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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 소개

- 한스 페터 마르틴 (HANS-PETER MARTIN)

1957년생. 법학 박사. 오스트리아 브레킨츠 출생. 빈에서 대학을 다녔고, 1986년 이후 유명 시사주간지 <슈피겔> 편집위원을 역임했다. 남미 지역 통신원을 거쳐 현재는 빈과 프라하에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야간 작업조>, 공저로는 <건강한 삶과 쓴 알약>등이 있다.

- 하랄트 슈만 (HARALD SCHUMANN)

1957년생. 공학 석사. 독일 카셀출생. 독일 마부르크와 베를린에서 공부했고, 1986년 이후 <슈피겔>베를린 지사에 근무 중이며, 저서로는 <먹거리와 세계의 굶주림>등이 있다.

두 사람은 10년 전부터 경제의 세계화, 환경, 정치 등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함께 많은 글을 쓰고 있다.


2. 내용 소개

제 1장. <20대 80의 사회>
 
- 세계의 지배자들이 새 시대를 열기 위해 정신없이 돌아다닌다. -
 
1995년 9월말, 미국의 페어몬트 호텔에 모여 국제회의를 열고 있는 세계적인 실용주의자들은 인류의 미래를 한마디로 표현한다. 그것은 <20대 80의 사회>라는 말과 ‘티티테인먼트’라는 말이다.
<20대 80의 사회>라는 말은 21C에는 노동 가능한 인구 중에서 20%만 있어도 세계경제를 유지하는 데 별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이는 “밥을 먹을 수 있느냐, 아니면 먹히느냐”의 문제이다. 그리고 ‘티티테인먼트’는 즐기는 것을 뜻하는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와 엄마 젖을 뜻하는 미국 속어 ‘티쯔(tits)'를 합친 말이다. 다시 말해 기막힌 오락물과 적당한 먹을거리의 절묘한 결합을 통해서 이 세상의 좌절한 사람들을 기분 나쁘지 않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페어몬트 호텔에서 진지한 토론을 벌이는 세계적인 실용주의자들은 대체로 우리가 21C의 새로운 문명으로 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계의 경영자들과 학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그 문명의 방향은 오히려 전 근대적인 시대로 거꾸로 가고 있다. <20대 80의 사회>에서는 사회로부터 배척된 80%의 사람들이 약간의 오락물과 먹을거리에 만족하며 조용히 살아야만 한다.

“진짜배기 폭풍”

이제 전 세계적으로 실업의 위기가 닥치고 있다. 세계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세계화야 말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낸다고 떠들어댄다. 하지만 선진국의 다국적 기업들은 외국으로 나가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기보다는, 이미 있던 기업들을 인수하고 경영합리화를 통해 그 나라의 시장을 점령하느라 일하는 사람의 수만 줄이고 있다. 이제 자본이 추구하고 있는 새로운 국제주의, 세계화 운동은 모든 나라들의 경계선은 물론이요, 각 나라에서 예전부터 내려오던 사회질서들을 하루아침에 허물어뜨리고 있다. 지멘스사 사장 피어러는 “이제 세계적 경쟁의 바람은 폭풍으로 변했다. 진짜배기 폭풍이 우리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라고 했다. 피어러 사장처럼 새로운 세계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세계화란 끊임없는 기술의 발전과 지칠 줄 모르는 경제성장의 결과이며, 이건 지극히 당연한 자연적인 과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범지구적인 경제의 통합은 절대로 자연적인 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자본가들에 의해서 목적의식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각 나라의 정부와 의회가 온갖 협정서, 법률이나 결정 등을 통해서 자본과 상품이 국경선을 넘어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도록 장애물을 없애는 데 노력해 온 결과이다.

덫에 걸린 민주주의

세계 경제가 범지구적으로 통합되는 세계화 과정에 반드시 따라 다니는 ‘신자유주의’라는 이론이 있다. 그 기본적 주장은 시장은 좋은 것이고, 국가의 개입은 나쁘다는 것이다. 이 정책기조의 핵심은 국가에 의한 감독보다는 탈규제화, 무역과 자본 이동의 자유화, 공공기업의 민영화이다. 이 이론은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한 싸움에 동원되었고 소련과 동구권에서의 일당 독재체제 붕괴에 영향을 주었다. 소련이나 동구권에서 새로이 자본주의 노동시장에 편입하게 된 사람들은 갑자기 엄청난 혜택을 입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문제가 심각하다. 이른바 터보-자본주의는 역설적이게도 자기 자신의 생존 근거를 철저히 파괴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맹목적 효율성 경쟁과 임금 인하를 기초로 진행되는 범지구적 경쟁 과정은 전 세계적으로 불합리성만 만들어낼 뿐이다.

제2장. 온 세상이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

- 세계화라는 무거운 짐과 범지구적 분열 -

도처에 디즈니 세상이 열리다.
 
이제 지구촌 사람들은 마음만 먹으면 모두 똑같은 범지구적 생활방식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수백 개의 인공위성이 지구촌 방방곡곡에 전파를 쏘고 있어 세상은 많이 좁아졌다. 그 결과 옛날과 달리 지구촌 사람들은 서로 다른 지역에 대해 별로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인간은 드디어 마음만 잘 먹으면 인류 역사상 최초로 하나의 공통된 생활방식을 영위할 수 있다는 꿈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해변의 별장과 같은 호화로운 생활과 높은 복지가 결합된 그런 유복한 생활은 앞으로 그 어느 누구도 꿈꾸지 못할 것이다.

재미없고 요란하기만 한 ‘스크리치 문화’에 대한 엄청난 갈망

영상매체 시장이 국경선을 넘어 확장되면 될수록 세계시장은 그만큼 좁아진다. 그 결과 범 지구화된 단조로운 미국식 문화가 일률적으로 전 세계 문화를 휩쓸게 된다. 이를 ‘스크리치 문화’라고 한다. ‘갈증’이라는 인간적 욕구를 코카콜라에 대한 갈망으로 전환시켜 내는 과정이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완성 중에 있는 것이다. 대도시의 한복판의 거리 곳곳은 온통 캘빈 클라인이나 코닥, 루이뷔통 등의 광고문구로 뒤덮여 있다. 사람들의 생각도 무수한 상품들처럼 항상 영화 포스터나 유행하는 음악들을 따라서 지속적으로 만들어 진다. 이와 같은 ‘상품의 세계화 (소수 몇 가지 유명 품목으로 전 세계가 동화되는 현상)’는 각 나라 고유의 문화적 생산물들을 파괴시켜 나간다.

도시의 시대

범지구적 기동력은 뭔가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듯하다.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세계의 모습을 밝혀주는 등불이라도 되는 것처럼 보인다. 전자통신망과 디지털 위성 전화망이 지구 곳곳을 더욱 긴밀히 연결해줄 것이다. 그리하여 대도시군들이 약 30개 정도 형성되어 지구의 모습은 지금과는 상당히 다르게 변할 것이다. 이른바 도시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제 세계화, 지구화의 속도는 엄청나게 빨라져 감히 어느 누구도 쉽게 따라가기가 힘들다.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의 개막식을 무려 35억의 ‘세계 시민들’이 동시에 지켜보았으니, TV 중계 역사상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연결된 적은 없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제아무리 권투 선수들의 주먹이 자주 오간들, 제아무리 스포츠 경기가 전 세계적으로 똑같은 내용을 보여준다 한들, 지구촌 사람들끼리 인간적으로 매우 친밀하게 교류하거나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일은 엄두도 못 낼 지경이다. 매스컴 속에서 느끼는 가까움이나 동시성은 결코 실제의 현실 속에서 문화적인 결속력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더더군다나 현실의 지구 전역에서 경제적인 평준화는 거의 불가능하다.

하나의 세계가 무너진다.

이제 ‘도시’라는 복잡한 기계가 고도의 기술적 장치들을 갖추고 고압적인 자세로 사람들을 대하는 분위기는 어느새 전 지구촌에 널리 퍼졌다. 선진국은 후진국에 대한 지원금마저도 중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세계 각국은 이웃 나라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 속에서 오직 자기 나라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10여개의 나라가 새로이 등장했다. 나라와 나라사이가 아닌 각 나라의 집단사이에서 분쟁이 일어나 독립을 했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냉전시대처럼 사회 이데올로기적 갈등이나 체제 갈등이 아니라, 다양한 문명들 사이에 생기는 종교적, 문화적 분쟁들이 우리의 미래를 규정짓게 될 것이다.

우리 스스로가 적이다.

범지구화, 세계화의 시대가 도래 했다. 이제 인류의 절대다수한테는 지위 상승이나 복지보다는, 추락과 생태계 파괴, 문화적 퇴보가 일상의 생활과정에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현실화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발전소들이 건설되고 자동차 문화가 지배하게 되면서 에너지 측면에서도 생태계 균형은 철저히 파괴되어 버렸다. 그래서 세계 각국들은 1992년 리우회의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노라고 맹세했다. 하지만 이런 맹세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소비량은 늘어만 가고 있는 추세이다. 그 결과로 기후의 이상 변동, 해수면 상승 등 수많은 자연재해가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파괴되는 생태계 문제를 도외시 한 채 오로지 경제성장만을 추구한 결과이다. 이제는 생태계 측면에서도 20대 80의 사회가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때묻지 않은 건강한 자연식품은 점점 비싸지고 있어서 단지 20%의 소수만이 그것을 사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의 생태 친화적 재건설에 있어 1차적 책임은 선진 자본주의 나라의 자본가 및 그 동조자들한테 있다. 지금까지 전해 내려온 경제발전 모델로부터 기꺼이 이탈하는 것이 결코 불행으로 가는 비참한 행진이 아니라 오히려 행복의 새로운 길로 가는 지름길이다. 버트란트 슈나이더의 말대로 오늘날 우리를 위협하는 것은 더 이상 우리 외부의 그 어떤 형체를 가진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 자신인 것이다.

밀이 세계적 권력의 원천이 되다.

지금 전 세계에 곡물 위기의 바람이 불어 닥치고 있다. 이미 1995년에만도 밀, 쌀, 옥수수, 그리고 그 이외 여러 가지 곡식의 생산량이 지난 20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1996년에는 세계 곡식 창고에 전 인류가 49일 정도를 버틸 수 있는 재고만이 쌓여 있었다. 이는 곡물 생산 관련 자료들이 경제계에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분쟁까지도 초래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앞으로 식량 분야에서도 미국이 세계의 권력을 장악하게 될 것임을 증명한다. 다시 말해서 앞으로는 식량이 정치적인 압력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 3장. 세계 금융 시장의 독재

- 수천억의 이윤 사냥 -

미셸 캉드쉬는 최고의 권력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국제 통화 기금(IMF)의 총재로서, 세계 각국의 정부가 자국의 부채를 제대로 갚지 못하거나 경제위기를 더 이상 독자적으로 돌파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외국 금융시장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마다 그들은 캉드쉬를 찾아와 두 손 모아 비는 비참한 신세가 된다. 그러던 1995년 1월 30일, IMF의 총재는 몸서리치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그 문제란 50년 동안 전례 없이 큰 금융대출을, 통상적인 절차나 내규를 무시하고 아무런 조건이나 계약도 없이, 그리고 부자 나라들의 동의도 얻지 않고 해주어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의 그렇게 위세당당하고 권위에 넘치던 모습은 어디가고 단지 하나의 꼭두각시 정도로 변해 버린 것이다.

‘페소화 구출’ 대작전

멕시코 정부의 자국 화폐가 7년 만에 평가절하하게 되자 멕시코 국내에 있던 투자가들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가들도 멕시코 은행에서 돈을 빼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페소화는 가치가 무려 30%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미국 빌 클린턴 행정부의 중요한 프로젝트 중의 하나인 멕시코 경제 안정화 정책이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에 미국 정부는 멕시코 정부와의 긴 협상 끝에 4백억 달러를 신용대출 해주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조치는 사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시키고 말았다. 클린턴은 IMF 총재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다. 이에 캉드쉬 총재는 IMF의 모든 규정들을 무시한 채 자기의 밥줄을 걸고 또 자기 조직의 유구한 명예를 걸고 177억 달러를 멕시코에 대출해 주기로 약속했다. 멕시코 구제금융은 두 얼굴을 하고 있다. 하나는 경제사적으로도 가장 대담한 위기돌파책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부유한 소수를 위해 다수의 혈세납부자들이 치러야 했던 가장 뻔뻔스런 날강도 사건이라는 것이다. 바로 이렇게 멕시코 위기 속에서 ‘세계화’ 시대의 새로운 세계 질서가 과연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를 비교적 명백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 이 새로운 세계 질서는 다름 아니라 국제 금융 시장이라는 ‘폭력’이다.

1분 만에 1억 달러를 벌다.

범세계화가 진행 될수록 국가들 사이의 금융정책적인 연결고리가 강해진다. 이 연결고리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각국은 경쟁적으로 이자수익 등에 대한 세율을 낮추고자 하며, 국가 지출을 가능한 한 줄이고자 하고, 결국은 사회보장 등 사회적 형평성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된다. 이는 한마디로, 세계적 차원에서 부의 분배를 아래로부터 위로 향하게 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면 강한 자본에게 최적의 조건을 제공해 주는 나라나 정부(기관)는 국제금융시장으로부터 일종의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반대로 이러한 약육강식의 정글 법칙을 방해하고자 하는 정부는 심각한 벌을 받게 된다.

국경 바깥의 무정부주의

자본 운동의 세계화와 더불어 국경 통제가 제거되면서(규제완화), 자본 운동은 일종의 불운한 자기 동력을 발전시키게 되었다. 즉, 민족 국가의 주권은 체계적으로 의미를 잃어버리게 되었으며, 그 결과 상당히 오래 전부터 거의 무정부적인 분위기가 팽배하게 되었다. 세계 금융 시스템에서 이른바 ‘먼 바다(국경 밖 공해公海) 금융기지’만큼 국가에 적대적인 경향을 극적으로 잘 드러내주는 것은 없을 것이다. 이곳은 ‘세금 오아시스’라고 불릴 정도로 국제적인 탈세 범죄의 새로운 중심가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먼 바다 금융기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정치적인 집단들과 연결되어 돌아가기 보다는 오히려 거의 노골적으로 또는 거의 공식적으로 정치적인 후원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들 정치가들은 이러한 먼 바다 금융기지를 묵인할 뿐만 아니라 적극 보호해 주고 있으며 가능한 한 그 국민주권의 행사를 최대한 자제하려고 애쓴다.

제 4장. 늑대의 법칙

- 끊임없는 고용불안과 새로운 다국적 기업 -

포드사는 두 개의 거대한 지역단위로 오래된 지사들을 통합했다. 그 결과 수백만 달러와 수천 명에 이르는 고급의 값비싼 경영자와 엔지니어, 그리고 판매원의 일을 절약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모든 대형 은행들은 현재 전화를 통한 업무로 구조를 혁신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장차 지점의 급격한 축소를 초래할 것이다. 산업에서 산업, 직업에서 직업으로 하나의 ‘혁명’이 세계 노동계를 휘어 감고 있다. 이제 사무직 영역에서도 일자리 상실에 대한 두려움은 이미 시작 되었고 이는 과거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되었던 업계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경영자문회사의 한 연구원은 이렇게 말한다. “10년 이내에 은행 업계에선 모든 노동자의 절반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한 명의 스위스인 대신 세 명의 인도인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는 인도로부터 낮은 임금으로 전문가들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 절약계획에 두뇌쇼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많은 회사들이 자료처리 공정의 중요한 부분을 직접 인도로 옮겼다. 이를 위해 뉴델리 정부는 기업들에게 10개의 특별구역에서 온도 및 습도 조절 장치가 딸린 거대 실험실에서부터 인공위성 연결 장치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전체 기간시설을 공짜로 제공했다. 몇 년 만에 인도는 전자도시로서 명성을 얻게 됨과 동시에 엄청난 이득을 챙겼다. 하지만 이제 인도의 정보 노동자들한테도 또다시 보다 더 싼 경쟁자들이 들이닥치고 있다. 하지만 컴퓨터 산업에서 저임금 노동자의 존재는 그나마 일시적인 현상이다. 완성된 소프트웨어 변조와 새로운 프로그램 언어들은 금방 거의 모든 노동자의 일자리를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

세계 시장을 위한 수백만의 희생자들

경제적, 사회적 변동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광범위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일자리 소멸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20대 80의 사회>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경제를 뛰어넘는 경제의 통합은 결코 자연법칙이나 대안 없이 돌출 되는 기술진보에서 자동적으로 결과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수십 년 간 의도적으로 관철된,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서방 선진국 정부의 경제 전략적 정책의 결과이다.

자유무역을 통한 복리증진 : 깨진 약속

오늘날까지도 자유무역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국경을 넘나드는 무제한적인 상품무역이 모든 참가자들에게 이익이 되고, 모든 국가들의 복리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자유무역을 통한 복리의 증진’이라는 말은 자본 투자자들과 콘체른 매니저들한테는 아직 타당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한테 고용되어 일하는 사무직원들과 생산직원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급증하고 있는 실업자들에게는 이 계산이 더 이상 맞지 않다. 이른바 진보라고 여겨지던 것이 정반대로 뒤집어진 것이다.

미국모델 : 일용직 노동자로의 후퇴

미국 사회는 결코 전보다 가난하지 않다. 사실상 미국인이 지금보다 더 많은 재화와 용역을 소유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통계상의 성장은 단지 상위의 5분의 1한테만 혜택을 주고 있다. 그리고 이 집단 내에서도 이익은 다시 한 번 극단적으로 불균등하게 분배된다. 미국이라는 주식회사는 더 이상 노동조합과 대등하게 협상하여 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업계에 걸쳐서 노동자의 이익대변을 방해하는 보수반동적인 경영전략을 발전시켰다. 다시 말해서 수많은 사무직 노동자들이 해고된 후 자회사에 다시 취직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이 낮은 임금을 받고 의료보험과 연금보험의 혜택도 없이 일을 해야 했다. 또 다른 유형은 사무직 노동자를 독립 자영업으로까지 전환시키는 것이다.

불평등에 대한 공포

오늘날 미국사회에서는 소득분배의 사회적 불균등 문제가 발생한다. 이미 모든 노동자의 약 5분의 1이 공식적 빈곤선 이하의 임금을 받고 일을 한다고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 ILO)는 전한다. 동시에 오늘날의 미국 노동자들은 평균적으로 대부분의 다른 OECD국가들의 동료들보다 더 오랫동안 일을 해야 한다. 오늘날처럼 오랫동안, 소수의 사람들이 재산과 소득을 몇 배로 늘리는 동안에 절대다수의 국민이 지속적으로, 단지 손실만을 감수해야 했던 시기는 없었다. 이 극단적 부의 불균등 분배는 점점 더 정치적 안정을 위협하고, 사회 전체에 파괴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세계화된 경쟁이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사회적 협동을 파괴한다. 이를 초래하는 원인은 기업 경영의 초국적 네트워크 또는 국제망 이라는 것이다.

제 5장. 속편한 거짓말

- ‘생산입지 유지 및 정의로운 세계화’라는 신화 -

아직도 자본이 열악한 개발도상국들이, 보호 장치의 구비는 물론 철저한 준비 운동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상당한 기대와 희망을 품고서 선진 산업 국가들이 추진하는 자유무역의 바다로 뛰어 들게 된다면, 이익보다는 엄청난 손해가 발생할 것이다. 이 사실은 시장을 신봉하는 유럽인들이나 미국인들과는 달리, 남반구의 가난한 나라의 통치자들은 이것을 이미 수년 전에 알고 있었으며, 그들은 국민 경제를 발전시키고 국민 복지를 드높이는데 있어, 보다 더욱 현명한 대안을 찾기도 했다.

양 대신에 용 : 아시아의 경제 기적 

아시아의 기적은 가난과 저발전으로의 탈출이 시장경제적인 방법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로 전 세계 경제학자와 기업인들에 의해 칭송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OECD나라들의 자유경쟁, 자본주의와 아시아적 급성장 사이에는 공통점이 적다. 예외 없이 새롭게 떠오르는 호랑이와 용들의 경제성장은 서구에서 금기시된 전략, 즉 경제활동의 모든 영역에 대한 대대적인 국가의 개입에 기초하고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세계시장으로의 편입은 목표가 아니라, 단지 수단, 즉 주의 깊고 사려 깊게 이용되는 수단에 불과한 것이었다.

독일모델

세계화된 경제체제에서 전체적으로 임금이나 사회보장 등 노동에 대한 지불은 갈수록 적어지게 되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조금씩이라도 받아가되, 만성적인 대량실업을 줄일 수 있게 하기 위해 이미 임금과 사회 보장 혜택을 받고 있는 노동자들은 그렇지 않은 노동자들한테 가진 것을 서로 조금씩 나누어야 한다.

하강기류로부터의 탈출구는 없는가.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한정 경쟁한다는 것은 그만큼 빠른 속도로 노동력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대다수의 노동자 입장에서 본다면 이러한 경쟁은 마치 토끼와 거북이가 끊임없이 앞만 보고 달리기를 하는 듯한 모습을 띠게 된다. 경쟁에 말없이 적응하는 자는 또 다른 곳에서 경쟁을 유발시키고 그 스스로도 경쟁의 차례를 기다리게 된다. 정치적 행동력의 재획득, 경제에 대한 정치의 우위를 재확립하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가장 중심적인 과제이다. 세계시장의 압력에 대한 무분별한 적응은 기존의 복지사회를 불가피하게 혼란으로 몰아가고, 나아가 복지사회의 기초적 토양으로 기능하는 민주적 사회구조를 필연적으로 파괴할 것이다.

제 6장. 능력 있는 사람은 자신을 구하라! 그런데 도대체 누가 능력 있는가?

- 중산층의 소멸과 우익 선동가들의 등장 -

사회를 결합시켜 주던 공동체 의식은 점차 약화되기 시작했다. 지표면으로 상승하고 있는 정치적 지진은 모든 현대 민주주의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이것이 가장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곳은 미국이다. 그런데도 이것이 거의 고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찰리 브라운의 고독

중상층이 줄어들고 사라지는 중에 미국의 중상층은 미래를 걱정해서 자신들의 얼마 되지 않은 돈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기금 매니저들은 이 일반 저축자들에게 지금까지 일자리를 제공해 주고 있던 기업들한테도 임금삭감과 정리해고를 요구하고 있다.

독일 통일의 종말

통일 후 독일에서는, ‘가능한 광범위한 중산층이 함께 이득을 보도록 하는 복지국민경제’라는 개념의 포기와 사회보장체계의 파괴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지리적으로 독일은 통일이 완결되었지만, 빈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고소득자에 속하는 사람들은 점점 공격적으로 되어가는 일반 대중들과 가능하면 만나지 않기를 원한다.

엘리트의 배반 : 세계의 모델, 브라질

브라질에는 흔히 천국이라고 불리는 <알파빌라>라는 곳이 있다. 그곳은 축구경기장 44개 정도 되는 면적이고 탐조등과 전자감응장치를 설치한 수 미터 높이의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또한 4백 명의 중무장한 경비원들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 과연 이곳이 천국일까? 이 알파빌라 밖에는 굶주림과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이것은 사실상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보호하려는 내전이다. 완성된 <20대 80의 사회>는 아마 돈과 권력 있는 사람들만의 사회일 것이다.

복지 국수주의와 비합리성 : 현대판 극우주의자 시민 페터 티슐러 씨

복지 국수주의자들이 볼 때 복지란 하나의 권리다. 그러므로 복지손실에 대해서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만 한다. 나 자신을 분석하기 보다는 차라리 외국인들과 망명 신청자들을 쫓아내 버린다. 이것이 그들의 슬로건이다.

제 7장. 범죄자냐 희생자냐?

- 불쌍한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세계시장 경쟁의 격화 -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개별 국가들이 가지는 정치, 경제적 영향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금융 부문에서의 글로벌 플레이어(국제 환 투기꾼)가 가지는 파워는 갈수록 증대하고 있다. 그것도 전혀, 그 어느 누구로부터도 통제받지 않은 채 말이다. 이에 대부분의 국가 원수들은 자기 나라의 지도자로서 자국만의 국민주권을 확고히 지니고 있다고 항상 생각하며, 따라서 세계화 문제도 개별 민족국가의 차원에서 대처해 나갈 수 있다고들 생각하는 것 같다. 세계의 강국들, 그 중에서도 이름 있는 정치가들이 기껏 하는 일이란 신중하고도 주체적으로 행위 하기보다는 정신없이 변화된 조건에 대응만 하고 있고, 통찰력 있게 잘못된 점들을 근본적으로 치유하고 예방하기보다는 시간과 돈만 들여 임기응변 책만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다국적기업이나 국제금융계와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의 눈으로 평가하건대, 국제 정치가들로부터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인 것 같다.

제 8장. 도대체 국가는 누구의 것인가?

- 정치의 추락과 국민 주권의 미래 -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세계의 다국적 기업들은 탈세가 비교적 쉬운 회색지대로 들어가서 납세액을 최소한으로 줄이게 된다. 여태까지 자주 그리고 엄격하게 세무당국이 조사하고 수사를 했지만, 지난 몇 년 동안 개인들의 소득(재산)이나 기업들의 이윤(수익)과 관련하여 탈세를 잡아내기 위한 조용한 전쟁에서 세무당국은 승리한 적이 없다. 왜냐하면 단지 정보가 빈약한 개인이나 뻔뻔스러운 사업주들만이 세금을 포탈하기 위해 불법수단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잘 운영되는 재벌급 큰 회사나 개인재산 관리인들은 법률을 위반하지 않고도 다국적 금융시장의 정글 속에서 세금 부담을 원하는 대로 줄일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에는 10% 미만으로 줄일 수도 있다.

국고에 난 커다란 구멍

가장 낮은 과세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은 가장 푸짐한 국고 보조금 선물경쟁과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거기에는 사업에 필요한 토지를 아무런 비용 없이 빌려주는 것과 사업상 필요한 모든 도로, 철도, 전기, 물 등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 포함된다. 대기업은 생산시설을 세우려는 곳 어디에서든 거의 예외 없이 모든 종류의 국가 보조금을 계산에 넣고 비용계획을 세운다.

“제발 우리 가족들을 생각하시오!”

고용불안의 시대에 국민들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최우선적으로 일자리를 보장해주는 정책이 가장 시급할 수밖에 없다. 각국 정부는 자기 나라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고와 재정을 고갈시키고 있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개별기업 차원의 경쟁력 강화 논리가 전체 국민 경제의 폐허를 초래하고 있다. 다시 말해 노동자의 피와 땀이 결국에는 국가를 매개로 하여 기업을 위해 쓰여 지는 것이다.

유럽의 기회

4억 이상의 소비자를 지닌 하나의 시장으로 뒷받침 된다면 정치적으로 통합된 유럽은 미국에 비해서도 적지 않은 힘을 지닐 것이다. 하나의 유럽연합은 많은 성공기회와 함께 세금 천국의 근절로 나아갈 수 있으며 유럽차원에서 사회, 경제적 최저 기준을 유지하며 큰 규모의 자본 및 외환거래에 대해 적당히 세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 나아가 폭발하는 세계 경제를 정치, 사회적으로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면 그러한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제 9장. 방황의 끝

- 진퇴유곡에서 벗어나기 -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는 결코 모든 사람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한 덩어리가 아니다. 세계시장에서 국가의 조정 가능성이 소멸하면서 점점 더 강자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지속적인 임금삭감, 보다 긴 노동시간, 삭감되는 사회보장급부, 그리고 사회보장제도의 완전한 포기를 통해 세계적 경쟁에 대비하고자 하며, 이러한 난관을 잘 견딜 수 있게 국민들을 준비시키고자 한다.

위험한 세계경찰

‘세계화’ 경향 속에서 미국의 복지 체계가 산산 조각나고, 시민들은 세계시장의 경쟁이 몰고 오는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살벌한 경쟁을 해야만 하는 각국은 미국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무자비한 세계화 경향에 맞서서 저항하게 될 것이다. 북미대륙이 단지 세계경찰로서만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유로운 세계교역의 수호자로서도 그는 실격이다.

유럽식 대안

최근 들어서 유럽 내 경제계나 꾀나 많은 지식인들도 유럽대륙이 미국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에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몇몇 용기 있는 지식인들은 이미 유럽 사회의 방향전환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유럽 스스로가 모범적으로 훌륭한 정책도구와 제도를 개발하여 사회 생태적 혁신을 위한 여러 정책 구상들을 현실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유럽을 세우기 위한 결정적 열쇠는 아무래도 통화 통합 문제에 놓여있다. 통화 통합이 원만하게 잘 이루어져서 모든 유럽 시민들이 진정으로 하나의 시민이라 느끼게 된다면 모든 정치적 결정이나 입법과정도 실질적으로 단일한 민주적 절차에 의해서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

3. 유럽식 대안

(1) 민주적이고 행동력 있는 새로운 유럽연합의 건설
입법기관인 유럽 연합 각료 회의의 모든 회의를 시민들한테 공개해야 하고, 유럽의회가 모든 유럽연합 집행 위원회 위원들을 민주적으로 선출해야 하며, 또 유럽연합 법률을 각 나라 의회에서 토의할 때 다른 나라 사람들도 참여하여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2) 시민 사회의 강화 및 범유럽적 확대
각자의 경계선을 뛰어넘어 공동의 연대적 행동을 이루자.

(3) 유럽 화폐의 통일적 완성
유럽 단일 통화 완성에 성공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큰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이러저러한 세금을 거두어들이지 않아도 되며 개별적인 이자소득에 대한 탈세도 방지할 수 있다.

(4) 유럽연합 차원의 세금관계 입법화
통일적 조세정책이 이루어진다면 유럽 각국은 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해 법인세나 영업세 같은 것을 경쟁적으로 낮출 필요가 없어진다.

(5) 외환거래 및 비 유럽계 은행 대출에 대한 영업세(토빈세) 징수
무분별한 투기성향에 의해 일어나는 환율의 불안정성은 국민경제에 치명적인 손해를 입히므로 미국의 경제학자 제임스 토빈이 제안하듯이 외환 거래세나 금융세의 징수를 통해 상당정도 그 폐해를 줄일 수 있다.

(6) 사회적이고 생태적인 세계무역의 최소 표준 설정
지배 권력에 의해 시민들의 정치적, 경제적 기본인권들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으므로 국민들의 의사에 부합하는 새로운 경제발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7) 유럽 차원의 생태계 보전을 위한 세제 개혁
자연 자원에 대해 무거운 세금을 매기게 된다면, 이 세금으로 사회 복지 체제를 유지시켜 나갈 수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호주머니를 덜 털어가도 된다.

(8) 유럽 차원의 사치세 도입

(9) 유럽 차원의 노동조합 건설과 활동

(10) 시민과 노동자의 안정된 생활을 위협하는 탈규제 정책의 금지


자료정리:양소영 soyoung6670@naver.com
 출처: SPR 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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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해토머리