사촌의 이익 1/8) - (사촌의 위험 1/8) + (자식의 이익 1/2) - (자식의 위험 1/2) + 등등
그 합계 결과는 그 행동의 패턴의 ‘순이익 득점net benefit score’이라고 하는 수치이다. 다음에 그 모델 동물은 레퍼토리 속에 들어 있는 자기의 택일적 행동 패턴들의 레퍼토리의 각각에 대해 같은 식으로 합계를 구한다. 최후에 그 동물은 순이익이 최대로 되는 행동 패턴을 선택하여 실행한다.

제 7장 가족계획

① 새끼 수 조절

어떤 종류의 새든 그 종에게 특유한 한 둥지의 크기를 갖는 경향이 있다. 바다오리는 한 번에 1개의 알을 품고, 제비는 3개, 박새는 6개 또는 그 이상의 알을 품는다. 생태학자 랙David Rack에 따르면 개체가 한 둥지의 알 수를 조절하는 이유는 집단을 위한 자원을 과잉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기의 살아남는 새끼 수를 실제로 최대화하기 위해 그들은 산아 제한을 실행하는 것이다.
새끼를 키우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우선 알을 만들기 위해 어미 새는 대량의 먹이와 에너지를 투자해야만 한다. 그리고 어미 새는 애 낳기와 애 키우기 사이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한 마리의 어미 새 또는 한 쌍의 짝이 구할 수 있는 먹이와 자원의 총량이 그들이 키울 수 있는 새끼 수를 결정하는 제한 요인이 된다.

② 합리적 출산

새끼를 과다 출산하는 개체가 불리하게 되는 이유는 개체군 전체가 그 때문에 절멸해 버리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그들의 새끼 중에 살아남는 수가 적기 때문이다. 과잉 산란 유전자는 이것들을 지닌 새끼들 중 소수만이 성체에 달하므로 다음 세대에 전달되는 일이 없다. 

제 8장 세대간의 싸움

① 부모의 투자

부모의 투자는 ‘한 아이에 대한 부모의 투자로서 그 아이의 생존 확률(그 때문에 번식에 성공할 확률)은 증가시키면서 동시에 다른 아이에 대한 부모의 투자 능력을 희생시키는 모든 것’으로 정의된다. 예컨대 한 아이가 모유의 일부를 마셔 버리면 모유의 소비량은 칼로리 단위로 측정되는 것이 아닌 이것에 의해 다른 형제가 입는 손해의 단위로 측정된다.

② 편애에는 유전적 근거가 없다.

지금까지는 공평한 투자 정책에 대한 것이었는데, 이제 새끼에 대해 불공평한 투자가 어미에게 득이 되는가 하는 문제에 관심을 가져보자. 어떤 어미가 자식을 편애하는가에 관해서는 유전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이 문제의 해답이다. 그녀의 아이에 대한 유전적 근친도는 모든 아이들에 대해서 1/2로 같기 때문이다. 즉 어미의 가장 효율적인 전략은 자식들의 번식 연령까지 양육해 낼 가장 많은 아이들에 대해 ‘공평한’ 투자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새끼에 대한 어미의 투자 경향이 새끼의 연령에 따라 어떤 영향을 받는가에 관해 몇 가지 예측이 가능하다. 우선 만일 어미가 어느 한편의 새끼의 생명만 구하고, 구조를 못 받은 새끼는 죽일 수밖에 없는 양자택일을 하도록 되어 있다면 어미는 나이 먹은 새끼를 구하려고 할 것이다. 나이든 새끼가 죽는 것과 어리고 작은 새끼가 죽는 것을 비교하면 잃어버릴 부모의 투자는 전자 쪽이 더 많기 때문이다. 한편 어미가 직면한 선택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새끼의 생사를 가늠할 정도로 엄격하지 않을 때에는 어린 새끼에게 원조를 많이 하는 것이 안전하다.

③ 세대간의 싸움

동물 개체라는 것이 마치 유전자의 보존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는 생존 기계로 보기 때문에 우리는 부모와 자식간의 다툼, 즉 세대간의 싸움을 논할 수 있다. 이것은 양쪽 모두가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전개하는 섬세한 싸움이다. 자식들은 부모를 속일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그들은 실제 이상으로 배고픈 척하거나 실제보다 어리광을 부리거나 실제 이상의 위험에 처한 것처럼 보이려고 할 것이다. 부모를 물리적으로 위협하기에는 자신이 너무 무력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들에게는 허위, 위장, 이기적 이용 등 자유로이 쓸 수 있는 심리적인 무기가 있다. 그들은 그것에 의해 혈연자가 받는 불이익이 유전적 근친도가 허용할 수 있는 한도에 달하는 아슬아슬한 선까지 그러한 모든 심리적 무기를 구사한다. 

제 9장 암수의 다툼

① 성 전략

서로 혈연관계가 없는 배우자 사이의 다툼은 부모 자식간 싸움보다 더욱 격렬하다. 배우자가 공유하고 있는 것이라면 같은 자식에 대해 서로 똑같이 50%의 유전자를 투자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그들의 자식들에게 투자한 각각 다른 50%의 유전자의 복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 협력하여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양족 모두에게 어느 정도 유리한 셈이 된다. 그러나 만일 배우자의 한쪽이 각각의 자식에 대해 공평한 할당량 보다 적게 주고 도망칠 수 있다면 그 배우자에게는 유리하다. 왜냐하면 이 때문에 다른 배우자를 얻어 새로운 새끼를 낳는 쪽으로 투자를 증가시켜 자기 유전자를 보다 많은 자손에게 전하기 때문이다. 주로 수컷이 그와 같은 습성을 나타낸다.
암컷은 수컷에 비해 불리하다. 왜냐하면 암컷은 대형이고 영양을 많이 가진 난자의 형태로 처음부터 수컷보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미는 이 때문에 수태를 할 때 이미 어느 자식에 대해서도 아비보다 더 깊은 정성을 쏟는다. 이 자식이 죽을 경우 어미는 아비보다 많은 것을 잃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죽은 자식 대신에 장래에 새로운 자식을 하나 키운다 해도 잃은 자식과 같은 단계까지 그것을 키우기 위해 어미가 투자해야 할 량은 아비의 투자량보다 많을 것이다.

② 버림받은 암컷의 행동

어미로서 가장 유리한 행동은 다른 수컷을 속여서 그에게 자기의 자식을 친자라고 여기도록 하여 입양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자연 선택은 새로운 암컷을 취한 직후, 잠재적인 의붓자식은 모두 죽여 버리는 방법을 취하는 수컷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것은 소위 ‘Bruce 효과’로 설명될 수 있다. 이 효과는 쥐에서 알려진 것으로 수컷이 분비하는 어떤 화학 물질을 임신 중의 암컷이 맡으면 유산을 일으킬 수 있다는 현상이다.
다른 방법은 암컷과의 교미에 앞서 수컷은 암컷에게 긴 구애 기간을 강요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수컷은 다른 수컷이 암컷에게 접근하는 것을 금하고, 또한 암컷의 도망을 저지한다. 이런 방법으로 수컷은 암컷이 뱃속에 의붓자식을 배고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수태 직후의 상황이라면 어미는 새끼를 유산하고 빨리 새로운 배우자를 찾는 것이 암컷에게 유리할지 모른다. 새끼가 충분히 컷을 때는 끝까지 참고 단독으로 아이를 키워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제 10장 내 등을 긁어 다오. 나는 네 등을 타고 괴롭히겠다.

① 집단 형성이 주는 이점

많은 동물들은 집단생활의 경향을 갖는다. 집단생활의 이점으로서 가장 많이 제안되는 것은 포식자에게 먹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지배적이다. 피식자 개체는 포식자에게 제일 가까운 위치에 있는 것을 피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만일 포식자가 숲 속에 숨어 있다가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자기 모습을 나타낸다면 이 경우에도 개개의 피식자 개체는 포식자에게 가장 가까이 있게 될 확률을 최소화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피식자는 무리의 가장 자리에 위치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개개의 개체는 이기적 충동에 이끌려서 다른 개체의 중간 위치를 비집고 들어와 자기의 위험 영역을 좁히려고 시도할 것이다. 그 결과 바로 집단이 형성되어 그것이 점점 밀집화될 것이다.

② 벌목의 성 결정 시스템

개미류, 꿀벌류, 장수말벌 류 등을 포함하는 그룹을 벌목이라고 한다. 이 종류의 곤충은 매우 특이한 성 결정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벌목의 전형적인 집에는 성숙한 여왕이 한 마리밖에 없다. 여왕은 젊어서 결혼 비행을 한 번하고, 그 때에 저장한 정자로 나머지 전 생애동안 애 낳기를 할 수 있다. 이 기간에 암놈은 정자를 일정량씩 방출하여 수란관을 통과하는 알을 수정시킨다. 그러나 수정되지 않고 발육시키면 수놈으로 된다. 그러므로 수놈의  모든 세포 중에는 한 조의 염색체밖에 포함되지 않는다. 벌목에서는 같은 부모로부터 유래하는 자매간의 근친도는 보통의 유성생식 동물의 1/2 이 아니라 3/4 가 된다.
어떤 암놈이 일벌레가 되느냐 여왕이 되느냐는 유전자가 아닌 어떻게 자랐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특히 어떤 먹이를 받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유전자가 주목하는 한 배embryo의 상태에 있는 암놈은 3:1의 성비를 ‘바라는’ 일벌레가 되든지 아니면 1:1의 성비를 바라는 여왕이 되도록 운명 지어져 있다.
만약 한 유전자가 여왕의 몸에 들어 있다면 그 유전자는 그 여왕의 몸이 번식 능력이 있는 아들과 딸에게 1:1의 비로 투자를 실시할 때 최대의 효율로 증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똑같은 유전자가 일벌의 몸에 들어 있다면 그 유전자는 그 일벌의 어미에게 수놈보다 암놈을 많이 만들도록 영향을 주어 자기의 증식을 최대한 할 수 있다.
실제로 동물학자들인 많은 종류의 개미를 가지고 그것을 테스트했다. 문제의 성비는 수놈의 번식충 대 암놈의 번식충의 비율이다. 그들은 20종의 개미를 재료로 하여 암수의 번식충에 대한 투자량의 비로 나타내는 성비를 추정하였다. 암수 각각에 대한 ‘투자랑’에 적응된다. 결과적으로 일개미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하여 현장을 파악하고 있다는 이론에서 예측되는 암수의 비 3:1에 납득이 갈 만큼 잘 일치됨을 발견하였다.

제 11장 밈(Meme)-새로운 자기 복제자

인간에 관한 특이성은 대개 문화라고 하는 하나의 말로 요약된다. 기본적으로는 보수적이면서도 어떤 형태의 진화를 일으키게 할 수 있는 점에서 문화적 전달은 유전적 전달과 유사하다. 언어는 비유전적 수단에 의해 ‘진화’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게다가 속도는 유전적 진화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① 인간의 스프-문화

신종 자기 복제자가 등장했다. 새로이 등장한 자기 복제자에게도 문화 전달의 단위 또는 모방의 단위라는 개념을 함축하고 있는 명사의 이름이 필요하다. 모방에 알맞은 그리스어의 어근은 ‘mimeme’에서 ‘gene’과 발음이 유사한 '밈meme'을 따왔다. 유전자가 유전자 풀 내에서 번식하는데 정자나 난자를 운반체로 하여 몸에서 몸으로 뛰어넘는 것과 같이 밈이 밈 풀 내에서 번식할 때에는 넓은 의미로 모방이라고 할 수 있는 과정을 매개로 하여 뇌에서 뇌로 건너다니는 것이다.

② 밈과 유전자의 유사점

유전자를 의식을 가진 목적 지향적인 존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유전자는 맹목적인 자연 선택의 작용에 의해 마치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는 존재인 것처럼 만들어져 있다. 또한 목적의식을 전제로 유전자를 설명하는 편이 이해가 빠를 듯하다. 예컨대 “유전자는 장래의 유전자 풀 속에서 자기의 사본 수를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표현한 경우, 실제의 의미는 “우리가 자연계에서 볼 수 있는 유전자가 나타내는 효과는 장래의 유전자 풀 속에서 자기의 수를 증가시키려고 행동할 것 같은 유전자이다.”라는 것을 뜻한다. 자기의 생존을 위해 목적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능동적인 존재로서 유전자를 생각하는 것이 편리했던 것처럼 밈에 관해서도 똑같이 생각하면 편리할지 모른다.

③ 밈의 긍정적인 면

우리가 사후에 남길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이다. 즉 유전자와 밈이다. 우리는 유전자를 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전자 기계이다. 유전자 자체는 불멸일지 몰라도 우리 각자 자신의 유전자 집합은 붕괴될 운명에 있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세계 문화에 무언가 기여할 수 있다면, 예컨대 좋은 의견을 내거나, 음악을 작곡하거나, 점화 플러그를 발명하거나 하면 우리의 유전자가 공통의 유전자 풀 속에 용해되어 버린 후에도 온전히 생존할지도 모른다. 
모방에 유전적 유리함이 있다면 확실히 도움이 되겠지만 그런 유리함의 존재를 가정할 필요는 없다. 유일하게 필요한 것은 뇌에 모방 능력이 있어야 된다는 것뿐이다. 그런 다음에 밈은 그 능력을 완전무결하게 이용하면서 진화해 나갈 것이다.

제 12장 마음씨 좋은 놈이 일등 한다.

① 관용

‘관용’ 전략은 보복하는 일을 있으나 단기의 기억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된 나쁜 일은 바로 잊어버린다. ‘당하면 갚는다.’는 하나의 관용 전략이다. 배신자에 대해 즉시 한대 때려서 갚고 그 후에는 과거를 씻은 듯 잊는다.
‘당하면 갚는다.’보나 더 관대할 수도 있다. ‘두 발에 한 발 갚는다.’는 전략은 적이 연거푸 두 번 배신하는 것을 용납하고 나서 보복한다. 이것은 지나치게 도량이 넓다고 생각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토너먼트에 ‘두 발에 한 발 갚기’를 제안했었다면 그것이 승리를 거두었을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그것이 상호 보복의 연속 회피하는 데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제 13장 유전자의 긴 팔

이기적 유전자라는 생명관이 우주의 어떤 장소에 있는 생물에게도 적용되는 하나의 생명관이라고 주장한다. 모든 생명의 근본단위인 원동력은 자기 복제자이다. 우주에서 자신의 사본을 만들 수 있는 자는 어떤 것이든지 자기 복제자이다. 그러나 어떤 복제 과정도 완전하지 않으며 자기 복제자들의 집단은 서로가 다른 몇 개의 변이를 품게 된다. 이 같은 변이의 어떤 것은 자기 복제의 능력을 잃어서 그들 자신이 소멸할 때 그 변종도 아울러 소멸하고 만다. 다른 변이는 아직 복제를 할 수는 있으나 효율이 나쁠 수 있다.  
좋은 자기 복제자가 되기 위한 더욱 세련된 방법이 서서히 발견되어 간다. 자기 복제자는 자기 고유의 성질 때문만이 아니라 세계에 대하여 그것이 가져오는 결과 덕분에 살아남는다.

생물 물질을 개별 운반자 속에 이처럼 포장해 넣는 것은 현저히 뚜렷한 모습이기 때문에, 생물학자가 이 세상에 등장하여 생물에 관한 물음을 시작했을 때 그들의 물음은 대부분 운반자, 즉 생물 개체에 관한 것이었다. 생물학자의 의식에 의하면 생물 개체가 먼저 등장하였고, 자기 복제자는 생물 개체가 쓰는 장치의 일부로 인정했다. 우리 스스로를 명심시키는 하나의 방법은 오늘에 있어서까지도 한 유전자의 효과가 반드시 모두 그것이 위치하는 개체의 몸속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말해 사실상 유전자는 개체의 체벽을 통과하여 바깥 세계에 있는 대상을 조작한다. 대상의 일부는 생명이 없는 것이고, 또 어떤 것은 다른 생물이며, 어떤 것은 매우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 세계 속에 있는 하나의 대상물은 여러 생물 개체 속에 위치하는 여러 유전자로부터 오는 영향력의 그물이 집중하는 중심인 것이다. 유전자의 긴 팔에는 뚜렷한 경계가 없다. 모든 세계에는 멀리 또는 가깝게 유전자와 확장된 효과를 연계하는 인과의 화살이 종횡으로 교차하고 있다. 


자료정리:이진희 likethewell@hanmail.net
출처: SPR 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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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토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